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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돌아가셨다

조회 수 2716 추천 수 0 2011.01.15 14:56:21

2011년 01월 15일 (토) 13:03  오마이뉴스

위안부 할머니 잇따른 별세 ... '또 진달래 지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하얀 저고리

검정치마 조선 땅의 딸이 오늘 베옷입고 길 떠나 하늘의 품에 안긴다. 김유철 창원민예총 대표가 하늘나라로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고 임정자 할머니를 기리며 쓴 시 '또 진달래지다'의 일부다. 올해 88세였던 임정자 할머니는 13일 밤 11시45분 눈을 감으셨다. 14일 저녁 빈소가 마련된 마산의료원 영안실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일본군 위안보 피해자 고 임정자 할머니가 별세했다.

ⓒ 윤성효

1922년 진주에서 장녀로 태어났던 할머니는 초등학교 재학 중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중단하고 부산에 있는 공장에 다니며 집안 생계를 도왔다. 1938년경 일본 남자가 취직을 권유했지만 부모는 거부하였다. 그러나 그 남자는 강제로 끌고 갔다.

이후 할머니는 대만의 위안소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겪었다. 뒤늦게 결혼은 했다. 그러나 남편의 잦은 구타로 힘들었다고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고도 남편 사망 뒤인 1996년에 하게 되었다.

할머니는 말년에 일본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며 나섰다. 지난해 11월 25일 일본 중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집회'에 참석하고, 오사카 집회에서는 증언까지 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창원시민모임·통영거제시민모임'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일본에 가서 활동을 벌였는데, 임정자 할머니는 건강이 나빴지만 앞장 섰던 것.

임정자 할머니는 지병인 심장질환과 천식을 앓아 왔다. 병원에 입원해 한 달 동안 사투를 벌였던 할머니는 2011년 1월 13일 밤 11시45분경 한 많은 삶을 마감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창원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14일 저녁 마산의료원 영안실에서 고 임정자 할머니 추모제를 연 뒤 영정을 안고 나오고 있다.

ⓒ 윤성효

"남은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이 열렸다. 임정자 할머니는 결혼했지만 자식을 두지 못했고, 조카들이 상주를 맡았다.

조카 김해성씨는 울먹이면서 "나라가 강해야 한다. 나라가 힘이 없어 짓밟히고 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나라가 강해져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똑똑하지 못하지만 유족으로서 관심을 가져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고승하 전 창원민예총 대표, 이병철 전 귀농운동본부장, 김유철 창원민예총 대표, 신석규 우리겨레하나되기 경남운동본부 상임대표, 이종엽 경남도의원, 송순호·문순규 창원시의원, 백두현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 이병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하귀남 변호사, 공명탁 목사 등이 참석했다.

이경희 대표는 "평생 외롭고 소외와 능욕을 당하는 여자로, 식민지의 백성으로 살아오신 어머니셨다. 그래도 저희들이 찾아가면 항상 사랑해 주셨고, 늘 웃으셨다"면서 "어머니들을 명예롭게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남은 어머니들의 건강을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임정자 할머니 추모식이 14일 저녁 마산의료원 영안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창원시민모임 이경희 대표가 헌화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임정자 할머니 추모식이 14일 저녁 마산의료원 영안실에서 열렸다.

ⓒ 윤성효

문숙현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대표는 "요즘 들어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해서 들리고 있다. 할머니는 결혼해서도 고통을 받았다. 할머니를 생각하면 참지 못할 정도로 분노를 느낀다. 일본 정부가 사죄를 해서 할머니의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마산보건소 호스피스봉사회 소속으로 할머니를 돌봐왔던 유재심씨는 울먹이면서 조사를 낭독했다. 유씨는 "어머니는 항상 '유양'이라고 하셨다. 만난지 4년 정도 되었는데, 이렇게 떠날 것이라 생각을 못하고 오래 사실 줄 알았다. 가슴에 맺힌 한을 아직 풀지 못했다. 남은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지난해 11월 오사카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광경을 보고 감동을 받고, 65년간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증언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강제로 끌려간 낯선 이국땅에서 일본 군인들이 짐승처럼 달려들었다는 말을 들었던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저희들의 힘이 너무 부족하다. 지치고 힘이 들 때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저희들의 힘이 부족해서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드리지 못했다. 좋은 곳에 가셔서 생전에 못다 한 행복을 누리시길 바란다"면서 "만행을 저지른 일본에도 큰소리 치고, 어머니들의 기나긴 외침을 듣지 않고 외면하는 무책임한 한국정부에도 회초리를 들어달라. 어머니의 아들·딸들이 끈질기게 투쟁해서 어머니 한을 풀어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은 고 임정자 할머니의 별세와 관련해 낸 논평을 통해 "생존자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우리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대응을 다시 한 번 더 촉구하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저녁 마산의료원 영안실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임정자 할머니 추모식에서 민주당 경남도당 백두현 위원장(왼쪽)이 헌화하고 있다.

