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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여행 8일차

조회 수 988 추천 수 3 2017.12.29 04:31:41

1. 뮌헨으로 복귀



뮌헨에 눈이 많이 왔습니다. 근데 기온이 낮지 않아서 오자마자 대부분 녹네요


그런데 딱 을씨년스러운 것이 겨울 독일 날씨 같습니다


오늘 목적지는 노이에 피나코테크, 즉 근대회화미술관입니다.


DSC02113.JPG




사실 미술에 지극한 관심이 있지는 않습니다만, 딱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림을 사진으로만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사진으로만 스키장 구경하는 것과 실제로 가는 것 만큼의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을 예전에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갔을 때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고 깨달았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게르니카는 그냥 기괴한 그림일 뿐이지만, 실물을 보면 일단 그 거대함에 놀라고, 그 거대함으로 인해 디테일에 눈이 가게 되며, 디테일들을 보면 그 그림이 얼마나 서사성을 갖추고 있는 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이건 굳이 제가 안목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진짜 그림, 그리고 자기 취향에 딱 맞는 그림을 만나게 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일입니다.


노이에 피나코테크에는 그 유명한 고흐의 오베르 벌판의 그림과 해바라기 시리즈 중 한 작품이 있습니다.


the-plain-at-auvers-1890.jpg!HalfHD.jpg


오베르의 벌판


491px-Van_Gogh_Sunflowers_Neue_Pinakothek_8672.jpg


해바라기


오베르의 벌판은 고흐의 말년의 작품으로, 말년의 고흐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구도 자체는 평범하고 밋밋하지만, 구름과 벌판은 구불구불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저 양감과 질감을 만들어내는 붓의 터치는 실물을 보지 않으면 절대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오늘 실물을 보고 다시 깨달았네요.


눈을 뗄 수가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그림입니다.



사실 오늘 노이에 피나코테크를 가면서 제일 기대했던 것은 프리츠 폰 우데의 작품들이었는데, 아쉽게도 오늘은 한 점 밖에 전시되어있지 않았습니다.


the difficult journey.jpg


베들레헴으로의 험난한 여정



부부의 험난한 여정이라 하면 누구의 여정이 떠오르십니까?


바로 성 요셉과 마리아의 여정입니다. 하룻 밤 머물 곳을 찾지 못해 피곤에 지친 부부의 모습이 종교적인 개념을 넘어 일상에 지친 보통 사람들의 모습과 다를바가 없어 보입니다.


복식부터 분위기까지 종교화라기 보다는 일상을 그린 그림처럼 보이는 이유는, 프리츠 폰 우데가 보통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참 많이 그렸기 때문일 겁니다. 


요셉과 마리아의 고된 여정을 보통 사람의 지난한 삶의 모습으로 그려냄으로서, 우데는 두 성인의 인간적인 고된 여정을 더욱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실물 그림은 상당히 큰 그림으로, 사람의 사이즈가 현실 사람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아주 박력있는 그림이에요..


참고로 어머니께서 정말 마음에 들어하신 그림입니다. 물론 어머니께서 독실한 카톨릭이셔서 그러시겠지만..


대단한 점은 그림 설명 전혀 없이 그림을 보자 마자 요셉과 마리아라는 것을 눈치채셨다는 겁니다. 진짜 그림이란 대단한 거에요.


Actress Henriette Henriot.jpg


여배우 헨리에테



반면 르누아르의 이 초상화는 굉장히 작은 그림입니다. 어른 손바닥 두개만한 작은 그림인데, 이 그림은 오히려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더 사람의 집중을 모을 수 있는 듯 합니다.


그림 안에 디테일이 많지 않아서, 그 많지 않은 디테일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데, 흰 살결에서 머리로 이어지는 부분이라든지, 귀밑머리의 섬세한 터치라든지에서 르누아르가 여성이라는 피사체에 얼마나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르누아르는 다른 어떤 작가보다 여체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었는데, 그래서 여성을 아름답게 그리기로는 돌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죠. 


