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시간이 좀 생겨서 한번 적어봅니다.
제가 스노우보드를 배우면서 턴들을 배우게된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것같네요..
두서없이 시작하여 두서없이 끝나므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스노우보드를 처음 탔던날…
91/92 시즌이 마무리되려는 2월의 어느날로 기억합니다.
아는 형님의 Santa Cruz – Tau 보드를 빌려 같이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던 형 한분만 믿고 양지리조트로 향했습니다.
그 당시 스키를 5시즌정도 탔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던때라 긴장은 별로 하지 않았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저 극도의 흥분만이 있었지요..ㅎㅎ
당시는 모든 스키리조트에서 스노우보딩이 가능했었습니다.
모든 슬로프가 오픈되었었으며, 스노우보더보다 모노스키의 인구가 더 많았던 시절입니다.
아뭏튼 양지의 가운데 언덕을 걸어올라가서 사이드슬립을 배우고 한쪽턴까지 배운후 바로 리프트를 탔습니다.
기억에는 오렌지리프트였네요. 다행히 해오던 것들이 도움이 되어 첫번째 런에 비기너턴을 배웠습니다.
물론 역엣지의 아픔도 봤구요. -0-ㅋ 그날은 그냥 슬로프에서 내려가는게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둘째날은 지금은 없는 알프스리조트였습니다. 3월 말이었는데 폭설이 내려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지요.
이날찍은 사진이 어딘가에 있는데.. 기회가 되면 올려보도록하지요..ㅋㅋ
둘째날에 처음으로 노비스턴의 느낌을 느꼈던기억이 납니다.
그때까지 강했던 사이드슬립의 느낌보다는 보드가 앞으로 가는 느낌을 받게되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모글을 향해 에어(?)를 강행… 가슴으로 착지하는 아픔을 겪은 날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그후 모든 리조트가 스노우보드를 금지하게되고 스노우보드는 암흑기(?)를 맞이하게됩니다.
다행히 무주리조트의 한 슬로프… 루키힐이 스노우보더들에게 오픈되어 전국의 스노우보더들이 무주로 모이게되는 좋은 점도 생기게 됐었습니다.
이때 친해진 많은 스노우보더들이 지금도 스노우보드를 즐기시는 분들이 많아서 가끔 우연히 만나게되면 그 당시 얘기로 꽃을 피웁니다. ^^
이 당시 프리스타일보드로 카빙하는 분들은 정말 손에 꼽현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슬라이딩턴, 카빙턴의 개념도 제대로 없이 그저 스노우보드를 타고 가고 싶은곳으로 가는것 자체가 즐거운 시절이었지요.
하지만 드물게 일본의 잡지라던가 자료들이 있었고 저도 그 자료들로부터 카빙에 대한 개념을 배우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알파인분들이 하는 카빙을 보고 따라 배우게 되었습니다.
알파인 최고의 동호회였던 레드렌과 로드런너 형들을 보고 프리스타일에 적용시켰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카빙을 배우게되고 2시즌정도 카빙만을 파게되었습니다.
무주루키힐의 완만한 경사가 카빙의 연습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의 어드밴스드와 다이나믹의 차이점을 배우게되었고, 카빙의 속도감이라던가 원심력을 이용하는법 등을 모두 배울수있었습니다.
현재의 다양한 터레인이 아닌 슬로프하나이므로 집중력은 아주 좋았었습니다. ^^;
그 당시 가장 좋은 카빙파트너였던 이상이프로님께 이자릴빌어 감사드립니다~
저의 스타일은 그렇게 알파인을 프리스타일에 접목한 조금은 특이한 형태였습니다.
지금의 일본스타일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한때는 바인딩 스탠스를 45도 30도까지도 사용하기도 했으니 지금의 하이브리드느낌이기도 하네요.
당시에는 프리스타일보드에 알파인부츠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제법 많았던 시절이니 전혀 이상한게 아니었습니다.
