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0910 W Focus BoA


일단 시작하기 앞서서 본인의 장비 경력(?)을 잠시 언급하겠습니다.


저는 DC부츠를 2년정도 쓰고 바로 말라뮤츠로 넘어간 케이스 입니다.
말라 한번 쓴 뒤부터는, 마티즈 타다가 벤츠 타는 기분이랄까? 다른 부츠를 알아볼 생각조차 안하면서 몇년을 보냈네요.
올해도 원래 계획은 어김없이 말라뮤츠를 타고 출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엄청난 이변이 일어났던 거죠.
제가 부산쪽에 살아서 부산쪽 동호회 활동을 하는데요. 동호회 정모 때, 바로 샾 투어를 했던 거지요.
저는 원래 샾투어하면서, 보고싶은 아이템만 미리 준비해가서 다보고 바로바로 나오는 스타일이라서, 단체로 샾투어하니까 시간남고 미치겠더라구요. 그래서 이참에 여자친구 부츠나 알아볼까? 라는 가벼운 마음에, 종업원 한명 불러서 부츠 추천좀 해달라고 했지요. 종업원이 32를 추천해주더라구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바로 말라로 넘어간 케이스라서 그 외의 부츠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32라는 브랜드도 그날 처음 들었지요. 32의 첫 인상은, 뭐 이쁘네? 이 정도였습니다. 근데 종업원이 가볍다면서 제 손에 32 부츠(Focus BoA)를 쥐어쥐자.

그야말로 유레카!!! 이게 진정 스노우보드 부츠란 말인가? 라는 충격이 제게 왔습니다. 말라에 익숙해졌던 저에게는 좋은 부츠의 이미지는, 시멘트에 발을 담궜다가 굳어진뒤에 시멘트를 끌고 댕기는 것 같은 하드함/무거움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거든요.

위 그림의 잠수부 신발 같은 느낌이랄까요? ㅎㅎㅎ

종업원이 여자친구에게 부츠를 신기고 있을 때 사실 제 마음은 이미 충격으로 머리 어디선가 나사가 빠져 있었습니다. 상급부츠가 가벼울 수 있다니... 가벼울 수 있다니..... 무엇인가, 세상이 지금까지 절 속이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 게다가 상직적으로 BOA라면, 단단하게 조여져야 하지 않아야 하건만!!!!!!!!! 부츠를 다 신은 여자친구는 너무나 피팅감이 좋다고, 발목을 완전 꽉잡아준다고, 남는 공간이 하나도 없다고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세상에 대한 풀지 못한 분노를 억누르며, 나는 말라교야 말라교야 말라교야 라는 말라도문을 3번 속으로 외치고 나서야 조금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표정은....

이런 표정이었을 겁니다.

아무튼간에 여자친구는 32의 W Focus BoA에 대해서 1.디자인 2.가벼움 3.피팅감 4.편리성 모두 최고라면서 엄지양손을 쫙쫙 쳐들면서 이건 꼭 사야된다고, 주장했지만.

샾투어때 만난 예상치 못한 아이템은 절대 충동구매 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는 저이기에 못사게 하고 샾을 떠났습니다.(사실 저런 좋은 부츠를 이월로 발견한 여친에 대한 질투였을지도 모릅니다.....)


샾투어를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잠도 자지 못하고 12시간동안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32에 대해서 하나도 남김 없이 뜯어보고 분석하고 리뷰를 읽어보았습니다. 헝글의 리뷰는 물론이고, 외국계 리뷰까지 전부다요.

4시간정도 뒤져본결과, 제가 내린 결론은 이 부츠 정말 제대로 대물이구나! 처음의 느낌은 하드한 상급 부츠들의 발상을 뒤집은 사파적 느낌이었다면, 웹질 4시간 뒤에 느낌은 정파와 사파의 경계가 흔들리는 느낌이었죠.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아까 잠도 안자고 총 12시간 웹질을 했다고 했는데, 리뷰를 본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8시간 동안은 무엇을 했었냐구요? 그 시간 동안에는 09/10 W Focus BoA 중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기 위해서 웹질을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론적으로는 돌아돌아서 처음가서 신어본 샾에서 전화로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또 생각나죠.


2부에서 컨티뉴뉴뉴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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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Hoopers™

2010.10.15 23:58:05
*.71.243.85

허허.. 연작이군요.. 장비 사용기에도 드디어..

다음편 기대합니다.

한리

2010.10.16 02:08:20
*.177.229.228

글쓴이의 마음이 확 와닿는 문필이십니다^^ 다음 후기 기대 됩니다. 글 잘쓰시네요^^굿굿

어이쿠

2010.10.16 12:39:24
*.72.173.123

오 이런 형식의 사용기는..ㅋㅋ 멋지세요 재미도 있고, 다음편 기대해 봅니다
신어본거중 써리투가 젤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음~

™판때기보더

2010.10.18 16:22:22
*.228.114.35

사용기 잘봤어요..ㅋㅋ

퀸~

2010.10.20 17:00:59
*.110.171.236

저도 원래 말라 신었는디 올해 요 보라색으로 신어보고 질렀어요
아는 동생도 요거라는거.. 윗 글 보니 휘팍이신거 같은데 .. 신발만 보고 다니다가 있음 마구 물어봐야 겠어요
글재주가 짱.. 뵙고 싶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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