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헝그리보더의 늙고 병든 개츠비 입니다.
저는 스노보드를 미국 유학중에 배웠다가 IMF로 귀국 하였지만.
그 동안에 미국에서 2시즌이나 시즌권 끊어서 정말 열심히
스노보드를 탔었습니다.
시즌권 가격.
우리나라에 귀국하여.
98/99 시즌부터 시즌권을 구입하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구 웰리힐리파크인 성우 리조트 시즌권을 구매하였는데,
시즌권 가격이 18만원, 시즌방 가격은 16만원 정도 였습니다.
장비가격.
IMF 시절이었는데 보드샵들은 대 호황이었죠.
캐나다의 O모 브랜드 스노보드 (피텍스 4000 그라파이트 베이스에 카본 스트립, 포플러에 이형 우드코어)
가 소비자가 160만원, 특별 할인가 140만원 이었습니다.
아마 그때 당시에 햄머헤드가 인기였다면 어지간한 일본 브랜드들은 당시 데크 가격만
350만원 정도에 판매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S사의 자매 브랜드인 B모 보드복 위아래 한벌에 150만원 정도 하였습니다.
당시에는 학동이 아닌 청담, 압구정에 보드 샵들이 많았는데,
...근본없는 중국제 짝퉁 스노보드를 버튼 프로들도 애써 돈주고 사서 쓰는 장비라고,
코카콜라 북극곰이 그려진 스노보드를 110만원에 팔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정말 빡쳤던 것은, 저에게 눈탱이 사기치던 직원이 이제는 모샵의 사장님이 되었는데,
저도 모 브랜드 오너가 된 입장에서 그것을 물어보니 그때 저에게 눈탱이 친 사실을 기억 못한다는 것입니다.
각설하고,
1998년 당시 최저시급이 1485원이었고, 현재는 8720원임을 감안 한다면,
시즌권 가격은 매우 저렴한 수준 입니다. 일단 해외는 몇백 만원 단위부터 시작합니다.
장비 가격 또한, 예전 눈탱이 사기 치던 시절에 비해 샵들의 마진율은 저렴해 진것은
사실 입니다. 생산지가 점점 변화되고 있으니까요.
현재 가장 안타까운 것은 스노보드 리조트들이 파크나 파이프를 점점 줄여가서 입니다.
리조트 들에게 시즌권 가격을 더 올리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파크, 파이프 사용비, 정비비용들이 감안된 시즌권은 따로 판매하는 것이
스노보드의 다양성을 보전하는데 판매자와 사용자들 모두 수긍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쩔수 없다고 봅니다.
지금의 스키, 스노우보드 는 단순히 시즌권의 가격 및 서비스, 다양한 슬로프 구성 이런것만의 문제는 아닐겁니다.
생활스포츠라고 하셨지만.. 그러기에 접근성은 너무나 뒤떨어지고,
장비 및 시즌권도 비싼대 사람답게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강습도 받아야 하는대 그 강습조차 편하게 받을수 없죠.
(대부분의 취미생활자=주말이용자 니까요.. 평일 풀상주자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요..)
최소한의 사람답게 즐기는대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다른 취미생화에 비해 턱없이 많이 들어 가는게 스키, 스노우보드 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닭이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싸움 같지만..
저런게 해결되지 못한다면 결국 사양산업에, 고이고 고인 산업이 될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산업이 고이다 못해 썩어버리면 그냥 망하는거죠.
차라리 예전처럼 버스포함 시즌권을 판매하는게 어찌보면 산업자체를 유지 시킬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시즌버스가 사라져버리면서 많은 유저들이 겨울 스포츠를 포기 하게 되버렸으니까요.
요즘 붐이 일고 있는 골프를 보면 일단 스크린 골프라는 접근성이 용이한 놀이/내기 문화부터 시작하여,
자기 장비 사고 (중고를 제외한 초급용 골프 풀셋트 12개채 기준으로 120만원은 줘야 하는데, 스노보드는 데크,부츠,바인딩
합해서 80만원 안팎으로 뽑을 수 있죠. 스노보드보다 비싸면 비쌌지 싸진 않죠.)
골프는 1번 나가는데 비용이 요즘 30만원 이상은 들죠.(그린피 20몇만원+캐디피 팀당 13~14만원, 카트비 2만5천).
그리고, 스노보드는 제대로 S자를 그리는데 1주일이 걸린다면 골프는 몇달은 연습을 하고 레슨까지
받고 나가야죠. (스노보드 2시간 레슨 10~15만원. 골프는 인도어 기준 20분에 5~6만원)
골프장은 시즌버스를 운영하지 않는데도 더 몰리는 것을 보면 접근성에서 어디가 우위에 있다고 확고하게
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전국에 있는 골프장, 스크린 골프장을 감안한다면 골프쪽이 접근성은 우위 입니다.
스노보드 저변이 이렇게 약해지고 있는 이유중에 하나가, "왜 이걸로 놀어야 하냐?"하는 당위성의
문제 입니다. 다양하게 잼있어져야 하는데 획일화 되고 단순화가 되는게 이쪽 씬인 것은 30년 가까이
스노보드를 타오고 있는 제가 보기에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제가 리조트 업자라면 스노보드 슬로프/파크/파이프를 지을 때 파크 레인져들이나 설계자들을
공모를 하여 어떤 다이나믹한 놀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냐를 논해야 하는데, 리조트 측은 그들을 불러
얼마나 싸게 해주는 팀에 일거리를 몰아주겠다 하는 치킨게임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SNS에서 파크 레인져들끼리 서로 디스를 하는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죠.
스노보드의 르네상스는 프리스타일 정신 입니다. 내멋대로가 아닌 창조적인 자유에서의 스포츠인것이
서구쪽 스노보드의 문화발전에 영향을 끼쳤고 그것은 우리나라에도 전파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씬은 지금 카빙이 정점을 찍고 있는데, 이 카빙씬에서만 발전이 없으면
이쪽도 고인물 문화가 될 것이 뻔합니다.
스노보딩은 가장 자유롭기 때문에 잼있고, 가장 창조적인 것때문에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