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튜닝이 잘 되어 있는 데크는 멋집니다. 마치 레이싱용 자동차에 스폰서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처럼 프로페셔널한 분위기를 풍기게 해주니까요. 여타 다른 이유로 데크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그렇습니다.

스티커 튜닝에 관심을 갖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티커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망이 샘솟게
마련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고객의 스티커 소스를 스티커로 직접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이런 서비스를 접하고 느면 그러한 욕망은 더 커지죠.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어
나만의 스티커를 추구..하게 됩니다.

서론이 좀 길었는데, 몇 차례에 걸쳐서 스티커 작업을 위한 그래픽 툴에 대한 간단한 칼럼을 적어
볼까 합니다. 그 이유는.. 헝글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이나 자료실 게시판에서 'ai 파일은 뭘로
읽나요..', '스티커는 어케 만드나요..'하는 식의 질문을 심심치 않게 봐왔기 때문이고 제 칼럼이
그런 궁금증에 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오늘은 스티커 작업을 위한 그래픽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얘기를 가볍게 적어 볼랍니다.

참고로 저는 전산 쪽 일을 하지만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닙니다. 다만 제 취미 중의 하나가 그래픽
프로그램 다루기라서.. 예술적 자질은 전혀 없으며 단지 기능적인 부분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스티커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면 대실망하십니다.)


1. 비트맵 편집 프로그램

비트맵 계열의 편집 프로그램입니다. 비트맵이 뭐냐면.. 어떤 그림을 많은 점들로 구성하고
그 점에 색상 정보를 넣어서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흔히 픽셀(Pixel)이라고 불리우는 것이
앞서 말한 그림의 많은 점들이고.. 픽셀이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종류에 따라서 24비트 트루컬러냐
32비트 트루컬러냐.. 뭐 이런 것들이 정해지고, 가로 세로의 픽셀 개수에 따라 소위 말하는
'해상도'라는 게 결정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말은 틀린 말이긴 하지만 대략 이렇게 이해하셔도
될 듯합니다.) 흔히 접하는 JPG나 GIF 파일들이 바로 비트맵 이미지에 해당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하게 있는데 TIFF, TGA, PNG, PIC 등의 확장자를 가진 파일들이 대표적입니다.

비트맵 계열의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사진 이미지를 표현하고 편집하는 데 적합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포토샵이 있죠. 그리고 비슷한 프로그램들로는 페인트샵 프로 등이 있는데
포토샵을 일반적으로 많이 씁니다. 포토샵은 원래 맥킨토시(애플 컴퓨터..) 기반의 비트맵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이었는데 버전 3부터인가.. PC 버전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처음엔 전문가들이 주로
쓰다가 최근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쓰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비트맵 이미지는 깔끔한 스티커를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말씀 드리자면 Burton의 로고를 비트맵인 JPG로 만들어 스티커를 만드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대신 이효리의 사진으로 스티커를 만들고자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비트맵 이미지를 써야
하는데, 대부분의 보더들은 사진 이미지를 스티커로 만들기 보단 업체의 로고 같은 걸로 스티커를
만들기를 좋아하죠.

그럼 왜 비트맵 이미지는 깔끔한 로고같은 스티커를 만들 때 문제가 많을까요. JPG와
같은 비트맵 이미지는 우선 화면 출력용 해상도를 기준으로 작성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파일을
실제 스티커로 인쇄하면 그 질이 무척 떨어지게 됩니다. 그 질을 올리려면 파일의 해상도를 실제
인쇄에 적합한 수준까지 올려야 합니다. 포토샵에서 파일을 하나 만들면 화면해상도인 96 pixel/inch
가 주어지는데 이는 화면에서 보기엔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제 인쇄를 해보면 1인치당 96개의 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림의 질이 사진처럼 선명하진 못합니다.

그래서 이미지를 화면 해상도가 아닌 인쇄용 해상도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미지 원본이 좋지 않을 경우 이 작업을 거쳐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합니다.
즉, 비트맵 이미지는 확대하게 되면.. 예를 들어 1인치에 96개의 점이 있던 것을 그 두배인
192개로 늘릴 경우, 새로 생성되는 96개의 점에 대해서는 기존에 정보가 없으므로 나름대로
유추해서 점을 채워 줍니다. 그 유추라는 게 프로그램이 해주기 때문에 화질이 좋을 확률이
적습니다.

대략 위와 같은 이유로 비트맵 이미지는 인쇄하기가 쉽진 않지만
- 원하는 스티커가 그리 크지 않거나
- 이미지의 원본 해상도가 높고 깨끗하거나
- 스티커를 제작해주는 곳에서 보정을 잘 해주거나
- 화질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라면
- 로고의 깔끔한 외곽선을 원치 않는다면
스티커로 만드는 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벡터 편집 프로그램

벡터(vector)라는 건 사전에서 찾아보시면 알겠지만 궤적이나.. 곡선.. 이런 의미입니다. 그리고
수학을 좀 아시는 분들은 이 단어가 귀에 익으시겠죠.(저는 아닙니다.)

