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대왕] 보더 리포트

일반 조회 수 2697 추천 수 18 2002.11.05 09:14:40
1. 직활강

01-02 시즌 같이 보딩한 폭주족 출신들...
눈에 뵈는게 없는 강인한 정신력...
무쇠팔 무쇠다리의 소유자 들이었습니다.

폭주 출신답게 직활강을 즐겼습니다.
뒤에서 충돌하던 분들이 튕겨나가더군요.
그 가공할 전투력.....

좋은 분들이었는데 흠이 있다면....
간식 잘 안쏩니다.
올해는 따로 다닐려구요...


2. 작업

작업하지 않고 보딩만 연마했다면 구라에요.
적절한 사냥은 내공연마에 보약이 되죠.
저는 가급적 작업을 자제했어요.

큰 대가리...
데크로 가려도 얼굴이 조금 보이죠...

측정 불가능한 쑛다리...
어릴적 태권도장만 여섯번 옮겼죠...

하지만 전 역경을 이겨낸 헌터가 되고 싶었어요.
자기전에 대형tv 를 대가리에 올려놓았어요.
밤새도록....아팠죠...대가리가  !

아침에 아버지가 방에 들어오시다가 쓰러지셨어요.
아들 머리가 대형tv 에 깔려있어서...뒈진줄 알았대요.


3. 츄러스

보드장에서 처음 맛을 보았어요.
혀끝을 감도는 천상의 맛..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처음 맛보던날 그 맛에 반해서.....
판매하는 여직원에게 텔레파시(telepathy)를 날렸어요.

" 남는거 하나만 줘 "

그 여직원도 친절하게 텔레파시(telepathy)를 보내주었어요.

" 꺼져 "

올 시즌 츄러스 맛이 정말 기대가 되요.
특히 핫초코랑 먹으면 듁음이죠.


4. 악천후 (惡天候)

01-02 시즌 눈보라와 안개로 한치 앞이 않보일때...
전 상급슬로프 중간에 서 있었습니다.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눈을 감았어요.

정말 기분 짱이었고 신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천국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곳일까 ....

잠깐동안만 그 기분을 느끼시고 바로 내려오세요.
가끔 그런 악천후(惡天候)속에서 무한질주하는 분이 있습니다.
뒤에서 제대로 받히면 ....고통없이 천국행이죠.

보험금 ? ........당근 않나오죠...


5. 안전보딩

가끔 보딩중에 다른 보더분이랑 충돌할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01-02 시즌 한번 크게 충돌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분이 쓰러지면서 소리치셨어요.

" 개섹히 "

전 눈을 탁탁 털고 그분께 다가가 속삭여 주었어요.

" 님 멋쪄 "

그분은 뛰기 시작했어요.
멀리 ...저 멀리.....아주 멀리........
이상한 사람 이라도 본것일까요 !


6. 차량점검

밤새 보딩하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런데....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원도의 밤바람은 매서웠죠.

떼보딩한 사람들이 절 무섭게 보았습니다.
폭주족 출신들은 반짝이는 뭔가를 꺼냈죠.
생존본능이 살며시 속삭었습니다.

" 튀어 "

차가 몇대 지나갔지만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때..흰색 코란도가 서더니 두분이 내렸어요.
겨울바람을 헤치고 본네트를 열어..
직접 제 차의 밧데리를 충전해 주었어요.

전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드렸습니다.
그 분은 받지 않으셨어요.
전 성함이라도 여쭈어 보았죠..
그분은 답해 주었어요.  

"  보더에요 ...... "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7. 만두국

10시간 넘게 보딩한후 매일 만두국만 먹었습니다.
지역특산물 메밀만두국인데 1인분에 3000원이었어요.
폭주족들이 즐겨먹었는데 사실 제 입맛에 않맞었어요.

하지만....

방법을 달리하면 별난 특식이 되기도 해요.
주문할때 밥도 한그릇 주문하는 거에요.
만두국이 나오면 거기다 밥을 가득 넣고 숟가락으로
마구 비벼주고 섞어주고 으깨주는 거죠.

