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는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말라뮤트와 팀투는 저 개인적인 사용경험 뿐만 아니라 부츠를 사용하는 다수의 주위 사용자들 의견을 많이 반영했습니다.
말라뮤트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저 역시 말라뮤트에 대한 환상이 대단했습니다.
잘 잡아준다는 뒤꿈치 고정 능력, 하드한 플렉스, 뛰어난 보온성과 방한성. 기타등등..
하지만 대략 20여회의 사용 후에는 말라뮤트에 대한 환상이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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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우 프레스 시의 끈 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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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뮤트를 신고, 끈을 정말 '제대로' 묶은 후에 무릎을 힘껏, 그러니까 보드를 타면서 토우엣지를 주는 형태로 눌러보십시요. 반복할수록 끈이 살짝 밀려납니다.
저는 처음에 부츠를 제가 불량품을 구입했거나, 아니면 끈을 잘못 묶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저만 겪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사용자의 70% 정도꼴로 같은 문제를 호소했습니다.
저는 헝그리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이와 관련된 질문을 올렸는데 의외로 '같은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무려 10명이 넘게 있었습니다.
말라뮤트의 외피끈은 아시다시피 묶는 것이 아니라 조인 후에 걸어두는 형태입니다. 끈을 힘껏 조인 후 부츠끈을 홀드해주는 홀에다가 걸어두면 끈이 밀리지 않는 것....이 원래 의도인듯 한데 문제는 이렇게 끈을 걸어두더라도 끈이 '밀려납니다'
수십회의 토우와 힐을 반복하는 라이딩에서 발목을 잡아줘야할 끈이 밀려나면 부츠의 목 부분 간격이 늘어납니다. 결국엔 발목 부분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부츠는 발목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게 됩니다.
혹시나 '부츠 끈을 홀에다가 제대로 고정시기키 않은것 아니냐?'라고 되물으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저를 포함한 제 주위 사용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구입샵을 포함해 다수의 샵을 돌아다녔으며 살로몬 부츠에 대해 잘 아는 샵 매니저들이 직접 묶어준 경우도 몇 차례 있습니다.
'분명히 끈을 홀에다가 고정을 해도 어느 정도 강하게 토우를 주면 끈이 밀려납니다.'
오히려 샵을 돌면서 들은 몇몇 대답들이 사람을 황당하게 만들더군요.
"말라뮤트가 끈을 묶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풀릴 수 있다. 라이딩을 하면서 끈을 조여라"
-> 라이딩 하면서 끈 묶다가 날 새겠군요.
"부츠를 묶고 그렇게 프레스를 주면 끈이 안밀려나는 부츠가 어디있냐?"
-> 많습니다. 적어도 디럭스 부츠와 32 부츠들은 문제가 없습니다.
결국 말라뮤트의 끈 밀림 현상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중 하나는 (해보지는 못했지만) 끈 고정 핀을 나사로 해체해서 다른 부츠처럼 묶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것 자체가 우습더군요. 마치 C-16에 전기테이프 두르고 타라는 소리랑 비슷하게 들리더군요-_-
한두푼도 아니고 국내에서 최고가를 자랑하는 부츠중 하나인 말라뮤트가 '개조를 해야' 제대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부츠라니.
물론 말라뮤트를 사용하는 유저의 100%가 똑같은 문제를 겪은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용자 중에선 이렇게 확실하게 조여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너무 꽉 조이지 않아 피가 잘 통하니 오히려 좋더라'라고 잘 사용하는 분도 계십니다-_-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단 1%의 유저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도 이글을 읽는 당신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입니다.
사용기라는 것은 그러한 문제점에 대한 경험담과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저를 포함한 말라뮤트 사용자들 중 상당수가 이러한 문제를 겪었기에 사용기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비싼 부츠고, 명성있는 부츠라도 자기가 신고 프레스를 주는데 끈이 밀려난다면 쓸모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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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떨어지는 방한성, 발 시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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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게도 기존에 사용하던 케빈존슨보다 더 발이 시렵습니다. 눈이 새어들어온다는 느낌보다는 바람이 살짝 들어온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매일 아이스반에서 라이딩을 하지 않는 이상 눈더미에 발이 쑥 빠지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이 경우 말라뮤트는 가끔씩 발이 시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의외로 방한성에 대한 부분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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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피끈 고정대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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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위에서만 이 증상을 4번 봤습니다. 그 중 한 번은 샵에서 새 제품을 아는 형에게 신겨보다가 샵 매니저가 부러먹었습니다 -_- 매니저도 대단히 황당해 하더군요.
말라뮤트의 내피 끈을 조일 때는 다른 부츠와 마찬가지로 끈 고정대가 있습니다. 여기에 어느 정도 힘을 주면 그대로 부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내피는 가장 강하게 조여야할 부분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부츠를 땅에 두고 있는 힘껏(물론 제가 초보도 아니고 아주 무식하게 당긴 것은 아닙니다) 조여줘야 발이 고정됩니다.
