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에 롬 390바인딩을 쓰고 있는데요, 한 달 정도 사용해본 소감을 말씀드리려구요.
전체적인 면에서 롬 바인딩의 제일 큰 장점은 부드러움과 편안함 같습니다.
두툼한 패드로 돼있는 앵클스트랩과 중간 부분이 신축성 있는 재질로 만들어진 토스트랩이
발목과 부츠 발가락 쪽을 넓고 부드럽게 감싸줘서 특정 부분이 눌리거나 아픈 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라쳇이 부드럽고 힘 전달도 용이해서 부츠를 완전히 결합시키는데 큰 힘이 들지 않고
풀 때도 걸리는 일이 없어 아주 편했습니다.
이번에 스트랩 길이를 툴 없이 조정할 수 있게 만든 부분이 처음 봤을 때는 쉽게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1월 내내 파크에서 키커 위주로 타면서 심하게 넘어졌을 때도 아무 이상이 없
는 걸 보니 내구성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라이더의 움직임에 바인딩이 얼마나 잘 반응하느냐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부분에 있어선 반응성이 너무 좋아서(?) 초반에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직활강 또는 키커 진입 시
390이 라이더의 사소한 움직임에도 반응하여 밸런스를 유지하기 어려웠는데요, 그래서 저는 나중에
아예 바인딩을 좀 느슨하게 채워서 둔하게 만들어서 타다가 날이 갈수록 조금씩 더 조이면서 적응
해 나갔습니다.
바인딩을 세밀하게 세팅할 수 있는 것도 정말 좋은 점 같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반응성이 좋
다는 생각도 들고요. 다만 처음에 부츠에 맞게 세팅하려면 바인딩을 분해하다시피 해야 돼서 시간
이 많이 걸리는 게 짜증났습니다.
그리고 베이스플레이트 밑에 있는 고무 패드가 정말 맘에 드는 것이 충격 흡수는 둘째 치고 데크
에 흠집을 안내서 대만족이었습니다. 예전 바인딩 쓰면 팔거 아니면서도 데크에 바인딩 자국이 나
서 속상했거든요.
기능적인 면에서는 매우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데 사소한 몇 가지 부분에선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토스트랩 부분에 미관 상 토텅을 감춰주는 가죽 부분이 있는데 토텅이 그곳 안으로 안들어가고 밖
으로 삐져나오거나 걸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 때문에 가죽부분의 박음질 선도 조금 터졌구요.
그리고 이건 도색한 바인딩이라면 거의 다 갖고 있는 문제점 같은데요, 하이백이 움직이면서 힐컵
에 도색된 부분을 계속 벗겨냅니다.
그리고 아직 지켜봐야 될 부분이 라쳇인데, 작년 390의 경우 한 시즌 사용한 결과 스프링이 느슨
해져서 바인딩을 풀 때 매끄럽게 안풀리고 자꾸 걸리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스프링에 전혀 문제없
고 부드럽지만 문제가 생길 지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