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소위 말하는 시즌방 처럼.
몸담고 있는 단체에서 합숙훈련을 한지도 4년째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름 고가의 데크들을 타면서..(버튼 커스텀 등등..)
실력이 데크를 따라가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한동안 새로운 데크는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시즌 끝날즈음에 아는 휘팍에 상주하시는 몇몇 분들이 011 데크를 타고 있는것을 보고
그게 뭐냐고 물었을 때, '새로 수입될 데크인데 좋은것 같다. 동양인에게 안성맞춤이야!' 라고 소개를 들었었습니다.
그렇게 시즌을 마감하고 어찌어찌 자금이 마련되어 큰맘먹고 11월경에 011 artistic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DOUBLE 158을 구매하였습니다. 참고로 제 스펙은 182/78 이구요.
다소 무모한 결정일 수 있으나 이 데크를 소개해 주신 분들이 워낙 잘타셔서 닮고 싶다.. 하는 마음도
있었기에 과감하게 구매결정을 하였었죠.
같은 데크의 몇몇 분들의 사용기도 읽어보았고 저도 크게 다른것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올 시즌 날짜 수로만 30일이 넘는 시간동안 열심히 보딩을 하고 이제서야 나름 신중하게 사용기를 올리게 되었네요.
혹시 저와 같은 취향의 보더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일단 라이딩과 파이프 위주로 시즌을 보냅니다. 올해는 킥커에도 입문 해 보긴 했지만.. 주로 저 두 종목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베이스를 성우에서 하이원으로 옮기면서.. 좋지않은 파이프 사정..(해가 들어오는 시간이 무척 짧고..
파이프 상태도 좋지는 않고.)과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파이프는 많이 타질 못했네요.
들리는 말로는 파이프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하는데.. 올 시즌에 제가 100번도 채 드롭인을 못해서...
뭐가 좋다 나쁘다 하는건 경솔하게 적기가 좀 뭐하네요.
킥커에서는 상당히 수확이 있었습니다. 주종목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위 알려진 그랩이나 원에이리 정도는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뭐 제가 딱히 말하지 않아도 유명하신 권대원 프로님께서 저와 같은 데크로
쩔어주고 있으시지만... 일단 제대로만 이용한다면 데크의 탄성이 정말 좋다는것을 느꼈습니다. 그냥 힘있게 밀어주기 보다는
균형있게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데크의 탄성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뭔가 애매하지만 그냥 일반 딱딱한 보드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하드한 데크들이 탄성이 좋은 반면 컨트롤이 힘들기 마련인데 이 데크는 이 점에서 탄성과
컨트롤 둘 다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랜딩에서의 충격 흡수도 아주 좋았구요. 잘은 모르지만 SAS 라는 쇽업 시스템이
기여를 한건가.. 하는 의심을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라이딩. 라이딩에서 만큼은 정말 자신있게 뛰어난 데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스물스물 유행하기 시작해서 올해 더 큰 유행을 불러일으키는 슬라이딩턴.. 여기서 이 데크의 성능이 발휘된다고 봅니다.
앞서 말한 킥커에서의 탄성은 주로 노즈나 테일의 탄성이 기여를 하지만, 라이딩, 특히 슬라이딩턴의 상급기술로 갈수록 데크 가운데 부분의
토션이 큰 역할을 합니다. 토션은 말 그대로 뒤틀림 입니다. 턴의 반경을 자유롭게 조절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죠.
사진은 하이원 빅토리아 상단부 완사에서 슬라이딩턴 하는 모습을 연사로 찍은 것 중 한장입니다. 사진을 보면 데크가 뒤틀리는 것이
분명히 보일 것입니다. 이 데크는 가운데 부분이 말랑말랑하게 되어 있어서 다른 데크보다 토션에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토션이 많이 들어갈수록 턴의 반경은 좁아질 수 있는건 당연하고요. (즉, 예를 들면 사진에서는 백사이드 엣지가 그냥 사이드 컷 반경대로
가는 것보다 더 빨리 닿을 수 있으므로..) 어쨌든 이런면에서 올해 이 데크는 충분히 저를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카빙턴에서도 토션은 이용될 수 있지만 그 활용도는 슬라이딩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그보다는 라이딩시의 안정감이 더
중요하겠죠. 보통의 하드한 데크들 처럼 이 데크는 라이딩시의 떨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하드한 데크와는 달리 컨트롤하기는
수월합니다. 저처럼 라이딩이나 파이프 혹은 킥커를 즐겨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시승해보시길 권장합니다.
시즌 말인데 다들 안전보딩 하세요~
요약하자면...
1. 파이프는 많이 안타봐서 잘 모르겠다.
2. 킥커에서는 탄성이 좋다는것이 느껴졌다.
3. 라이딩시 구사하는 기술에 있어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