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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오후부터 수요일까지 웰팍에서 휴가를 만끽하고 왔습니다.
좋은일도 있었고 나쁜일도 있었고 위험한일도 있었지만 뭐 나름 재미있고 즐거웠네요
중간에 코로나때문에 폐장이 된일도 있었지만
정말 아슬아슬하게 제 휴가기간이랑은 겹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시판 보니까 폐장기간이랑 휴가기간이 겹쳤던 분들도 계시던데 잠시 묵념....
-여기까지 문앞에서 5분-
리조트에 붙어 있는 콘도에 숙박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지산갈때는 거의 당일치기였고 휘팍에서는 화이트호텔
용평에서는 AM호텔, 하이원에서는 메이힐스 호텔에서 숙박했었는데
아무리 거리가 가까워도 일단 리조트를 나가야 한다는 이동이 있어서
온전히 리조트에 붙어 있는 콘도는 어떨까 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네요 당일치기로 가던 리조트 근처에서 묵던 운전할 체력은 남겨야 하죠
당일치기로는 30%정도.... 리조트근처호텔은 10%정도 체력을 보존해야 하는데
진짜 온전히 체력을 100% 완전 방전될때까지 모든체력을 보드타는데 쓴다는게 정말 좋았네요
타다 힘들면 걸어서 침대로 갈수 있고
문열고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오면 바로 슬로프가 보인다는건 정말 좋았습니다.
시즌권 사니까 할인권을 주길레 저렴하게 묵긴 했는데
미끼상품 제대로 물린거 같네요 정말 리조트에 붙어있는 콘도는 편하더군요
근데 방에는 고기구워먹지 말라고 붙여 놓곤 편의점에서는 삼겹살을 팔던데...
마지막 퇴실하는 날까지 고기 구워먹어도 되나? 하고 갈등만 하다 온건 후회스럽네요 ㅎㅎ
사실 이번여행의 목표는 따로 있었습니다.
지난시즌 입문하면서 마지막까지 스트레스 받았던게 카빙이었는데
그렇게 카빙을 신경쓰다가 시즌 막바지에 듣지말아야 할 대화를 듣고 말았습니다.
왠 젊은 청년 둘이서 대화 하는데
"야 카빙이 안됬는데 전향각하니까 카빙이 되네"
지 실력은 생각하지도 않고 '아 나도 전향하면 카빙이 되겠구나'하는 아집에 휩싸이기 시작한거죠
그래서 질럿습니다.
-짜잔-
F2 엘리미네이터 월드컵 카본 163 으로....
이거 보면서 여름 내내 '나도 드디어 전향하면 카빙이 될거야'라는 착각속에서 시즌을 기다렸네요
그런데 결과는? 대폭망...
기울기고 뭐고 보드 첨타는것처럼 사이드 슬리핑으로만 내려오더군요
데크가 무슨 야생마 같았습니다. 제 스스로 제어가 안되더라구요
와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강습을 받으려고 했는데
웰팍에서는 아카데미강습이라 성인을 위한 커리큘럼은 없다고 하고
헝그리보더에 강습이 있는줄은 몰랐던 상태라
인터넷 뒤지다 보니 '숨고'라는 사이트가 나오길레 회원가입하고 신청
1시간정도 있다 연락이 오더군요
그런데 난 1:1 강의를 신청했는데 강사가 혓바닥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1:1강습보다는 2:1로 강습을 해서 초보끼리 같이 해야 좋다 부터 시작해서
그러면 효율이 더 좋고 강습비가 내려간다는둥 정말 혓바닥 드리블이 현란해서
나도 모르게 오케이 외치고 입금....
그날 그렇게 호구잡히고 나니 배가 고프더군요 둔내 관광삼아 나갔죠
막국수 집인데 만둣국이 시그니쳐 메뉴라고 해서 궁금해서 갔더니 진짜 맛있었습니다.
먹고 오니 밤이길레 들구간 닌텐도 스위치 좀 하다가 잤습니다.
내일이 오면 무조건 잘될거라는 믿음으로...
강습결과는 꽝이 아니라 사기였습니다.