그런데 제가 사용하는 도중 오른쪽 부츠 내피 끈을 당기던 중 한번 파손되었고 제 주위에서 같은 부위를 한번 파손한 분이 계십니다.
오히려 저도 처음에는 제가 너무 세게 당겼기 때문에 파손된 줄 알았습니다.
결국 수리를 위해 구입샵에 부츠를 맡기고 무려 1주일간의 시간을 허비한 끝에 A/S를 받았습니다.
새로산 부츠를 신고 끈을 조이는데 (부츠 구입후 첫 라이딩 출격 때 바로 끊어졌습니다)황당하게 내피 끈이 그대로 끊어져서 샵에 맡기고 1주일이나 허비했다는 사실은 좀 황당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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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말라뮤트를 구입하기 위한 유저라거나 말라뮤트가 무작정 좋은 부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제 '사용기'를 유심히 살펴 본 후에 이 같은 부분을 강하게 체크한 후에 구입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위 문제를 겪어보지 못한 말라뮤트 유저도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부츠는 물론이고 장비라는 것은 자신이 사용하기에 편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사용기라는 것은 일종의 DB역할도 해야합니다.
개중에는 좋은 이야기도 있어야 하지만 나쁜 이야기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맹목적으로 좋은 장비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장비는 좋은데 내가 잘못 쓰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말이 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 같은 말라뮤트의 문제점을 무시하면서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왜냐? 사용하다보면 언젠가는 남들이 그렇게 극찬하는 이유를 '알수도 있지 않겠냐'라는 기대심리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상태에서 10여회 정도 더 사용후에 바로 미련을 버리고 처분했습니다.
저에게 발생한 문제가 다른 분에게는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1%의 확률로 발생한 문제가 당신에게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저는 말라뮤트를 '사지 말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말라뮤트를 구입하고 만족하는 유저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말라뮤트에 대한 문제점과 사용기를 분명히 '알고' 구입하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부츠가 1-2만원하는 제품입니까? 아닙니다. 당신이 힘들게 모은 수십만원을 투자한 중요한 '재산'이자 슬로프에서 신체를 보호해야할 '보호대'이자 몇년을 함께 할지 모를 '친구'입니다.
말라뮤트를 구입하기 원한다면 제가 경험한 문제점들을 참고한 후에 먼저 한번 신어보고 토우 프레스로 꾹꾹 눌러보고, 가능하다면 샵에서 물도 부어보고-_-; 오른쪽 내피끈도 한번 강하게 당겨보십시요. 물론 토우 끈풀림 현성에 대해 수 십번 프레스 주고나서 '이 정도는 내게 문제가 안되겠다'라고 생각이 되면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 물론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집이나 샵에서 신고 실험해보는 것과 라이딩 시에 실제 벌어지는 결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남들이 좋다 좋다하는 부츠니까 당연히 대충 신어보고 사도 되겠지!라는 편견은 버리십시요.
소위말하는 '최상급' 제품중에는 C-16처럼 테이프를 감아야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바인딩도 있고 몇번 타면서 계속 조여줘야하는 부츠도 있습니다.
의외로 저는 메이커의 중급 가격대에서 더 좋은 제품들을 많이 찾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C-16보다는 커스텀 또는 미션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됩니다)
말라뮤트 정도 사실 분이라면 부츠 한 시즌 쓸려고 사시는 분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무작정 남들이 좋다고 해서 '당연히 나에게도 좋겠지'라는 생각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일단 찍어놓은 물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가능하다면 한번 사용을 해본 후에 (주위 사용자 물건을 한번 시승해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헝그리를 비롯한 보드 사이트에는 최상급이라면 무조건 좋고, 자신에게도 적합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잠깐 이런 착각을 한 적이 있지요.
이 사람들이 올린 소위 말하는 사용기나 경험기 중에서는 좋을 것도 있지만 '주관'을 넘어서서 '맹목적인' 내용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맹목적인 내용만을 믿고 제품을 구입했다가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토우 끈풀림 현상을 샵에서 제대로 확인만 했다면 저는 말라뮤트가 저에게 맞지 않는다고 결정하고 구입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 주위에서 같은 문제로 올시즌 종료와 함께 말라뮤트를 처분하려는 몇몇 분들도 그럴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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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국 말라뮤트를 처분하고 팀투에 정착했습니다.
팀투는 말라뮤트에 비해 신고 벗기가 대단히 불편하지만 (이보다 더 불편한 부츠는 본적이 없습니다-_-) 한번 묶은 끈은 토우를 주건 나발을 떨건 '절대로' 밀려나지 않습니다.
방한성? 단 한번도 발이 시렵다는 생각조차 해보적이 없습니다.
내피 고정대 파손 문제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물론 저는 사람들 중에서 팀투를 신다가 저와 같이 '후회'를 하고 말라뮤트를 선택한 후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부츠는 가장 비싼 부츠가 아니라 당신의 발에 가장 잘 맞는 부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