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마감하는 이 시점에 이번 시즌 제가 사용한 06/07 Custom X 152 사용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에 앞서 간단하게 저에 대해 소개를 하자면, 시즌 중에는 1주일에 한번은 거의 꼭 가는 6년차 주말 보더이구요, 작년부터 시작해서 이번 시즌 본격적으로 하프랑 키커 들이대는 수준입니다.
그동안 니데커 중급 모델로 3종류의 보드를 시즌마다 바꿔서 타봤고, 작년에 아는 형의 savander데크를 타고 상급데크에 눈을 뜨게 되서 이번에 신상 커스텀 엑스 라임색으로 질렀습니다.
올해 친구의 06/07 Custom (154)를 번갈아 타보면서 약간 비교 사용기 형식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니까 너무 택클걸지는 말아주세요~ ^^
▷ 라이딩 : 고속 안정성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고속에서의 안정성입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엑스의 하드함이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엣지의 그립력도 꽤 좋았습니다. (Savander의 엣지 그립력에 비하면 약간 모자른 듯 합니다) 보드에게 경사가 심한 상급 슬로프는 논외로 하고, 파노라마에서 스패로우로 가는 중급정도의 경사에서 고속 안정성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속도가 더해갈 수록 데크가 슬롭이랑 더 밀착해서 안정적이 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또한 빠른 베이스 때문에 낮은 경사에서도 쉽게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데크를 뒤틀어서 빠른게 턴을 해서 내려오는 숏턴의 경우에는 엑스로는 약간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드하니까요) 오히려 커스텀의 경우 숏턴이 매우 자연스럽게 잘 되어서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 트릭 : 스탠스 폭을 무리하게 넓히지 않아 탄성을 최대로 이용한다면...
우선 처음에 엑스를 타고 나니 작년 시즌까지 잘되던 트릭이 잘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프레스 계열 트릭이 심했습니다. (엣지를 쓰게 되는 F/S,B/S들은 나름 잘 되더군요)
노즈블런트 540의 경우 작년에 니데커에서 지빙용으로 나온 Advanced 모델을 탔을 때에는 어렵지 않게 잘 되었는데, 엑스로는 270 돌리기도 벅차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하드해서 말이죠... 또 한번 돌리더라도 완전히 근육이 끊어질 것 같은 느낌. ㅜㅜ 그래서 보드타는 당일날 초반에는 몇번 돌리겠는데 후반에는 돌리기가 너무 버겁더라구요. 완전 절규했습니다. "시즌 초반이라 내가 아직 몸이 덜 풀린거야..."라고 변명하기엔 엑스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요.
엑스의 하드함과 제 허벅지의 허약함을 질탄하면서 시즌내내 엑스에게 맞는 세팅을 찾기 위해 스탠스 각도랑 폭도 여러가지로 조절해보고 여러번 연습해본 결과... 제가 얻은 결론은 위에 소제목 처럼 스탠스 각도를 무리하게 넓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트릭을 한 후 랜딩의 안정성 때문에 스탠스를 좀 넓게 하고 타는 편이 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하드한 데크의 탄성을 이용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엑스가 하드하다지만 스탠스 폭을 조금 줄였더니 노즈와 테일이 매우 쉽게 눌러지면서 충분한 탄성을 이용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 뒤로 버터링을 비롯한 프레스 계열의 트릭이 훨씬 더 쉬워졌습니다.
▷ 파크 : 탄성과 안정감
키커의 경우 라이딩의 안정감으로 인해 고속에서 어프로치도 안정적이고, 특히 랜딩시에 상당히 안정적이었습니다. 설질 안좋을 때 랜딩존에 파여있는 부분에서도 하드함으로 그냥 뚫고 착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키커에서 펌핑 제대로 하면 높이 오방 나옵니다.
하프는 이번에 들어가기 시작해서 잘하진 못하지만 엣지가 원하는 대로 잘 박히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 총평 : 큰 스케일을 원하신다면 Custom X
게시판을 둘러본면 엑스는 커스텀에 라이딩쪽이 강화된 올라운드용 데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고 저도 이말에 상당부분 공감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커스텀과 비교되는 엑스의 하드함이 이야기 되는 것 같습니다.
커스텀과 커스텀 엑스가 이름도 비슷하고 그래서 그 구분 기준이 트릭 위주, 또는 라이딩 위주의 이미지가 각인 되어 있는 것 같은데 조금 다른 표현을 제안한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스케일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큰스케일을 추구하시는 분은 엑스를, 보통 정도의 스케일을 추구하시는 분이라면 커스텀이 괜찮을 것이 같습니다. 큰스케일이라 하면 큰스케일의 라이딩, 큰스케일의 트릭을 총칭하는 것으로 제 나름대로 정의해 볼까 합니다.
예를 큰스케일의 트릭이라고 하면,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가 둔턱(?)에서 뛰어 180, 360를 해준후 깔끔하게 랜딩해서 또 카빙으로 가는... 그런 트릭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난 트릭을 하고 싶은데 엑스는 트릭위주가 아니라 다른 것을 사야겠다"라고 데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아기자기하게 트릭하는 것보다는 좀 빠르고 깔끔하게 트릭하는 게 더 멋져보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엑스를 사시는 그런... 트릭에 대한 개념이 있다면 데크를 구입하는 데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파크나 라이딩 위주로 생각하신다면 엑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잘 타지는 못하지만 오래동안 보드를 타본 사람의 입장에서 장비에 대한 견해를 감히 말씀드린다면, 장비는 주인의 실력하기 나름이라는 말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하드한 데크로도 트릭을 잘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소프트한 데크로 트릭을 못하시는 분들이 많죠. 장비를 탓하시기보단 실력을 먼저 생각해보시고 지금가진 장비를 먼저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업그레이드 생각하시는 분들은 비시즌동안 돈 많이 모으셔서 원하시는 장비로 내년시즌 슬롭에서 뵙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