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또 다시 오랫만에 칼럼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묻고답하기 게시판을 보면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게 될 질문 중의 하나가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데크를 추천해달라고 하는 것일 겁니다.


언제나 많은 분들이 성심성의 것 질문하신 분들에 적합한 데크 사이즈를 조언해주시고 있으시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과연 자기에게 맞는 사이즈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있습니다.


이 의문 자체가 일부는 맞고 일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명쾌한 대답은 “자신이 원하는 데크의 한계 체중을 고려하라” 라는 답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왜 한계 체중을 고려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렇게 타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이유로는 데크의 파손을 이유로 드는 경우가 많겠습니다만 저는 이번 칼럼에서는 약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그야말로 ‘일반적인 경우’에 데크는 한계 체중을 조금 넘겼다고 하더라도 쉽게 파손되지 않습니다.


트릭 위주로 데크를 고르시는 분들 대부분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제조사의 한계 체중을 조금씩은 초과하는


작은 사이즈의 데크를 사용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데크로 돌리고 뛰고 하지만 데크가 그렇게 쉽게 파손이 되던가요? ^^


네, 데크는 그렇게 쉽게 파손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계 체중을 별로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한계 체중을 고려하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로 라이딩이 있습니다. 돌리고 뛰기만 한다면


한계 체중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물론 역시나 파손의 위험은 상당히 높아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계 체중이 라이딩에 미치는 이유는 사이드 컷에 있습니다.


사이드 컷이라는 것은 다 아시겠지만 데크의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 라인입니다. 어떤 데크는 허리가 유독 가늘고


어떤 데크는 허리가 두툼한 경우가 있지요.


사이드컷이 가늘고 두껍고 간에 어쨌든 라이딩의 핵심은 사이드 컷에 있습니다. 활주 능력은 일단 논외로 하고


엣지 그립을 최대로 올리기 위해서는 사이드컷의 모든 부분이 고르게 설면에 닿아야 합니다. 하지만 데크 옆으로 세워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절대로 사이드컷 전체가 설면에 닿을 수 없습니다. 노즈와 테일쪽의 사이드 컷이 끝나는 두 개의 점만이


설면에 닿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사이드 컷의 모든 면이 고르게 설면에 닿게 할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데크를 휘어보면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의 사진을 첨부합니다.



좀 웃기긴 하겠지만 대충 종이를 잘라 사이드 컷과 설면의 밀착을 묘사해봤습니다. 진짜 오밤중에 별 짓 다하네요…


어쨌든 첫 번째 사진을 보면 사이드컷이 바닥과 밀착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사진에서와 같이


종이를 약간 휘게 하면서 각도를 주면 사이드컷의 모든 면이 바닥에 밀착이 됩니다. 바로 저 라인이 라이딩 할 때 그려지는


라인입니다. 세 번째 그림은 종이를 많이 휘게 하고 그만큼 각도를 더 주었습니다. 역시나 사이드컷 전체가


바닥에 밀착이 됩니다만 그만큼 회전 반경이 타이트 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헝글 칼럼에서 데크의 회전 반경은 사이드 컷에 의하여 결정이 되므로 사이드 컷


이상의 턴 반경은 나올 수 없다. 라는 굉장히 과학적이며 설득적인 내용을 본적이 있었습니다만. 저 사진 하나로 그렇지 않음을


간단히 증명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사이드컷이 깊으면 적은 힘으로 더 타이트한 회전 반경을 얻을 수 있긴 하겠지만 그것은


라이딩 스타일이나 기술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이론상 전혀 슬립이 없다는 가정하에 회전 반경이 그려지는 것이지,


일반적인 라이딩에서 완벽한 논슬립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데크가 휘면서 사이드컷이 설면과 닿아 만들어지는


회전 반경보다는 약간 완만하게 라인이 그려질 겁니다. 물론 내공이 높을 수록 원래의 반경대로 라인이 타이트하게 그려지겠지요.


일단 본 칼럼은 라이딩 스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이 얘기는 그만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렇다면 저 것과 한계 체중이 무슨 관계인가 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히 말하여 가장 안정적인 접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데크가 휘게 되는 요인을 하나로 요약하자면 ‘힘’이 되겠습니다. 데크가 얼마만큼의 힘을 받느냐에 따라 휘어짐의 정도가 결정됩니다.


그럼 데크에 ‘힘’이 전달되는 요인은 무엇인가?


실제로 상당히 많은 요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변수가 많은 설면의 컨디션, 라이더의 스킬 같은 요소를 제외하자면


바로 속도와 체중입니다.


f=ma 이므로 힘은 가속도 곱하기 질량입니다. 몸무게가 많을 수록 혹은 속도가 빠를 수록 더 큰 힘을 받게 됩니다.


더 큰 힘을 받을 수록 데크는 더 많이 휘게 되겠죠.