정말 오랫동안 바라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림속의 여성에게 빠져들게 되는 따스한 그림입니다.


beer-garden-in-munchen.jpg!HalfHD.jpg


막스 리버만의 뮌헨의 비어가든



반면 이 그림은 전혀 예상치 못하게 오늘 올린 수확입니다. 물론 제가 그림에 문외한에 가까워서 몰랐던 화가입니다만,


사진으로 봐서는 전해지지 않는 빛의 명암이 정말 눈부신 작품입니다.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 그림 정면에서 아이에게 물을 먹여주고 있는 어머니의 앞머리에 떨어지는 햇살 등, 모든 명암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실제로 발광하는 듯한 눈부심을 자아내는 놀라운 작품입니다.


사방이 막힌 박물관 건물에서 초여름의 햇살이 느껴질 수 있게 만들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어요.


정말 한참 뜯어보게 만든 멋진 그림이었습니다.




노이에 피나코테크는 내부에 전시물 뿐만이 아니라, 건물 자체도 정말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건물 내부에 파티오가 있는데, 오늘 마침 내리는 눈이 하염없이 고요하게 내리고 있더군요.


어두운 미술관 안에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자니 더 이상 평화로울 수 없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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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점심식사


마누라가 노이에 피나코테크 주변의 지역 음식점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DSC02122.JPG


괴레스호프라는 음식점인데, 독일 오스트리아 통틀어서 가장 맛있는 음식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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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찍느라 사진이 흔들렸네요..


스테이크 300그람의 볼륨감과 굽기가 완벽했고, 마누라가 시킨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세종류의 고기 꼬치요리도 대단히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너무 잘 먹어서 팁도 두둑히..



3. 쇼핑



점심 먹고는 그냥 쇼핑하고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마누라는 어머니한테 지갑과 백을 선물받아서 아프던 몸이 다 나았고


저도 어머니한테 선물을 받았습니다.


photo_2017-12-29_03-37-55.jpg


WMF의 그랜드 클래스의 14CM짜리 식도입니다.


이전에는 중식도로 모든 음식을 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야채 및 가벼운 손질을 할 때는 과도 정도의 사이즈의 칼이 가장 편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근데 과도는 아무래도 너무 작고 가벼워서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15CM정도의 칼을 사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사주셨어요.



이제 내일은 부모님은 귀국하시고, 저희 내외는 생 안톤으로 갑니다.



눈사이로막까

2017.12.29 04:36:15
*.37.40.31

오베르 벌판과 비어가든이 인상깊네요...!

pepepo

2017.12.29 04:52:49
*.197.121.215

노이에 피나코테크는 정말 멋진 그림이 많았습니다..

눈사이로막까

2017.12.29 05:06:40
*.37.40.31

살면서 언제가는 한번 가볼날이 있겠죠...?

01030431438이경진

2017.12.29 04:40:55
*.253.131.167

.

하야리치우

2017.12.29 07:03:49
*.223.22.191

ㅎㅎ ㅎ
제가 과일과 기타 야채등 다듬을때
가볍게 사용하는 칼이 딱 저만한데,
매우 편리합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보드 스케쥴이 다가오네요

시원연우맘

2017.12.29 08:50:24
*.152.95.40

멋져요^^ 저희가족도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 갔었는데.. 저는 피카소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다만 피카소의 그림변천은 아주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ㅋ 다음에 유럽가면 독일쪽으로 가서 클래식음악공연 실컷 보았음 하는 희망 갖고 있어용ㅋ 남은 일정 행복하게 보내시고 귀국하셔요~

Sensbang

2017.12.29 09:50:30
*.62.172.101

선추후감상

비발디죽돌이

2017.12.29 16:40:49
*.60.62.74

후기 정말 잘 읽고 있습니다.

스케일이 다른 가족여행 부럽네요 ㅎㅎ

남은일정 후기 기대할게요. 즐겁게 안보하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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