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를 쳐도 높이가 안 나오고 스타일 살게 백사이드 원에리를 돌려도
제자리 버터링이니 라이딩을 해도 뒤질랜드 마장동 우시장 황소도 아닌 것이
뒤발차기는 연발하고..
문제는 불안한 마음과 자신감 없는 내가 더 문제더라.
소심한 라이더를 위한 강력한 명마가 필요하여..
질문답게시판에서 그 해답을 찾으니..
"사이엔트 PNB1~!"
"이거라면!!"
그러나..IMF 이후에 최악의 경기침체로 나의 주머니도 거덜이 났고
이걸 다 노무현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만..차마 국가원수까지
욕하고 싶지도 않았고...눈물을 머금고 타보고 싶었던 데크를..
우심방좌심실 깊숙한 곳에 담아두고 그냥 지나쳐 보낼 수뿐이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0708 시즌이 시작되고 조강벨리 601호 방에 PNB1이 어느 날 부 터 전시되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아~~흠모하고 연모하고 가지고 싶었던..PNB1
하지만 큰형님의 데크이니 건드릴 수도 없고..
멍 때리면서 바라볼 수 뿐이 없습니다.
"형 우와 좋은데요...형 한번 타보..형 이거 유효엣지 길다면서요..형..탄성 어때요..
형..시즌 끝나면 팔 거예요?...형 에볼루션보다 이게 더 좋아요..형..좀 하드하지않아요?"
"야..타봐..니 실컷 타봐..천천히 돌려줘라."
'오 이것은 100일 휴가 나온 동생에게 청량리역전 588앞에서 돈 7만원을 건내 준 친형의
따뜻한 가족애 보다 더한 기쁨 아닌가..'
"Ok~Call"
솔직히 묵직하고 하드한 데크들도 경험해 봤습니다.
나이트로 쇼군과 다크호스와 같은 데크들과 얼만큼 다른지 알리계열 트릭을 해도
지면과 함께 호흡을 하는 베이스의 안타까움을 얼마나 극복 시켜줄지..
0607 PNB1에 대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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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스
베이스의 디자인은 솔직한 심정으로 'NG' 입니다.
자칫 렌탈 데크로 오인 받을 정도로 단순한 베이스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은색에 문양하나 덜렁~하지만 이 허접스러운 디자인 속에는 각종 기술력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담배에 2000여 가지의 유해물질이 섞여 있는 것 처럼 말이죠..적절한 비유랄까?
Struc turn(오돌도돌 물결무늬?!) + 신터드 7500 + 고탄력 카본 스트링어 + KCQ2 레미네이트 + ABFusion3 + 타이타니움..
뭐 이런 게 있다고 하여서 얼마나 데크가 좋을까?
타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라이딩 느낌과 탄성에 대한 언급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라이딩
제가 사용했던 데크들이 비교적 소프트한 데크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PNB1 살짝 무겁고 하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니어스 우드, 캐피타 인도어, 나이트로 T1)
휘팍 챔피언에서 이 녀석을 타고서 내려오는데 밀린다는 느낌보다는 뚫고 지나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스를 가르고 파우더 위에서 베이스가 살짝 통통 튕겨주는데 다시 자기장에 끌려서 바닥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밀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과감하게 엣지를 박고 내려오면서 한 시즌을 험하게 보낸
데크가 이 정도라는 하면서 마음속으로 칭찬했습니다.
"뒤질랜드 가격이라도 쌌으면 한 장 샀지..좋긴 좋구만"
챔피언에서 내려오던 중 벽타기를 해볼까 싶어서 벽면을 가르고 올라가던 중 노즈에 프레스가
걸리면서 뒤로 나자빠졌으니..
"헉..뭐야 이 원하지 않는 반항은.."
- 탄성
하드한 데크가 비교적 탄성이 좋다라는 의견에 대해서 나이트로 수프라팀 이후로 느껴보지
못했던 탄성을 PNB1에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스핀계열과 버터링과 이어지는 각종 프레스 계열을 하기에는 노후 된 근육이 터질 것 같고
팝 타이밍을 못 잡아서 휘팍 1번 키커에서 베이스로만 뛰고 말았습니다.
올 시즌 주구장창 연습했던 몬토야 레이트 360과 알리 360을 그라운드에서 시도해 봤는데
역시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여러 번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경사도가 낮은 휘닉스 파크 스페로우에서 반복된 적응훈련을 마치고 PNB1을 타보니..
"술로 쳐진 배살 마저 띄워주는 고탄력!"
"돌리고 또 돌리고 슬립이 나면 어떠냐..스타일이 안나면 어떠냐..날고 돌면 될 것을...
은행통장 잔고만 봐도 돌아버리고 카드명세서만 봐도 돌아버리는데 데크도 도는구나~!"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매우 소프트 했던 캐피타 인도어에서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던 탄성에 맛을 보고
캐피타 인도어를 처분하게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이후에 구입한 장비가 나이트로 T1입니다. --;; 뭐 한 거지..
- 외형
: 베이스

: 탑시트

: 엣지

: 캠버
엣지의 사이컷과 캠버에 높이는 특별하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한시즌을 험하게 보낸 녀석인지라 너무나 많은 상처자국들이 남아있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전체적으로 내구성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탑시트가 깨지고 갈라져서 땜질한 흔적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탑시트에 어설픈 버버리 무늬도 매우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공장이 중국으로 넘어가더니..디자인도 중국짝퉁제품처럼 만들어가는 건지
아무튼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 총평
제 실력으로 PNB1의 모든 능력을 알아내기에는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몸으로 바로 느낄 수 있었던 사피엔트에 기술력에 대해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디자인이 아쉽고 내구성이 약해 보이지만 그래도 데크는 소모품이라는 철칙에
준하여서 매우 다양한 기술력이 축약된 것을 느낀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용기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