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분들의 글을 보니, 전투보딩의 흔적은 부상으로 많이 남는군요;;
전 그정도는 아니지만 엄청난 악천우를 만나 고생했던 경험이 있어서 한번 올려봅니다.
장소는 캐나다 휘슬러 옆의 산 블랙콤 입니다
요런 상쾌한 아침날씨에 기분 좋게 블랙콤산 뒷쪽의 Glacier Area(◆◆)로 올랐습니다

정상 올라가는 곤도라 안에서 깔끔한 모습의 친구(회원님들의 식욕을 생각해서 친구 얼굴은 가렸습니다)

키커 만들어 놀려다가 정상에서 엄청난 악천우를 만납니다. 바로 아래가 보이지 않네요
우찌 우찌 내려가는데 진짜 눈보라에 파묻혀 죽는 줄 알았습니다
투 다이아몬드(◆◆)의 난이도는 우리나라 같은 단순한 경사의 문제가 아니란걸 몸소 배웁니다

불과 몇시간만에 친구 후드 동태처럼 꽁꽁 얼어버립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사진기 들이댄다고 수줍어 하는 제친구 입니다

준비해둔 시리얼로 영양을 보충합니다 살아야 하니까요

눈보라 휘몰아 치는데, 간식도 만들어 먹습니다 살아야 하니까요
겨우 살아내려오니깐 거짓말 처럼 날이 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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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면 재밌게 고생하고 온 것 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조금 자세히 그날을 설명하지면
처음엔 정상에서 친구랑 저랑 '투다이아몬드 경사 생각보다 괜찮네' 했었습니다.
그렇죠. 범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였습니다.
이 지역은 경사도 경사지만, 완전 자연설지역이라서 정설이 안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엣지를 박을수가 없습니다.
걍 눈더미를 타고 내려가는데, 허벅지 터집니다.
계곡을 타고 내려가는 거라 눈보라가 불면 내려가는 길이 계속 새눈이 쌓여
바로 발밑에 시야의 초점이 맞질 않습니다(지금 생각해도 ㅎㄷㄷ;;)
그냥 눈 감고 감각으로 내려가는거랑 거의 비슷했습니다.(눈 감았는데 온통 새하얗타 정도?)
한 2~30m 내려가다가 넘어지고 넘어지고, 친구는 다리 풀려서 허벅지 주먹으로 때리면서 겨우겨우 내려왔네요.
실제로 패트롤님(할아버지셨죠)이 막! 야단치시면서 경호(?;;)인솔해줘서 겨우 내려왔습니다.
영어로 '너희는 좋은 보더가 아니다! 다시는 여기 오지마라!'라고 대강 혼내신 것 같네요;;
(맞습니다. 저희는 스스로 중수라고 생각하는 초보실력의 보더였던거죠)
한해에 몇명씩 눈에 묻혀 운명을 달리하신다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포스럽던 눈보라는 완만한 슬로프지역으로 내려오자마자 거짓말처럼 개었습니다 ;;
앞으로도 이만한 전투스런 보딩이 또 있을까 싶네요.
혹시, 다녀와보신 회원님들이 보시면 의아해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 이렇게 스키장에서 훅-가는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부상 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오던데, 색다른 글로 회원님들 즐거우시라고 한번 올려봅니다.
우와~ 외국스키장...마냥 부러워만할게 아니군여 ㄷㄷㄷ
근데 눈위에서의 즉석 팥빙수~ㅎ
맛나겠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