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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게 뭔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건지 마냥 헷갈릴뿐인 내 나이 겨우 25살때 예정일을 한달이나
넘겨가지고 애태우다 태어난 울 아들.
아빠가 된다는 개념조차 전혀 없구 간호사가 아들이네요 하고 보여줄때 얘가 내 아들인지 그런건 잘 모르겠구
참 귀엽다라는 느낌만 들었었는데...
아빠가 워낙 철이없다는 걸 일찍 깨닫고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해야된다고 생각한 건지, 애기때부터 밤에 한번
우는 적 없었고, 식당이나 마트 갔을때 한번 찡찡대는 적 없었고...
그 시절 얼마나 철이 없었으면 갓난아기 잠들면 혼자 놔두고 아내랑 아이스크림 먹으러 다니고 그랬는지.. ㅎㅎ
언제커서 나랑 같이 게임 하면서 놀까 그랬는데 정신차려보니 초등학교 입학...
보드에 미쳐서 마냥 보드타고 싶은데 애 데리고 다니면 약간 귀찮은 생각 들면서, 이 녀석은 언제쯤이나 되야 혼자 보드타러
다닐까 문득문득 생각하고 그랬는데...
어느날 정신차려보니 중3.
오늘 드디어 친구들하고 아는 형(그래봤자 고3 ^^)하고 같이 자기들끼리 버스 타고 휘팍갔네요.
숙소 잡아주고 보드장비 챙겨주고, 워낙 서로 인생에 간섭 안하고 친구처럼 지내는지라 다 큰줄 알았는데
계속되는 어린이 다운 질문..
'아빠. 길 잃어버리면 어떻하지?'
'야 그냥 딱 보면 스키장인게 보여. 모르겠으면 아무나 잡고 물어보면 되는 거구...^^'
자기들끼리 스키장 간다는 거에 마냥 신나가지고 나한텐 인사도 안하고 떠나버린 아들 녀석한테 전화해서
'넌 어떻게 처음 아빠랑 떨어져서 여행가면서 인사도 안하고 가냐?'
'아빠 미안.. 그렇다고 아빠를 싫어한다는 건 아냐. ㅎㅎ'
'아 그래 난 또 아빠 싫어하는 줄 알았지 ㅋㅋ'
세월 정말 빠르게 지나가네요.
울 아들 녀석이 스키장을 자기 혼자 가다니...
이거 뭐 살짝 걱정도 되고 한편으론 뿌듯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삘이라구 해야되나...
그나저나 난 왜 새벽 5시에 깨서 이런글을 적고 있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