정말 맛었어요...제가 싫어하는 메밀냄새도 않났구요.
군데 강인한 정신력과 가공할 전투력의 폭주족들이
제 밥을 한숟가락 먹어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 식충(食蟲) "

전 고개를 살살 저었죠.

" 식충(食蟲) 은 외래어야...우리말을 써야지...자자..따라해봐...밥벌레 ..."


[끄적끄적]

어제밤 한손에 벽돌을 감추고 형에게 갔습니다.
버튼 데크가 또 보고 싶다고 했죠.
형은 침을 튀겨가며 버튼데크를 자랑했고
전 기회만을 노렸죠.

하지만 형과 눈이 마주친 순간 전 도저히 머리를
깔수 없었어요.
형은 그날따라 머리에 헬멧을 쓰고 있었어요.
헬멧도 자랑했어요.

누구죠...누거 찌른거죠 ...버튼매니아의 꿈은 좌절되었어요.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버튼데크의 유혹이 너무 컸어요.
다음에는 손도끼를 준비할려구요 ..


새벽에 먹은 술이 아직도 않깨네요..
10만 헝글보더님들의 꿈과 열정을 존경합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구럼 이만..

빠빠 ~



용평전복단(龍平顚覆團) 허접대왕이 올림 .....

" 용평스키장이 보드장이 되는 그날까지 ...용평전복단(龍平顚覆團) 만세 !!! "










엮인글 :

하하

2002.11.05 09:22:03
*.109.179.60

푸하하 잼나게 잘 읽었음둥. ^^

KyoungSoo

2002.11.05 09:35:18
*.218.19.94

아, 옛날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바이크맨, 김선생, 허접이,

ㅋㅋㅋ

2002.11.05 09:38:10
*.155.240.34

정말 잼나게 읽었슴당..ㅋㅋㅋ

血花香

2002.11.05 10:42:53
*.200.79.166

손도끼 쓸때 꼭 장갑끼시고 하세요....
지문남아서 잡혀가심..이재밋는 글은 누가 올립니까...^^

다꾸엘뿌™

2002.11.05 11:37:53
*.49.18.156

음..손도끼 준비하실때...날 잘세우세여...
않그럼...헬멧에 막히구 말테니까....ㅋㅋㅋ..
잼났슴돠...

콜라

2002.11.05 12:26:33
*.74.88.140

점심 먹기전에 많이 웃었네요..................^^

스틸[신이주신보드]

2002.11.05 13:24:08
*.227.59.23

크헤헤헤헤헤님은 짱이십니다....전 남자지만 한마디하고싶군요....

내 아를 나도!

바보온달

2002.11.05 14:47:35
*.240.239.211

좋은 손도끼 파는 싸이트 알아봐 드릴까요?
넘 잼있어여

자니브라보

2002.11.05 16:39:27
*.191.202.215

버튼건은 실패 하셨군여...

Mt.Grouse

2002.11.05 21:40:02
*.209.218.42

오 지난시즌, 연구소에서 보여주던 그 글이 그립습니다.

DrugHolic

2002.11.06 06:49:14
*.73.25.80

방전된 차에 밧데리 충전해 주니
새차에 이런게 왜 필요 하냐며 점퍼선까지 뺏어 가더라는....ㅡㅡ;

단무지보더

2002.11.06 12:18:05
*.202.29.178

멋지다 ㅡㅡ;

테쿠

2002.11.06 18:43:48
*.134.153.231

손도끼 갖고싶어요 싸이트 알려주세요..

피털라인

2002.11.08 18:47:34
*.51.1.254

손도끼 공구해염!!

할라당보더스~

2002.11.09 04:57:46
*.187.57.206

목을치세여 한방 ^^

karma™

2002.11.12 12:48:03
*.92.50.2

푸하하.. 넘 재미써여.. 보드장의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나는거 같애여.. 휘팍에 오시면 꼭 한번뵈여.. 없는 돈 털어서 간식 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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