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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살다가 혼자 직장 때문에 1년 넘게 타지에 살고 있어요
아는 사람 이라곤 회사 사람이 전부에요
1년 넘게 뭘 했나 싶어요
멀지 않은 진해에서 군항제를 한데요
그냥 큰 벚꽃잔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벚꽃잔치는 원래 살던 동네 단지내에서도 하니까 그냥 별 관심 없어요
회사 직원들 다 군항제 갔어요 전 혼자 사무실에 있어요
오늘 오전까지 정말 급하게 처리해야 되는 서류가 있어요
출근하는 날도 아닌데 직원과의 과음에도 불구 하고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출근 했어요
정신없이 서류작성 다하고 나니까 결재를 할 사람이 없어요
마침 심심하던차에 어제 같이 술먹은 직원이 출근 했어요
핸드폰 가지러 왔데요
핸드폰 가지고 소개팅한 여자랑 군항제 간다고 그냥 퇴근 아닌 퇴근을 해요
결재를 맡아야 하기에 윗사람들 한테 전화를 했어요
과장님 전화 안받고 팀장님 군항제 간다고 출근하기 싫은 티를 내요
서류 보내 주기로 한 업체에서 전화가 계속 와요
그 쪽 회사 여자사람은 갓 입사한 거 같아요 책임감이 투철 해요
나도 보내주고 싶은데 결재가 안되어 있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댔어요
죄송한데 월요일날 출근 하자마서 결재 맡고 보내 준다 그러고 나름 좋게 끝냈어요
전화 끊고 생각해 보니 팀장님 월요일 부터 태국 출장이에요
내일 인천공항으로 가요
그 여자사람한테 다시 전화 하기 싫어요
기껏 신삥 달래 놨는데 전화해서 사정 얘기 하면 맞을꺼 같아요
그냥 내가 가라 싸인 했어요 연습도 안했는데 한번에 좀 그럴싸 하게 나왔어요
보낼지 말지 고민되요
내 자신에 왠지 서러운 마음에 금연인 사무실에서 뭔 깡인지 담배를 피웠어요
담배를 피우는데 내 핸드폰 벨소리에 내가 놀라서 담배를 떨궜어요
담배를 줍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있어요
저도 여자사람이랑 군항제 가고 싶어요 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