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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ungryboarder.com/5697684 <<< 30살 먹은 제 첫 소개팅 후기 (소개팅이라기 보다 번개에 가까웠던...)
http://www.hungryboarder.com/5806305 <<< 첫 소개팅 그녀와 연계되는 1탄
아.. 후기를 바라시는 분들이 몇분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끝을 보고자 이렇게 타자를 쳐 봅니다. 이미 소개팅을 한지는 10일도 넘게 지났네요..^^;
혜화역에 도착하여 시계를 바라보니 20시 10분..
'젠장! 15분, 아니 10분만 빨리 왔어도 연극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데!!'
물론 예매해놓은 티켓값이 아까웠던건 아니었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자책에 괴로워 할 새도 없이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첫 수화음에 전화를 받는 그녀. 아마도 많이 기다렸으리라...
'여보세요? 네 저 내 닉넴 인데요. 어디에 계세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아.. 저 2번 출구 앞이에요..'
'바로 갈께요. 잠시만요!'
날씨도 추웠을텐데 얼마나 떨었을까.. 2번 출구 바로 입구에 그녀가 서 있었다.
하얀 입김을 내 뿜으며 날 보고 미소 짓는다... 그 미소에 더 미안해져 할말이 없어져 버렸다. 뻘쭘해 하는 나에게 그녀가 괜찮다는 듯 먼저 말을 건낸다.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아까 전화상으로 막 뛰던것 같은데 괜찮아요?'
'아... 정말 죄송해요. 정말.. 상황이.. 애휴.. 대신 제가 정말 맛난거 사드릴께요!'
'와~ 진짜요? 좋아요. 여기 맛집이 어디있는지 알아요?'
아.뿔.싸... 혜화역에 가끔.. 정말 가끔 오긴 했지만 맛집 같은데는 찾아다닌적 없고 그냥 그때마다 먹고싶은걸 먹으러 다녔기에
맛집따위는 알아보지도 않았다. 대. 실 . 수.. ㅠㅠ
내가 물었다.
'음..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우리 수요일 (번개) 에는 스파게티 먹었으니까. 오늘은 다른거 먹을까요?'
'다른거 뭐요? +_+?' 초롱 초롱한 눈으로 '뭔가 색다른것을 대답하지 않으면 각오해라!!' 라는 무언의 눈빛 레이져 광선을 쏘아대는 그녀.
'중.. 중식?' (컥! 스파게티 먹었으니 짜장면 먹자고!? 내가 미쳤나!!?) '아.. 아니면 피자?' (컥... 스파게티도 이탈리아.. 피자도..)
하지만 나의 쌩뚱맞은 대답에도 다행히 그녀는 중식 콜! 을 외쳤고
근처에 있는 '만리성' 이라는 중국집을 찾았다.
그날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인지 혜화역에 사람도 없고 식당안에도 연인으로 보이는 한쌍의 남녀만이 앉아 있었다.
자리도 널널한데 따뜻한 홀에 앉지 않고 굳이 창가쪽 외풍이 솔솔 불어오는 곳으로 자리를 정했으니.. 참 오늘 안풀리긴 안풀린다.
'배 많이 고프셨죠? 날씨도 추운데 밖에 계시느라 많이 떠셨을텐데 드시고 싶은거 다 시키세요^^'
'아니에요^^; 추워서 커피숍에서 커피도 마시고 케익도 먹었어요. 저는 그냥 새우 볶음밥 먹을래요!'
씩씩하게 대답하는 그녀가 너무 귀엽...
'음.. 그걸로 되겠어요? 그럼 저는... 만리성 정식? (기억이 가물가물..) 이건 뭐에요?'
알바 왈, '저희 만리성에만 있는 어쩌구 저쩌구 왈라왈라 솰라솰라.' 뭐라 이야기 했지만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아~ 그럼 새우 볶음밥이랑 이거 정식 주세요.^^'
주문을 끝내고 내 눈은 다시 그녀에게 향했다.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 날 쳐다보는 모습이 왠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잠시의 정적... 무슨 말이라도 해야해!! 한모금의 물을 마시고..
'진짜 첫 소개팅이세요?' 대뜸 그녀가 내게 먼저 질문을 했다.
'네! 진짜 첫 소개팅이에요.'
'와.. 왜요? 친구들이 소개팅 시켜준다고 그러지 않아요?'
'아~ 제가 소개팅같은 만들어진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처음 본 사람이랑 대화 하는것도 어색해 하구요.'
'흠.. 그런데 교육원에서 일을 어떻게 하세요? 군대도 조교 나왔다고 했잖아요?'
'일이랑은 별개죠~ 그리고 지금 제가 말을 잘 못한다고 생각 하시는거에요? ㅠㅠ'
'헤헤~ 아뇨^^'
이런 저런 사적인 대화가 오가는 도중 음식이 나왔고 요리를 음미하며 시식을 시작했다.
아.... 오늘은 음식까지 날 도와주지 않는구나.. 그나마 다행이었던건 그녀의 새우 볶음밥은 먹을만 했다는것..
하지만 내 정식은... 이건 뭐 그냥 밍밍한 소스에 자장면 면발만 턱 올려놓은... 그냥 중국식 스파게티 정도?
또.. 요리를 먹던 도중 그녀를 실망 시키는 말을 하게 되었다...
'아 맞다! 우리 내일 스키장 가기로 한거... 그거....ㅠㅠ 죄송하게도 내일 전원 출근을 해야 해요..'
'아.. 정말요? 힝.. 가고 싶었는데.' 가고 싶었는데. 가고 싶었는데. 가고 싶었는데.. 6음절로 된 저 말이 내 귀로 들어와 가슴에 박혀버렸다.
(아..나의 첫 부르스 보딩이여... 아... 젠장 젠장!)
식사를 마치고 나왔는데 시계를 바라보니 21시가 조금 넘었다.. 애매한 시간.
하지만 우리는 커피를 한잔 더 마셨고 그렇게 그날의 소개팅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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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나는 08시까지 회사에 출근을 했으며, 14시 부터 18시 까지 회의를 했고, 다음날(일요일) 쉬라는 말을 듣게 된다! (원래는 신입사원 교육이 있어서 출근 해야 하는줄 알았음.)
퇴근을 하며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 뭐해요!? 저 내일 쉬래요!! 우리 스키장 갈래요!?'
'네? 내일이요? 안피곤하시겠어요?'
'괜찮아요! 가는거죠?'
'네^^ 가요!'
왜 부러워서 내리는것처럼 보이죠? ㅎㅎㅎㅎ
흠... 팀ASKY의 가입요건이 안되는 저로서는 어쩔 수 없이 이쪽에 응원을 해야하는 입장?
어여 콱! 물어버리세용~멋진 컵흘 기대합니다.
너무 길어서 패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