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노우 보드?


한국은 겨울이 긴 나라입니다.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스노우 보드 시즌도 11월 말부터 3월초까지로 짧지 않은 편이죠.

지금 이 글을 쓰는 1월 중순은 전국의 스키장에서 성수기로 분류되어 사람도 많이 몰리고,

렌탈 비용이나 숙박비용도 최고점을 찍는 시기입니다.

저는 06/07 시즌에 처음으로 보드를 접했고, 이제 겨우 세 시즌 째를 맞고 있는 초보입니다만,

역시 학생들에게 스노우 보드는 조금 비싸고 어려운 취미여서 먼저 발을 디딘 입장에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시다시피 스노우 보드는 보드에 양 발을 고정하고 슬로프를 내려오는 운동입니다.

보드판이라고 할 수 있는 Deck과 Boots, 부츠와 덱을 고정시켜 주는 Binding이 필요하지요.


바인딩은 3도 단위로 각도를 조정 할 수 있고 편한 발 위치를 위해 앞뒤로도 어느 정도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다만 처음 보드를 시작하는 경우, 샵이나 리조트의 렌탈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별히 주문하지 않는 이상 보편적인 셋팅으로 장비를 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츠는 발 사이즈를 재서 딱 맞추어 신으면 됩니다.

발볼이 넓은 경우 한 사이즈 큰 부츠를 신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볼이 넓게 나오는 모델이 있으므로 그런 부츠를 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부츠의 크기에 따라 바인딩의 사이즈가 달라지니 서로의 궁합을 봐야 하는데 바인딩 사이즈는 S, M, L로 나누어집니다.


덱의 경우, 매년 수많은 브랜드에서 수많은 라인업의 덱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모든 덱의 특성이 다르고, 탄성이나 주행성 등 성능이 다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키와 몸무게에 따라서 덱의 길이를 선택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몸무게 - 10 +100’의 방법과 ‘키 - 20’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몸무게에 따라 5 센티미터 정도 짧거나 길게 타죠.

물론 위의 방법이 정석이지만, 다른 길이로 타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 스케잇 보드를 먼저 시작해서 지금 트릭에 입문하기 때문에

짧고 운용하기 좋은 146 센티미터의 여성용 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72/67 정도인 제 몸에 비해 5~10 센티미터 정도 짧게 타고 있죠.



2. 장비가 있다면, 옷은?


흔히 보드복을 상상한다면 힙합스타일이라고 하는 허리 밑으로 내려오는 바지와 몸에 비해 큰 자켓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밋밋한 보드복 보다 달라붙는 바지나 딱 맞는 자켓,

혹은 자켓을 입지 않고 후드티와 반팔티 등을 레이어드 해서 입는 것이 대세입니다.

심지어 스키니 청바지를 입고 타는 프로 보더들도 있죠!

렌탈샵에서도 반값으로 바지만 빌릴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예쁜 색상의 후드티를 입고 슬로프를 누벼도 됩니다.

대신 눈에서 구르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말이죠. (눈에서 구르다보면 옷이 단단하게 얼어버립니다.)


보드복에서 중요한 것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방수성, 몸 안의 습기를 내보내는 투습성이죠.

일반적인 생활방수 옷감의 스무 배정도의 방수기능을 가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만,

자주 사용하거나, 오래되거나, 비 시즌에 보관을 잘못하면 기능저하가 일어납니다.


또 신경 쓰셔야 할 부분은 사이즈인데, 상의는 딱 맞게 입는 것이 유행이지만,

바지만큼은 한두 사이즈 크게 입으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바지 안에 보호대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처음 배울 때 감히 기저귀 같다고 말한 후 그냥 탔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도로 과속방지턱 지날 때마다 비명을 질렀던 기억이 나는군요.

엉덩이와 무릎 보호대를 하는 것이 꼬리뼈와 무릎을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고, 보드복은 없더라도 보호대는 사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3. 스키장으로 GOGO!


보드복을 입고, 장비를 빌려서 드디어 스키장으로 왔습니다.

그럼 이제 리프트를 타는 건가요? 아니죠!

처음 몇 시간 정도는 기본기와 매너를 습득합니다.

