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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t


 

"스테이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얼마전 술자리에서 친구놈이 여자사람을 한번 만나보라는 얘기를 했었다

 

그래서 어떻게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봤는데..

 

거래처 사장의 동생이라고 하길래..

 

괜한 부담감이 엄습하는것 같아..난 안한다고 했더니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얼굴도 엄청 미녀고 몸매도 너무 착하던데..아쉽네~"라는 말에..

 

"뭐 할 수 없지..그럼 언제 만나면 되는데?" 

 

 

 

 

그렇게 약속을 잡았고.. 몇일 후 그녀를 만났다

 

막창에 소주를 한잔할 생각이었던 내 생각과는 달리..

 

그녀는 저녁을 먹자고 했고..메뉴로 스테이크를 선택했다

 

 

 

내 생에 칼질이라곤 김밥천국의 돈까스가 전부였던 나에게

 

레스토랑의 메뉴판은 고대 마야문자의 그것만큼이나

 

괴상망측하게 보이기만 했던건 너무나 자명했던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숫자는 읽을 수 있어 

 

메뉴와 상관없이 가격만 계속 훑어 보던 중..

 

왜 자꾸 낮에 살까말까 망설였던 이월 보드복바지가 오버랩이 되는걸까?

 

 

 

어쨌든,

 

그 와중에서도 난 그녀를 지금껏 한번도 못욱꼈다라는 유머강박관념에

 

기회를 계속 엿보고 있었는데..결국 그게 화근이 되어버렸다..

 

 

 

 

종업원: 스테이크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지상열: 최선을 다해주세요ㅋ

 

ㅋㅋㅋ

 

아~ 하나 욱꼈구나라고 흐뭇한 미소로 혼자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종업원과 그녀는 놀란 토끼눈으로 나를 쳐다봤고

 

종업원이 "네? 어떻게 해달라고요?"라는 재차질문에 급당황해서

 

자신없는 목소리로 "최..최선을 다..다해주세요~"라고

 

우물쭈물거렸더니..

 

그녀가 웰던으로 해석해버렸고

 


 

 

그렇게 나는 보드복바지만큼이나 질긴 눈물의 스테이크를 씹고 또 씹었다

 

 

 

 

 

 

 

 

 

 

 

 

 

 

뭐 계산은 그녀가 했지만...

 

오늘도 난 퉁퉁불은 라면을 먹으며

 

보드복바지를 살까말까라는 고민에 휩싸여있다

 

 

 

 

 

오늘의 일기 끗~

 

 

 

 

 

 

 

 

 

엮인글 :

안씻으면지상열

2011.09.25 13:08:49
*.254.196.96

http://enews.mt.co.kr/2011/09/2011092321203591607.html

스테이크 이쉥키

양맥박

2011.09.25 15:09:46
*.246.73.176

ㅋㅋㅋㅋ
강박관념 공감되네요

드리프트턴

2011.09.26 01:41:04
*.38.33.175

ㅡㅅㅡ

최... 선... 을.... 다...해... 주... 세... 요...

아...

그럴땐 " 익히지 말고 날걸로 주세요~~"

하신 다음 시뻘건 생고기를 피 줄줄 흘리며 드셔야... ㅡㅅㅡ

부추

2011.09.26 10:52:59
*.223.122.161

웰던으로 해석한 종업원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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