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이제 7개월 정도 되었죠.
얼마전까지는 아침 일찍 출근할 때 맨날 잠들어 있었는데,
요새는 제가 출근할때쯤 꼭 일어나서 부스럭 거리다가
저랑 눈이 마주치면 씨익~하고 웃어줍니다 ^____^
이뻐서 뽀뽀 한 번 해주고는 아들을 들쳐 앉고 주방으로 가죠.
집사람이 아침을 준비합니다.
덜그럭덜그럭~제가 잠이 들어 있는 동안은 행여나 깰까 조심스러워 하다가도
아들래미를 안고 나오는 저를 보면 좀 더 행동을 빨리 하죠.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이제 갓돌지난 아이들이 놀이방을 갑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파트 놀이터에 가면 낮시간에 같이 놀 친구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죠.
그러니 놀이방은 단순히 놀이를 하는 의미를 넘어서 친구를 사귀는 또 다른 공간이 되어버렸죠.
제가 어릴적 살던 동네는 참 시골이였습니다.
도로에는 차뿐만 아니라 소달구지, 경운기도 참 많았습니다.
동네는 1층의 주택가가 거의 전부였고, 엄청 컸던 골목길이 있었습니다.
그 골목길에는 골목대장을 하던 동네 형이 있었고,
형이 이끄는 무리들은 그 골목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여름에는 뒷산에 집게벌레는 잡으러 다니며,
냇가로 피래미 잡으러 다니며, 뱀도 잡고, 수박서리 참외서리 하고,
가을엔 낙엽 주워다 불도 지피고,
겨울엔 비료푸대와 박스를 갖고 와서 눈썰매를 타고, 가끔 칡도 캐고...
엄청 큰 칡을 캤는데 골목짱 먹던 형이 내놓으라해서 안줬다가 줘터지도 하고..-_-;;
엄청 컸던 골목길은 제가 커가면서 점차 작아져 버렸고,
지금은 그 동네가 재개발이 되면서 아파트가 서버렸습니다.
물론 그 때 그동네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가버렸는지 가끔 그 곳을 가도 아는 분들이 없더군요.
15년을 그 곳에 살았는데도 말이죠.
저도 결혼이 좀 늦었습니다.
하지만 요새 추새로 보면 늦은 편도 아니죠.
주변 친구들도 아직 안하거나 못한 녀석들이 꽤 많습니다.
그만큼 출산도 늦어지고, 그에 비해 원활한 경제력을 버틸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겠죠.
결혼이 늦어지는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ㄱㄹㄷㅇㅅㄱㅇ 와 ㅁㅎㄷㅇㅅㄱㅇ 빼고는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클겁니다. 저역시도 그랬으니까...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20-30대들
밖에서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없어지는 어린아이들
학교 수업도 모자라 학원으로 달려가는 초중고생들
입시의 지옥에 몸부림치는 불쌍한 고딩들
취업의 지옥에 몸부림치는 더불쌍한 대딩들
취업 포기한 몹시 불쌍한 백수들
가족 먹여살리기 위해 피눈물 흘리는 정말 불쌍한 직딩들
그 밖에 완전더 불쌍한 쉐키들..응? -_-?
어느 순간 어릴때 그 골목에서 뛰어놀며 행복을 느꼈던 나는 없어지고
입시에 찌들고, 돈에 얽매이며 무슨 의미로 하루를 사는지도 알지 못하는 기계 같은 삶이 되어 가는 것 같은...
그래서 마구잡이로 악착같이 돈 빨리 벌어서 편하게 살아야지. 그렇지!!!
근데 그 돈이라는게 말이죠.
아니 좀 더 이야기하자면 지금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잭팟', '한방' 과 같은"투기"라는게 맞겠죠.
근데요...저런 소소한 행복과 일상의 즐거움을 우리 모두에게 뺏어간 진짜 이유가요...
진짜진짜 이유는 마구잡이로 한방에 투기로 돈을 벌어보려는 욕심 때문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굉장히 두서 없죠..이야기가?? 그냥 좀 인생무상의 생각이 들어서 ㅋㅋㅋ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머리 속 많은 부분에 몇가지 단어들이 들어가 있어요.
부동산불패, 아파트불패, 폭력도 돈이면 해결돼, 돈도 없는데 어디서 나대냐,
이거 얼마짜린지 알어?, 이거 어디어디 브랜드야....
보더들은 "이거 최상급이야!"
아놔!!!! 이놈에 인생!!! 로또나 사야겠다!!!
여러분의 후세에는 무엇을 물려주실건가요?
엄청 긴 장문의 기문답???
-_-?
그나저나 여긴 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