우선 평지에서 바인딩 채우는 법을 배우고 일어나고 앉는 것을 연습하며 스탠스를 결정합니다.

스탠스는 쉽게 말해서 보드를 왼쪽으로 탈 것인지, 오른쪽으로 탈 것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편한 방향으로 타시면 됩니다.

왼쪽을 보고 진행하면 레귤러,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구피라고 하며 이는 스케잇 보드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보통은 레귤러 스탠스를 편하게 생각하죠.


스탠스 결정 후에는 스케이팅을 배우는데 이는 앞발(레귤러의 경우 왼발)을 바인딩에 고정하고 뒷발로 몸과 보드를 민 다음

뒷발을 보드 덱 위에 싣고 앞발 방향으로 미끄러지며 주행하는 방법입니다.

리프트를 탈 때 보드를 들고 타는 초보들이 많지만, 보드를 떨어뜨리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스케이팅으로 타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스케이팅을 할 줄 모르면 리프트 이용에 제한을 걸기도 하더군요.


스케이팅을 연습하면서 되도록 사람이 없는 낮은 경사지로 이동합니다.

우선 경사지 위에서 바인딩을 채운 후 흔히 낙엽이라고 하는 펜듈럼을 연습해야 슬로프를 내려올 수 있습니다.

펜듈럼은 상체를 세우고 무릎만 굽혀서 기마자세를 취한 채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것으로

사면 하단을 보고 내려오는 연습과 반대로 정상을 보고 내려오는 연습을 함께 진행합니다.

펜듈럼을 연습하면 보드를 타다가 멈추는 법도 배우게 되죠!



4. 보드는 슬로프에서만?


스포츠 채널을 보면 가끔씩 반원 형태의 하프파이프에서 날아다니는 보더를 볼 수 있습니다.

아직 펜듈럼을 하는 단계라면 파이프로 들어갈 수준은 아니지만

상급자 슬로프를 자유자재로 타고 내려오는 보더들은 파이프에서 기술을 연습하기도 하죠.


우리가 렌탈샵이나 리조트에서 빌리는 보드는 프리스타일 보드입니다.

슬로프도 타고, 파이프도 타고, 그라운드 트릭이라고 하는 기술도 연습하는 일반적인 보드죠.

슬로프를 고속으로 타기 위한 보드로 알파인 보드라는 것이 있는데 구조도 다르고 타는 방법도 다릅니다.


그럼 프리스타일 보드로는 무엇을 하고 놀 수 있을까요? 우선 슬로프에서 속도감을 즐길 수 있겠죠.

가끔씩 슬로프에서 점프를 하거나 보드와 함께 회전을 하는 보더를 보실 수 있는데 이는 그라운드 트릭이라고 합니다.

알리, 널리 등의 기초트릭이 있죠.


그리고 보드파크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파크에는 하프파이프와 레일, 박스, 키커가 있습니다.

레일과 박스는 보통 기물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원이나 사각단면의 레일과 사각 박스가 있어서 그 위를 보드로 미끄러지며 기술을 걸게 됩니다.

키커는 점프대라고 생각하면 되고 그 규모가 각기 다릅니다.

보통 초보자 연습용 미니키커에서 연습한 후 더 큰 키커로 옮겨가면서 스케일을 키우게 됩니다.


보드파크에는 파크레인저 자격으로 상주하는 프로 보더들이 있어서 안내를 해주는데,

자주 가서 친해지면 기술전수도 받고 같이 어울리기도 하게 됩니다.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자세교정이나 노하우를 아는데 도움이 되죠.


보드파크에 진입할 때는 헬멧, 고글, 보호대 착용이 거의 의무화됩니다.

자신의 안전 뿐 아니라 타인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5. 돈도 없고, 차도 없어요!


스키장에서는 하루에 왔다가는 셔틀버스 패키지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차를 이용하거나 카풀 하는 것보다 비싸지만, 대신 보드를 타고 피곤한 상태에서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죠.

그리고 위 패키지로 리프트 권을 끊으면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장비나 의류를 리조트에서 빌리면 비싼 경우가 있습니다.


카풀을 이용하게 된다면 스키장 진입로의 렌탈샵에서 리프트 할인권을 끊을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 미리 전화로 예약하거나 웹 페이지 게시판에 예약 글을 남겨놓으면 할인을 적용해주니 미리 연락해 보는 게 싸게 다녀오는 지름길입니다.


