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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인스부르크로 왔습니다. 오늘부터 사흘은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 생활입니다.
편도 200km인데 길이 워낙 좋아서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허나..
원래 계획은 정오쯤에 인스부르크 도착해서 재빨리 장을 본 뒤에 오후는 인스부르크 관광을 할 예정이었습니다마는...
장보러 간 마트가 인스부르크 최대의 쇼핑센터를 겸하고 있던 게 패착이었습니다.
마누라랑 어머니가 보이는 가게마다 난입을 시도하셔서 목적지인 마트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꼴랑 500미터 가는데 한시간 걸림..
이게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본 햇빛입니다. 겨울 유럽날씨 대단해요..
이전에 장기출장 왔을때는 12월 부터 4월까지 햇빛을 단 한번도 못 본 적도 있었습니다. 사람 미쳐요
길이 이렇게 좋았기 때문에 운전 스트레스는 제로..
2. 인스부르크에서 묵을 곳은 무인관리 아파트입니다.
데스크가 없어요. 무인 터미널에서 정보 입력, 결제완료하면 기계가 키카드를 툭 뱉어냅니다.
근데 이놈이 여권을 인식을 못해서 음청 고생함.
마침 딱 두시였기 때문에 터미널 앞에 체크인 하려는 각국의 인종들이 북적북적
다들 실패하고 실패하고 다음 사람으로 차례넘어가고 또 실패하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고
물고물리는 인간지네.. 지상에 펼쳐진 지옥도
결국 시간이 아까워서 마누라랑 어머니는 먼저 인스부르크 시내로 관광을 내보냈습니다.
어떻게 겨우 체크인하고.. 진짜 좁은 지하주차장 통로로 차 끌고 내려가다가 긁어먹고
사흘간 밀린 빨래를 하기 위해 지하 세탁실로 ㄱㄱ..
세탁기가 두 대가 있더군요 모든 것은 키카드로.. 열고 작동시킵니다
세탁실 문 여는 거 부터 세탁기 전원 키는 것 까지
호롤롤로 집어넣고 세탁기 돌려놓고 올라와서 샤워하고 내려가보니 벌써 다 됐습니다
따끈따끈한 빨래를 들고 올라오면서 감탄했습니다. 건조까지 40분이라니 진짜 빠르다
아파트에서 빨래 정리를 하다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따뜻한데 냄새나요 시벌..
따뜻하니까 더 냄새가 남.
어 시바 빨래가 덜 됐나
내려가서 다시 보니 제가 세탁기를 돌린게 아니라 건조기에다 땀에 절은 옷들을 그냥 뎁히기만 한 겁니다.
결국 세탁기 다시 돌림. 독일어를 못하니 세탁기조차도 잘 못 돌림.. 모자란 놈...
3. 트럼프 카드
아버지께서 네명이 오손도손 모여앉아 화투 치는걸 참 좋아하십니다. 실력과는 별개로.. 정말 못하심.
근데 화투를 잊고 안 가져오셔서 트럼프 카드로 대체하려고 하셨습니다.
근데 오늘 장보면서 산다는걸 또 깜박하심
그래서 어머니와 마누라가 복귀하자 세탁실과 객실 사이를 의미없이 뛰어다니고 있는 저를 끌고 트럼프 원정대를 꾸리셨습니다.
첨에는 차를 끌고 나갈까 하다가 근처 마트면 뭐 걸어서 갔다오지 하고 그냥 걸어서 나갔는데
독일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진지한 기질에는 저런 부도덕한 게임은 잘 안 맞나보더군요
마트를 세 군데 털었는데 아무데도 없음.
게다가 마지막 마트 터는데 마누라한테 전화옴 "니가 오늘 장보면서 산 물 탄산수니까 제대로 된 물 사서 귀가하시오"
발바닥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물 2리터 6개들이 팩을 짋어지고 귀가했습니다.
분명히 추운 날씨인데 땀에 절었음.
4. 저녁식사
결국 되먹지 않은걸로 실갱이 하다보니 해가 졌습니다. 오후 다섯시 반.
저는 저녁준비를 합니다.
메뉴는 안심 스테이크에 감자와 당근구이에 샐러드입니다
완성
맥주도 한잔 합니다
아버지는 와인 반병을 순식간에 쏙 빨아드셔서 어머니한테 잔소리 들으심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한 일이 하나도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죠?
빨래 건조기에 빨래 찾으러 가야겠습니다...
다들 굿나잇..
대리만족 중입니딘. 먹방까지 ㅋㅋ
가족분들과 즐거운 여행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