ⓒ 윤성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임정자 할머니 추모식이 14일 저녁 마산의료원 영안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문숙현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대표가 조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 들리고 있다. 울산에 살던 고 김선이(83) 할머니가 14일 별세했으며, 지난 해 12월 고 심달연 할머니와 이양근 할머니가 사망했고, 새해 1월 3일 이기선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신고자 가운데 현재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는 76명뿐이며 이들도 모두 80~90대의 고령이다.

창원민예총 대표 김유철 시인은 이날 추모식 때 '또 진달래지다'는 제목의 추모시를 낭송했다. 다음은 추모시 전문.

김유철 조시 "또 진달래 지다"

하얀 저고리/검정치마/조선 땅의 딸이/오늘 베옷입고 길 떠나 하늘의 품에 안긴다 그 품은 넓으려나/그 품은 억울함 없고 서러움 없으며/평온할 수 있으려나 어릴 적 어머니의 고향 진주에서 바라보던 밤하늘/10대 어린 소녀 부산의 한 공장에서 바라보전 밤하늘/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대만으로 가던 배에서 바라보던 밤하늘/아, 끝내 눈물도 한숨도 매말라 버린 숱한 날들의 밤하늘 한겨울 언 땅을 뒤로하고 길 떠나는 어머니/이제 놓아버리소서/그 어둠의 밤하늘들이 아닌/시리도록 푸른 하늘로 뒤돌아보지 말고 떠나소서 아직도 쉰 소리 일삼는 일본정부도/잘난 것들 끼리 모여 나 몰라라 하는 한국정부도/삼일절이며 광복절이 돌아오면/미국깃발로 만세 외치는 어리석은 이들도/우리말 우리옷 우리산하 내팽개치고/국제화 세계화 글로벌 어쩌구 소리치는 못난 것들도/용서하고 훨훨 떠나소서 어머니, 임정자 어머니/미안합니다/저희가 미안합니다/그저 엎드려 저희의 미안하고 미안한 마음을 눈물로 표합니다 하얀 저고리/검정치마/붉은 진달래, 조선 땅의 딸이/오늘 떨어진다 또 진달래 지다.





14일 저녁 마산의료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임정자 할머니의 추모식에 참석했던 한 할머니가 헌화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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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비츠

2011.01.15 22:48:19
*.125.218.212

나라가 강하지 못한것도 있겠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안의 매국노들이 아직도 고개를 뻗뻗이 들고 다녀도 아무 문제없다는게 문제죠

 

자위대 창립 기념식에 꽃 달고 참석하는 딴나라당 의원들을 뽑아주는 국민이나... 노동자와 약자들의 편에 있었던

 

노회찬은 조선일보 행사에 참석해서 방씨에게 머리조아리고 알랑방구 뀌고 다니지 않나.... 

 

이런것들이 우리사회 주류로 행세하는한 미래는 없다고 봅니다.  

Tahn

2011.01.16 14:35:57
*.37.165.12

슬프네요 정말..

 

 

雪姸

2011.01.17 09:33:50
*.96.172.3

에... 보통 3.1운동을 기점으로

 

3.1운동 이전의 친일파들은 그래도 일본의 힘으로 부국강병을 주장하던 사람들이고

 

3.1운동 이후의 친일파들은....3.1운동 이후에....아....별짓 다해도 역시 안되는구나....그냥 일본에 붙자.... 이런 사람들

 

즉 정말 해방이 될줄 꿈에도 몰랐던 인간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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