경기도에 위치한 스키장은 수도권에 한해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무료 셔틀버스를 미리 신청해서 타고 간 다음에 인근의 렌탈샵에서 리프트권과 장비, 의류를 렌탈하게 되면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를 노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생일, 기념일 등 할인행사가 생각보다 많으므로 관심 있는 스키장 웹 페이지를 수시로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이번 시즌, 경기도의 모 스키장에서는 대학생 커플할인도 진행해서 솔로들을 슬프게 만들고 있습니다ㅠㅜ


지역 커뮤니티도 많이 활성화 되어있지요.

스노보드나 스키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강습을 받기 쉽고, 카풀을 받기 쉽습니다.

대신 만원 정도의 카풀비를 챙겨주는게 예의입니다.



6. 이런 정보는 어디서 얻나요?


헝그리보더, 김준범 스노우보드 연구소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네이버,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검색하셔도 수많은 자료가 나옵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가입하셔서 활동하시면 좋겠죠.

또한 대학생 스노우 보드 연합 (KUSBF) 라는 단체도 있고 웹 상에서 기초부터 고급 강좌 동영상을 보는 것도 정보를 접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스키장에 가기전에 각 스키장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날씨정보와 슬로프 정보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겠네요.


스노우 보드는 생각보다 위험한 운동입니다.

많이 즐기는 것만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죠!

미리 컴퓨터로 재밌게 공부하신 다음에 슬로프로 나가서 즐기시길 바랍니다.

그럼, 겨울이 가버리기 전에 스노우 보드에 빠져보세요!

----------------------------------------------------


헝글 계시는 분들은 다 아실 내용이지만... 첨 가는 학생들 같이 가서 가르쳐줄때 뭐부터 해줘야 되나 싶어서 써 봤습니다.

샵할인 같은걸 적어도 되는건지... 싶고... 저도 초본데 이런거 써도 되나 싶고요...^^

뭐 그래도 초보니까 초보맘 생각해서 적어봤어요^^

방학 끝나기 전에 학교 학보사에 원고를 내볼 생각인데... 혹시 수정해야 하는 부분 있을지... 관심 부탁드립니다ㅎㅎ

좋은 하루 보내시고 안전보딩 하세요~!
엮인글 :

ChAi™

2009.01.14 17:17:19
*.247.51.171

부츠는 평소 신는 운동화 사이즈라기 보다 자신의 발에 딱 맞고 편해야 한다는 것이 나을것 같은데요.
보통 운동화는 조금 크게 신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ㅇㅇ

2009.01.14 17:50:51
*.78.8.52

가장 중요한 부츠는 절대 운동화 싸이즈로 신는게 아니고 실측 재서 가능한 딱피트되게 신어야 합니당

껀이

2009.01.14 19:14:51
*.185.208.170

그..그렇군요^^ 전 딱맞게 신어서.. 다들 그러시다고 생각했네요^^ 감사합니다!

껀이

2009.01.14 19:16:02
*.185.208.170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tiberium

2009.01.14 19:26:46
*.46.140.70

저는 부츠사이즈=구두사이즈=전투화사이즈 ㅡㅡ;;되더군요

력셜썩이

2009.01.15 12:38:08
*.32.188.59

발가락접어가면서 딱맞게 신을 필요는 없을듯.....타는데 큰 차이 없습니다..선수할것도 아니고..ㅋ
걍 즐기면서 타는건데 내발 혹사시켜가면서 탈 필요가 있을까여!! 발아프면 보드 팽기치고 싶습니다..ㅋ

™판때기보더

2009.01.15 12:57:20
*.36.88.117

저는 축구화와 같은 사이즈로 신고 있지만..모든 것은 신어보고 해야 할거 같네요..제품마다 사이즈가 틀리게 신게 되더군요..

