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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
그러나 왕이라고 모든 행위가 용납되는건 아닙니다.
#1
어제 동네 고깃집에서 고기먹고 있었습니다.
서빙보시는 아주머니도 참 힘들텐데 웃음잃지 않으시며 일하시며
사장님으로 보이는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도 연신 숯불을 나르면서도 선한 인상에 참 친절하셨습니다.
기분좋게 먹고 있던 그때,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주문했죠. 반찬,고기,술이 상 위에 깔리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판이 한번 갈릴때쯤, 무리 중에 한 남자가 불판을 갈아달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워낙 홀이 정신없던지라 아주머니가 듣지 못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옆에 있던 안경 쓴 남자동료가 아주 크고 건방진 톤으로 "어이! 여기!" 이러더군요.
소주 한잔을 털어넣다 순간 제가 눈쌀이 확 찌푸려졌습니다.
숯불 내다놓던 아저씨가 순간 흠칫 놀래서 그쪽을 쳐다봤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더니 곧 이어 그 안경맨이 아주 신경질적으로 "불판!!!불판!!!"이라고 연타를 외치더군요.
지금 이 대화만을 봐서는 뭐가 문제일까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장에 계셨다면 식당종업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주 불쾌함을 느끼셨을 겁니다.
그 안하무인의 어투와 태도. 그게 남자다움이라고 착각하는 걸까요?
많이 봐줘야 30대초반이고 이제 20대 중,후반쯤 되는 청년이 자신의 부모뻘인 사람들에게
서비스업 종사자들이라고 말을 그렇게 반토막으로 짤라서 할 수 있는건지 가정교육을 환타지로 받지 않고서야 말이죠.
#2
아마 이것도 동네 피시방에 종종 가보시는 분들이라면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피시방 알바를 무슨 종놈 부리듯이 부리는 인간들이 간혹 있습니다.
피방 알바가 아주 손놓고 가만히 앉아서 노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주 맘편하게 부려먹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그거 생각보다 굉장히 신경쓰이고 고된 일입니다.
제가 잘 가는 피시방에 거의 매일 서식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2인조가 있습니다.
나이는 아무리 봐도 저보다 어릴거 같고 이제 2말3초쯤 되 보입니다.
그 시간 일하는 피방알바의 나이도 갑 아니면 오히려 더 나이가 좀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항상 맨 끝두자리에 앉고서는 데스크에 있는 알바한테 항상 커피심부름을 시킵니다.
항상 내뱉는 대사가 있습니다.
"삼춘아 여기 커피 한잔 가져다 주라"
아주 우렁차고 씩씩하죠. ㅎㅎㅎㅎㅎ
단골이라고 서로 친한 사이도 아니더만 여기 커피한잔 가져다 주세요도 아니고 삼춘아는 또 뭐고 가져다주라는 또 뭔지...
항상 설겆이 하다가, 앞서 나간 손님 자리 치우다가, 냉장고에 물건 넣다가 알바는 커피 심부름을 합니다.
요즘 어르신들도 안하는 짓거리를 젊은놈들이 같은 동년배 청년에게 그 알량한 손님이라는 권력을 악용해서 괴롭힙니다.
몇번이나 알바가 데스크에서 한 숨 푹 쉬다가 자판기 앞으로 가는 모습을 봤는지 모릅니다.
자리에서 자판기까지 마라톤 코스도 아니고 그거 잠깐 일어나서 지가 가져오면 안되는 건가?
얘들이 이러니까 심지어 요즘은 새파랗게 젋은 처자 하나도 좋은거 배웠다고
자리에 앉자마자 "여기 재떨이하고 커피 한잔 주세요" 이러네요.
들어오자마자 재떨이 쌓여있고 자리 옆이 자판기 인데도 굳이 그렇게 시켜야 직성이 풀리는지 보기 참 안좋았습니다.
남에게 존중받고 대접받고 싶으면 그 만큼 나도 다른이들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걸 왜 모를까요.
자기 돈 주면 뭐든지 해도 된다는 사람들은 자신도 다른 이에게 그런 취급을 받을 수 있을 텐데요.
마치 룸방 아가씨들이 일하면서 받은 온갖 모욕과 스트레스를 호빠를 드나들면서 호스트들에게 막 하면서
대리만족하면서 푸는 것 처럼요. 우리 다 먹고 살려고 용 쓰는 사람들인데 서로 존중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같이 싸웁니다. "손님은 왕이야 어디서 건방지게 이따구로 손님을 대해!!!"
전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리 왕이라도 왕다운 행동을 하셔야 왕으로 보이죠!!!"
뭐 불친절한 손님도 있고 친절한 손님도 있고
불친절한 주인도 있고 친절한 주인도 있으니 그냥 웃으면서 속으로 "ㄱㄱㄲ!!!" 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