비트맵 프로그램에서 어떤 이미지를 표현할 때 '점'의 단위로 했다면 벡터 프로그램은 어떤 그림을
표현할 때 수학적으로 표현되는 곡선(path)으로 표현합니다. 이 곡선은 베지어 곡선이라고도 하는데
Bezier라는 사람이 고안했다나.. 뭐라나.. 여튼 그렇습니다. 예를 들자면, 어떤 사각형을 표현할때
그 사각형 꼭지점의 좌표들과 그 점을 잇는 선으로 표현한 경우가 벡터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미지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게 되면 비트맵처럼 많은 점으로 표시할 때보다 저장 공간을
덜 차지하게 됩니다. 간단히 어떤 함수로 표시하게 되니깐요. 대신 사진처럼 복잡한 이미지보다는
외곽선이 분명한 로고나 상표에 적합합니다. 여러분들이 일상생활에서 보시는 대부분의 상표와
로고는 디자이너에 의해 작성되고 벡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실제 인쇄에 쓰이게 됩니다.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가 바로 대표적인 벡터 그래픽 편집 프로그램입니다. 그 외에도 매크로미디어
에서 나온 프리핸드나 코렐에서 나온 드로우..라는 프로그램들이 있고 플래쉬도 벡터 기반의 제품
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용 파일은 .ai라는 확장자를 갖기도 하고, 간혹 .eps나 .ps 등인 경우도
있는데 ai는 adobe illustrator의 약자이고, eps는 enhanced post script, ps는 post script의
약자입니다. 요것들은 나중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벡터는 태생 자체는 그래픽을 단순화 시키고, 용량을 줄여보고자 하는 시도에서 나타난 것으로
생각되지만 수학적으로 표현되는 이미지 덕분에 그 크기를 늘려도 화질에는 변함이 없다는 장점으로
말미암아 인쇄 해상도를 맘대로 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스티커를 만들 경우 화질이 엄청 좋게
나옵니다. 비트맵이랑은 그 깨끗함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파는 스티커들은
그 원천소스가 바로 벡터 이미지입니다. 이론적으로는 벡터 이미지는 a4지로 인쇄를 하든,
운동장 크기의 종이에 인쇄를 하든 화질은 동일합니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프로그램은 애초에 인쇄를 위한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데
화면상의 컬러와 프린트 시의 컬러를 일치시키기 위한 칼리브레이션 기능이나, 색상 지정을
팬톤과 같은 유명한 업체의 색상표에 의거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인쇄소에 좀 더 정확한 색상으로
인쇄하도록 주문할 수도 있고.. 기타 등등 실제 인쇄 작업을 위해 고려된 사항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끝이 없을 듯. (위에서 나온 post script라는 것도 그와 관련된 것입니다.)

- 로고와 같이 깔끔한 외곽선이 필요한 스티커를 만들고자 할 때,
- 크기가 큰 스티커(해상도가 높은..)를 만들고자 할 때,
- 단순한 이미지를 스티커에 쓰고자 할 때,
- 원하는 색상을 쉽게 인쇄하고 싶을 때,
- 스티커 제작 업체가 .ai 파일을 요구할 때..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벡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내일 새벽같이 나가서 보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에는 일러스트레이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볼까 하는데.. 반응이 시원찮으면 그냥 접는 것이
덜 민망할 듯.. ^^
엮인글 :

불판[Yo]One

2003.12.13 01:55:46
*.236.78.213

일러스트레이터 실제적인 사용법좀 알려주세요~좀 써볼라고 하는데~영 말을 안듯네요~ 칼럼 좋습니다~!

redstar

2003.12.13 12:51:59
*.98.248.231

....일러스트레이터가 없는세상에 살고싶어요......흑흑흑

쉬더~

2003.12.13 13:17:24
*.132.225.150

그럼 광고 간판 스티커 이런가게 가서 일러파일 갖다주고 스티커 만들어달라면 만들어주는거에여?? 해볼까나..

짠돌보더

2003.12.13 14:03:19
*.146.1.111

보통 간판가게에서는 일반적인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커팅플로터를 구동하기위한 캐드엔진을 구동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을 일반적으로 커팅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데 이 커팅 프로그램의 종류가 많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작업한 파일을 커팅 프로그램으로 불러올 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러스트 파일
(확장자가 ai 또는 eps)로 서로 자료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간판집에 가셔서 커팅을 의뢰하실 때에는 일러스트 파일을 가져가시면 되구요..
될 수 있으면 최신의 버전(Ver 10 or 9) 보다는 하위버전(5.0이하)으로 저장하셔서 가져가시면
이상없이 출력하실 수 있습니다.

지귀백작

2003.12.15 14:54:34
*.245.195.3

워낙 잘 설명하셔서 아주 좋습니다. 제가 실무에서 일을하고 있는데요..
간혹 리플로라도 도움드릴수 있는 부분있으면 드리도록하겠습니다^^

Derek

2003.12.15 21:28:47
*.116.205.16

감사합니다~

jay

2004.01.23 13:42:13
*.72.167.83

Good~

그런데...혹시 로고 .ai 파일 돌아댕기는거 있나요? 로고 따는거 귀찬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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