회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는거 같습니다. 볼 넓이도 있고..아무튼 자신에게 가장 편한 사이즈..ㅋㅋ

뽕파이프

2009.01.15 13:07:54
*.183.233.235

럭셜썩이님 발가락 접어가면서 딱맞게 신는 다는거는 딱맞는게 아니죠
발가락 접히면 그건 맞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선수할것도 아니라고는...저번에 칼럼을 안읽으셨나보군요.
그 칼럼부터 읽으시는게

뽕파이프

2009.01.15 13:08:38
*.183.233.235

"너 선수할꺼냐? 대충타 임마, 그냥 깡으로 들이대~" <---칼럼 제목입니다

미묘한꽃보더

2009.01.15 14:34:37
*.162.179.50

음 잘읽었어요!! 이제 막 배우기시작한 초보라서 ;ㅋㅋㅋㅋ
보드타서 사고났단이야기를 많이들어서- 여전히 무서워하면서 타고있는;;

껀이

2009.01.15 17:00:20
*.185.208.170

ㅎㅎ 의견들 감사합니다~! 전 저번시즌에 발가락 Z자로 접히는 작은 부츠를 신고 다녔는데 그게 너무 힘들어서 올해는 딱맞기만 한걸로 바꿨습니다. 둘다 사이즈는 265로 동일했고 브랜드만 달랐죠^^ 먼저 시작한 사람들 사소한 한마디가 새로 시작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건 사실이니까요...^^ 감사합니다~ㅎㅎ

반디쉬

2009.01.20 13:48:03
*.149.35.4

선수할것도 아니고란 말 나왔다 ㅋㅋ

칼럼 한번 읽어보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sort 조회 수
공지 일반 이용안내 [9] Rider 2005-09-13 571 15462
373 초보를 위한 강좌 헝그리보더 사이트 처음 이용하시는 분들을 ... [7] 트로미 2006-06-01 64 2758
372 초보를 위한 강좌 스노보드 이렇게 해봅시다! (팬듈럼) [20] 김은석 2009-01-24 64 9414
371 초보를 위한 강좌 스노보드 이렇게 해봅시다! (준비에서 스키... [46] 김은석 2009-01-20 64 7882
» 초보를 위한 강좌 학교 선후배들이 보드를 막 시작해서... 도... [12] 껀이 2009-01-14 63 7962
369 초보를 위한 강좌 겁많은 여자친구 보드 가르치는 노하우 [58] 슭훗 2010-03-12 62 15694
368 초보를 위한 강좌 설면에 따른 라이딩 방법 [18] CHAOS™ 2006-12-06 61 7146
367 초보를 위한 강좌 나도 턴을 하고 싶다. [28] 아드리아주 2009-11-29 61 12087
366 초보를 위한 강좌 스노보드 이렇게 해봅시다! (인사말) [66] 김은석 2009-01-19 61 6792
365 초보를 위한 강좌 초보를 위한 초보의 강좌 [8] 보드앙마 2007-01-14 60 5697
364 초보를 위한 강좌 기본을 배우는 순서 [43] 으악 2008-02-07 58 10823
363 초보를 위한 강좌 라이딩 기초 이론. [32] 날아라가스~!! 2008-12-30 57 8386
362 초보를 위한 강좌 라이딩시 잘못된 습관(버릇)을 고치는 방법 [51] 겐세이짱 2010-02-25 56 23275
361 초보를 위한 강좌 캐초보에서 초보 그 너머로... 집소의 초보... [32] 집소 2009-01-09 55 5915
360 초보를 위한 강좌 강사자격증 있으세요? [53] 오래된보더 2009-01-12 55 10536
359 초보를 위한 강좌 기본기의 중요성....... [14] Dr.kimcarving 2007-10-31 55 8742
358 초보를 위한 강좌 내 데크는 소프트?하드? 부제 : 노즈와 테일... [20] SSINBI 2009-01-30 55 7600
357 초보를 위한 강좌 팬 패그레이션을 활용한 턴의 연습 [5] 쌔끈라이딩 2008-01-23 54 3341
356 초보를 위한 강좌 [아메바 8탄] 고글 - 인터핏과 아시안핏의 구분 [23] 똥싸개아메바 2006-10-18 53 8852
355 초보를 위한 강좌 조바심에 한말씀 드립니다. [28] 홈매트 2009-01-12 53 5382
354 초보를 위한 강좌 구피인 or 레귤러? 가장 정확한 판별법 [55] Gatsby 2008-11-21 51 9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