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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제 40
2002년 월드컵 열기로 한참 뜨거웠던 그 해 겨울부터,, 단 한 시즌도 빠짐없이 보드를 타왔고,,
언젠가부터 보드경력 몇 년차냐는 질문에 손가락이 모자라 답을 해줄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스키장과 함께한 짧지않은 시간,, 지나온 에피소드를 하나씩 회상해볼까 한다.
2019년 12월 7일 지산리조트
올해도 어김없이 나의 베이스는 지산~!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가깝기도하고 처음 보드를 시작한곳이 여기라서 익숙하다,,,
아 또하나,, 특별히 약속을 잡지 않아도 아는 놈 두세명은 기본으로 만나게되니 외롭지 않다.
역시 오늘도 2명은 있다~
리프트에서는 시즌초반답게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서로의 비시즌 안부를 묻는다
1분이면 충분했다,,
주제는 바로 보드이야기로 이어진다 왁싱이 어쩌구 저쩌구
개인적으로 왁싱의 필요성을 1도 느껴본적이 없었다,,
안그래도 내 데크는 빨라서 죽겠는데 뭘 얼마나 더 빨리가려고 왁싱까지해?
꼭 보드 못타는 인간들이 지 못타는 이유를 다른곳에서 찾지
(실제로 주변에 그런사람 많이 있긴함)
대화중에 덕평IC 앞에 용한 왁싱집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다 죽어가는 데크도 말끔하게 살려준다는 대단한 집이란다,,
한귀로 듣고 흘리려던 순간!!!
귀에서 흩어져 나가던 자음 모음이 다시 결합하여 되감기를 한다,,
그 순간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오호라,, 그치,,, 작년부터 갑자기 라이딩이 안되기 시작했지??
살짝 아이스만 만나도 쌩초보처럼 빌빌 거린 이유가 그거였나??
살쪄서 그런게 아닐수도??
단순히 나이가 먹어서 실력이 줄었을거라 생각했다,, 어느정도 맞긴하다ㅜㅜ
그치만 너무 급작스러운 하락세였다,, 반토막난 내 아미코젠 주식보다도 더 가파른 하향세였으니까,,,
나이탓과 함께 오래탄 데크니 엣지가 좀 달았겠지,, 하는 짐작만 했지 진단을 받아볼 생각은 지금까지 하지 못했다,,
그래 어쩌면 내 잘못이 아닐수도 있어~!!!
어느덧 보드 못타는 이유를 다른곳에서 찾는 인간류에 아주 자연스럽게 합류한다,,,
나**엣지,,,?
캬~ 상호 참 1차원적으로 만들었네ㅋ
그래 내 엣지도 이참에 서슬퍼렇게 한 번 만들어보자~
어차피 고속도로 나가는 길에 있다길래 들려보기로 한다,,
젠장 유턴 한 번 하자나,,ㅡㅡ
두리번두리번 @.@
간판이 없다,, 네비는 분명 도착했다고 말하지만 고개를 360돌려봐도 안보인다,,
그러나 걱정 할 것 없다 눈(치)밥 17년차 아닌가?
데크들고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젋은이 목격!
그래 저 양반을 따라가면 되겠구나!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머지,,,,,
비밀 아지트인가?
도심 한가운데 몰래 도박판은 구경해봤어도 이런 엉뚱한 곳에 수리점(?)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음,,,, 튜닝계의 맛집 컨셉인가??
정돈되지 못하고 다소 헝클어진 분위기,,, 그럼에도 분명 뭔가 있어보이긴 했다,,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이지?? 요즘,, 스켄 역시 감이 떨어졌나보다 모르겠다ㅜㅜ
용기내서 혹시,, 사자앙니임,,,,,? 역시 아니란다,, ㅎ
배고파서 식사하러 가셨다고 대기 2번 선수가 알려준다,,
지금 시간은 오후 2시 손님 4명 대기시켜놓고 식사라,,, 얄밉지 않다,,
이사람 분명 진짜구나!! 그 배짱에 왠지 더 신뢰가 팍팍 갔다.
곧 문이 열리고 그분이 오셨다,,,
말로만 듣던 엣지장인
왠지모를 긴장감에 사로잡혀 순서를 기다렸다,,,
대기1번 2번 3번,, 마법사의 손놀림처럼 후다닥 처리가 되고 있다,,
나도 모르게 내 데크바닥에 자꾸 시선이 간다,,,
아,, 험하게 타긴 했다,, 여기저기 상처와 스크라치,,,
평소 훈장같았던 상처 흔적들이 지금 이순간 조금 부끄럽다,,,
앞선 1,2,3번 대기선수들의 데크상태가 모두 지금 막 새로사온 신상데크 같았기에,,,
도무지 저 데크에 어디를 손본다는걸까? 이해가 안됐기에,,,
자! 어쨌거나 드디어 내순서~
엣지장인,,,,
물끄러미 내 데크내려 본다,,
침묵,,
침묵침묵,,,
침묵침묵침묵,,,,
아,, 어서 빨리 무슨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상태가 너무 심한가? 이런거가지고 오는 사람은 처음인가,,? 여긴 비싼 데크만 취급하는곳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사이,,
엣지장인의 입이 마치 슬로우 비디오처럼 열리기 시작했다,,
분명 그럴리 없겠지만 내눈에는 그리 보였다,, 그리곤 나지막한 한마디,,,
혹시,, 많이 아끼는 데크인가요?
아니면 사연이 있는 데크인가요?
덜컹했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대충 말 뜻을 짐작 할 수 있었다,,
답을 어찌해야하지,,, 생각을 정리하지도 못했는데,, 내 고개는조금 전 장인의 입모양처럼 슬로우상태로 상하로 끄덕이고 있다,,
장인은 역시 장인이란 말인가,,
정신을 가다듬기도 전에 다음 멘트 공격이 날아온다,, 예리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번은 아까처럼 슬로우는 아니다,,
왜,, 이제야 오셨습니까,,,
늦었습니다,,,
아 이장면 드라마에서 많이 봤다!!
내몸은 내가 잘 안다며 병원 안가고 버티는 주인공들에게 익숙한 광경이다,,,
남의 일인줄로만 알았다,,, 이런일이 나에게 일어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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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불과 며칠전 일이라그런지 감정이 올라와 글을 이어가기 힘드네요,,
뒷 이야기는 내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이야기는 95% 사실과 5% 감정과장으로 이루어 졌고 특정인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알립니다.
추천 박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