그 스타일은 계속 발전되었고 에어할때 불편함이 문제가 되어 스탠스가 약 15도 0도가 되어도 자세는
알파인과 비슷하게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세는 현재까지도 저에게 영향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지금은 21도 -9도)
그러다가 95년에 미국에서 온 프로들의 프리스타일카빙을 보게되고 일단 따라하기에 집중…
한시즌내내 연습해서 프리스타일만의 카빙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원래 가지고 있던 카빙과 새로운 카빙의 접목이 잘 되지 않아 필요할때 꺼내쓴다는 느낌이 참 강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자세로 슬로프를 내려갈수있어서 몇몇 보더들이 이상하게 보기도 했습니다.
프리스타일 카빙을 배우기전에는 에어와 카빙은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이었었습니다.
카빙을 하고 내려가서 뛰기전에는 자세를 바꿔 에어에 들어가는 식이었지요.
그러다가 프리스타일 카빙을 배우고나니 카빙에서 에어로 들어가는 부분이 상당히 매끄럽게 되어
그때부터 실력이 많이 늘었던 기억이 납니다.
후에 하프파이프에서는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게되어 안도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ㅎㅎ
군대생활후에… 미국에서 6시즌정도를 보내게되었습니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미국인들은 당최 카빙과 턴을 잘 안하더군요. -0-;
제가 한국에서 만나봤던 프로들 같은 명인(?)들은 볼수없었습니다.
있던지역이 빅베어였는데 짧은 슬로프때문에 더 그랬던것 같습니다. 아뭏튼… 다들 참으로 턴을 못하더군요.. ㅋㅋ
하지만.. 저는 덕분에 빠르게 로컬라이더들과 친해질수있었습니다.
제가 턴하는걸보고는 먼저 다가오는 보더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친구들이 많이생겨 잠도 얻어자고~ 파티도 같이가고~ 물론 라이딩도 같이했습니다.
미국에 있는동안은 프리라이딩을 많이 배운것 같습니다.
슬로프의 지형을 보고 그에 맞는 턴을 하게되고.. 무지막지한 크기의 스키장에 가서도 타보고..
다양한 부류의 스노우보더들과 다양한 라이딩을 하게되어 참으로 운이 좋게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이때 AASI의 자격증을 따기도 했네요~ ^^ 그런데 또 서핑에 빠지게 되어 열심히 못탄건 좀 아깝습니다. ㅠㅠ
그후 2005년에 한국에 오게되고 스키장을 가보니 제가 알던곳이 아니더군요. ㅋ
동호회는 수백수천개고… 헝그리보더는 또 뭔지.. 보더가 너무많아져서 스키어보다 많은건 정말 충격적인 모습이었습니다. ^0^;
턴의 이름들도 복잡해져서 뭔가 새로운턴들이 나온것 같았습니다.
알고보니 다 그게 그거라는.. ㅋㅋㅋ 이름만 복잡해졌더군요..
사업이 바빠 스노우보드를 약간 등한시하다가 저번시즌부터 다시 열심히 타기 시작했습니다.
올 시즌은 완전 열심히 타는중… 예전의 제 몸으로만 돌아가도 좋겠습니다. ㅎㅎ
오랜 시간동안 몸에 쌓인 스타일이 조금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1. 알파인에서 차용한 스타일
2. 프리스타일만의 카빙
3. 교과서적인 스타일 – 저번시즌에 김현식프로님의 도움을 받아 배우게 되었습니다.
4. 1번과 2번을 합친 저만의 스타일(미국에서 몸에 붙은듯해요.. ) 에 3번을 접목하려하는중…
위 4가지인데.. 언제든지 꺼내서 쓸수있는건 좋은것 같습니다. ㅋ
다들 기본원리는 같은데 그 기본원리를 각각의 자세와 스타일로 적용하니 서로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은것 같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재미있게만 타려고한 스노우보드가 오랜시간동안 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여러 스타일들을 가지고자 한게 아니지만 그냥 그렇게 되고말았습니다.
가끔 헝글을 보면 이 스타일이 어떻고 저 스타일이 어떻고 싸우게 되는 경우도 보게되는데…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보면 모두 스타일만이 다를뿐입니다.
올시즌동안 휘팍이나 하이원 어딘가에서 또 다른 턴을 연습하고 있는 절 보실수있을겁니다.
모두 즐거운 시즌되시길~~~ ^^
두서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보면 모두 스타일만 다를 뿐이라는 부분에서 관조의 향취가 묻어납니다.
저는 몇 시즌을 보내고 나야 그리 될까요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