시작부터 불안하게 30분이나 지각하고 둘이 용의주도하게 강사 먼저 오고 일행은 나중에 전화걸어서 만나더군요
이때까지도 몰랐어요 왠 아가씨가 오길레 '와 여자네 ㅎㅎ' 하고 멍청한 생각만 했죠
나는 해머데크로 전향각이 어렵다 뿐이지 그래도 라운드 데크로 슬턴까지는 그냥저냥 하는데
같이 강습받는 아가씨가 완전 초짜더라구요 사이드슬리핑부터 시작해서 알파 슬로프 한번 내려오는데
40분 넘게 걸렸습니다. 나는 한 10분 정도 대충 봐주고 아가씨 30분 넘게 봐주고
강습 내내 이 루틴의 반복이었네요 그나마도 뭔소린지 알수가 없었어요 강습도 개판이고
그러다 눈치챈게 아가씨가 마지막에 '오빠 이제 그만하자' 하고 스스로도 놀라서 입을 가리더군요
그재서야 알았죠 내가 호구잡혔다는걸
너무 황당해서 뭐라 할수가 없어서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도망가더라구요 망할....
뭐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오후내내 되지도 않는 전향각으로 말도 제대로 안듣는 해머데크 가지고 끙끙거리다가
해떨어지고 저녁이 되서야 포기하고
그냥 라운드 데크 챙겨서 타던스타일로 탈생각으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S1 에서 신나게 내려오는데 힐턴에서 발이 후두둑 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아 힐턴이 또 털렸구나' 생각하고 토턴으로 전환하는데
왼발이 갑자기 힘없이 돌아가서니 노즈가 박혀서 공중을 날아서 그물망에 쳐박혔습니다.
진짜 그물망없었으면 크게 다쳤을뻔했네요 체감상 공중에서 세바퀴는 돈거 같아요
내가 그라운드 트릭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팔자에도 없는 프론트 백널리 1080을 했습니다.
아마 숀화이트가 근처에서 봤다면 'YOU WIN' 했을거에요
그와중에 무슨 생각으로 찍었는지 사진이 남아있네요 진짜 사람 하나도 없는 슬로프와
멘탈이 나간 아재의 얼굴이 보이시나요???
바인딩 풀고 걸어서 내려오는데 S1슬로프가 그렇게 긴줄 처음알았습니다.
40분넘게 걸어내려온거 같아요
그렇게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이 되서 일어나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슬로프가기가 겁나면 어떡하지??? 이제 무서워서 보드 못타면 어떻하지???
이런 생각하면서 몸은 장비를 챙기고 있고
정신차려보니 어느세 브라보1 리프트 타고있고
정신차려보니 어느세 슬로프 내려오고 있더군요
불감증같은 소리하고 있네 하루만에 치료완료
그날 이후로 해머덱이고 전향각이고 마음다 털어 놓고
그냥 타던데로 라운드 데크에 덕스탠스로 자세고뭐고 신경안쓰고
내맘대로 타고 싶은대로 타면서 놀았는데
그렇게 잼있고 신날수가 없더군요 그동안 왜 그런 스트레스를 받았나 싶을정도로요
추워도 그냥 신나게 타고 온거 같네요
휴가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하니 날씨가 바로 풀리는게 야속하긴 하지만
추워야 더 잼있으니까요.. 후회는 없습니다.
결국 이 셋중에서 가장 만족감을 줬던놈은 가장 무시했던 오른쪽 라운드 데크였네요...
좌측부터 말안듣는 못된자식, 무뚝뚝한 자식, 말잘듣는 착한자식
일단 돌아는 왔는데
넘어진게 후유증이 이제 생긴건지 아침부터 어깨가 아프기 시작합니다.
숙제도 두개 생겼고요
이걸 교환을 받던게 해야 할텐데
팝스노우 사장님 말씀으론 수입처가 바뀌어서 복잡해 질거 같다고...
그래도 저를 위해 최대한 맞춰주신다고 하니 믿고서 기다리면 될것인데
교환되서 새부츠가 와도 트라우마 생겨서 신을수 있을라나 모르겠네요
안타깝지만 이녀석의 새주인도 찾아줘야 겠어요
나름 비싼데크라고 길들이기 왁싱부터 핫왁싱까지 SB닥터에 맏기면서 열심히 관리해왔는데
결국 내린 결론은 '내 수준으론 아직 다룰수 있는 녀석이 아니다' 입니다.
그래도 전향에 대한 미련은 있어서 다른 우드데크로 알아보려고 합니다.
진짜 별일이 다 있던 5일이었네요
2020년 코로나라고 집구석에서만 있어서 별일이 없었는데
미뤄뒀던 랜덤이벤트가 한번에 몰아서 발생한 날이었던거 같아요
여러분도 안보하세요
카빙이고 전향이고 뭐고 간에 안다치는게 세계제일
유부는 마냥 부럽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