만약 한계 체중을 초과하는 데크를 탈 경우, 그러니까 권장 사이즈보다 작은 데크로 라이딩을 할 경우 데크가 과도하게 휘기 때문에


사이드컷이 정확히 설면에 밀착할 수 없어 데크가 떨리게 됩니다. 두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과 같은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테니까요. 물론 이론상으로 데크가 받는 힘에 따라서 데크의 기울기 등을 완벽히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초당 수십, 수백회 이상 발생하는 진동을 따라 기울기를 달리 줄 수는 없습니다. 결국 순간 순간 사이드컷이 설면과


떨어지는 상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순간 순간 그립을 잃어버린다는 것과 동일합니다. 안정성의 문제와 더불어


힘의 손실을 가져와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대로 한계 체중에 미달되는 데크를 사용하게 될 경우는 데크 자체를 원하는 만큼 휘게 하지 못해 사이드 컷이 설면에 밀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역시나 그립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네… 무시무시 하시죠? 이 글대로라면 한계 체중을 지키지 않으면 큰일 날 것만 같을 겁니다.


하지만 속도와 라이더의 중심이동 등을 통해서 데크에 전달되는 힘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문제 없이 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네, 이미 다들 그렇게 하고 계신 겁니다. 이론을 알진 못해도 몸은 알고 있으니까요.


자, 그러면 이제 데크 길이를 결정해야 하는 변수는 마지막 한 가지가 남았습니다.


바로 데크의 플렉스입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바로 이해가 되실 겁니다. 당연히 하드한 데크 일수록 더 짧아져도 되고 반대로 소프트한 데크 일수록


길어져도 됩니다. 실제로 하드한 데크가 소프트한 데크에 비하여 더 큰 한계 체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데크가 길 수록 설면과 밀착되는 부분이 넓어져 같은 힘이라도 더 크게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라이딩에 강한 데크는 하드하며 길고 깊은 사이드 컷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플렉스나 길이, 사이드 컷 모두 적당한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지 돌처럼 단단하고 여의봉처럼 길고 팔뚝만큼 얇은


사이드 컷의 데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


하지만 트릭의 측면에서 보자면… 그것도 지빙이나 그라운드 트릭에 놓고 보자면 오히려 한계 체중을 초과하는 데크를 사용할 수록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데크를 휘기 쉽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원하는 스타일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고 테일과 노즈 부분의


길이가 짧아져 적은 힘으로도 간단히 데크를 돌릴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파이프나 큰 킥커에서는 절대 권장할 수 없겠습니다. 일단 팝이 나오질 않을 겁니다. 파이프나 킥에서의 팝은 자연스러운 테일의


탄성을 이용해야 안정정이므로 너무 작고 소프트한 데크로는 높이와 안정성 둘 다 놓칠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와… 오늘도 역시나 말이 길어졌습니다. 간단히 요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몸무게가 무거울 수록, 라이딩 스킬이 높을 수록, 스케일 큰 트릭(파이프, 킥커)을 원할 수록 긴 데크를 골라야 하고


몸무게가 가벼울 수록, 라이딩 스킬이 낮을 수록, 지빙이나 그라운드 트릭을 원할 수록 짧은 데크를 골라야 합니다.


물론 속도나 중심이동을 통한 무게 전달은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본인의 판단 여부에 따라 조금 긴 데크를 사용하거나


혹은 조금 짧은 데크를 사용하여도 무방합니다.


한계 체중 조금 오버 하거나 미달 되어도 데크가 그렇게 쉽게 박살나진 않으니까요. 물론 워런티의 제한은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약간 넘거나 모자라는 한계 체중은 충분히 라이딩 스타일이나 용도에 따라 충분히 극복할 수가 있으니까


이러한 변수들 잘 고려하셔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사이즈, 혹은 플렉스의 데크를 선택하시면 보다 즐거운 스노보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엮인글 :

가르시아파라

2010.07.23 03:40:15
*.196.45.86

이해하기 쉽게 잘쓰셨네요^^
잘읽었습니당~!

아르미스

2010.07.23 08:29:48
*.98.159.10

고개를 끄덕끄덕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정독하고 갑니다.

허접키보더

2010.07.23 11:35:20
*.129.53.216

음.. 좋은글 감사합니다..
잘읽구가요..^^

깡통팩

2010.07.23 14:38:33
*.218.112.140

와우 정말 잘 읽었습니다.... ^^

☆[Ferrari]™☆

2010.07.23 16:35:38
*.129.214.46

잘읽었습니다~ 끝까지 정독^^

나쁜남자

2010.07.23 22:41:32
*.128.242.173

오랜만에 보드에 관해서 올라왔네요~ 잘읽었습니다~

소주1잔치사율99%

2010.07.25 00:15:08
*.148.236.4

잘읽었습니다..

휘끼휘끼

2010.07.25 18:34:30
*.64.18.99

끄덕끄덕 이해가 잘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당

김장훈

2010.07.26 04:12:18
*.43.7.200

잘 읽었습니다.ㄳ요

슬픈비유화

2010.07.26 09:05:35
*.119.60.254

와우~~~굿~~^0^
고개를 끄덕끄덕 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정독하고 갑니다(2)
잘 읽었습니다,,,,,^^

최장선

2010.07.26 09:10:31
*.20.198.99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초롱이

2010.07.26 20:49:19
*.135.97.122

초보보더에게 너무나 감사한 글입니다

☞뽁뽁이☜

2010.07.28 01:39:42
*.100.190.200

굳이네요 ^^


정재홍

2010.09.14 12:50:16
*.43.52.43

잘 읽고 갑니다... 감사여... ^^

모자소녀

2010.09.27 08:28:56
*.61.48.211

와우~ 저도 끝가지 잘 읽고 가요~정독했어요^^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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