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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자 여러분,
가내 평안하십니까.
변변치 않은 것만 사모으는 제가 지금까지 써 본 고글 사용기를 올리려고 합니다.
1. 지로 - 좌측 최하단입니다.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고 렌즈 이름도 모릅니다. 투과율은 알아요. 56%. 저 놈만으로 3년을 버텼습니다.
주야간 겸용으로 재고재다가 고른 놈이지만, 주간용으로는 탁월했습니다만 야간에는 좀 어두워요.
그래서 저 지로 고글과 함께 쓴 것이 스미스 클리어 고글인데, 마르고 닳도록 썼더니 진짜 마르고 닳아서 버렸습니다.
눈이 보이는 식겁하는 요즘 트렌드에는 맞지 않지만, 정말 괜찮은 놈이었어요.
2. 아이엑스나인 IX2 - 좌측 밑에서 두번째입니다.
고글을 사면 렌즈를 하나 더 주는, 가성비 깡패입니다. 2시즌 정도 쓴거 같아요.
투과율 76%의 미러끼 있는 클리어렌즈와 투과율 15%의 편광 블랙 렌즈 세트입니다.
문제는, 편광렌즈 딱 한 번 썼어요. 본인이 라이딩 하는 시간이 야간 아니면 오전뿐이기 때문에.. 슬로프에 햇빛이 다 들어오는 때에는 거의 철수하는 관광보더에게는 편광 렌즈 따위는 쓸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설사 해가 나는 때 까지 있다 하더라도, 투과율 15%는 정말 너무 어둡습니다.
범프? 그늘 밑에 들어가면 클로킹 합니다. 의문의 점프가 한 두 번 나는게 아니에요.. 물론 제 실력 탓이겠습니다마는..
편광렌즈는 정말 구름 한 점 없는 대낮에나 의미가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저 클리어렌즈는 진짜 말도 안되는 걸작입니다. 일단 예쁘고, 투과율 쩔고, 색 왜곡이 없어서 청명한 날은 청명한 대로, 흐린 날은 흐린날 대로 원래 색을 보여줍니다. 이 색 왜곡이 없다는게 진짜 멋진거에요. 고글쓰고 풍경을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으니까요.
프레임도 괜찮아요. 뭐 근데 요즘 고글 프레임 안 좋은 게 있나요..
근데 렌즈 교환이 좀 귀찮긴 합니다.
3. 아이엑스나인 IX2 - 좌측 밑에서 세번째, 네번째 입니다.
내용은 동일하고, 동일한 고글을 이렇게 사지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클리어렌즈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고글 하나 값이 클리어렌즈 하나 값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싼데, 안 지를 이유가 없잖아요?
솔직히 클리어렌즈를 덤으로 준다는 느낌보다는, 투과율 낮은(각 25%, 35%) 렌즈를 덤으로 주는 느낌입니다.
4. 오클리 에어브레이크 - 우측 제일 하단입니다.
렌즈는 다크그레이(투과율 20%?), 클리어(투과율 79%?) 잘 기억 안 나네요.
기본적으로 좋습니다. 근데 역시 다크그레이는 너무 어두워서 전혀 안 쓰고요. 클리어만 쓰네요.
솔직히 위에 IX2보다 좋은 점은 딱 세 가지입니다.
(1) 좀 더 비싸보인다. (2)렌즈 교체가 말도 안되게 쉽고 빠르다. (3)시야가 IX2보다 넓다.
그런데 다크그레이는 너무 어두워서 교체를 안 하니까 2의 장점은 저한테 의미가 없고, 1과 3이 남네요.
근데 저는 사실 고글 시야각이 꼭 광활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고글 써도 별로 불편한 걸 못 느끼겠어요.
그래서 남는 장점은 "비싸보인다" 한개.
5. 오클리 플라이트덱
렌즈는 투과율 85%의 미러끼 있는 클리어 렌즈와 투과율 20% 정도의 레드 뭐시기입니다. 그 제일 많이들 쓰는 색 있잖습니까.
마누라 고글인데.. 몇 번 써 봤습니다만 썩 만족스럽지는 않네요.
왜냐하면 IX2에 비한 장점이 위의 에어브레이크와 완전 똑같거든요.
근데 오히려 에어브레이크보다 못한점이 있어요.
그것은 렌즈교환..
이거 익숙해지는데 시간 좀 걸리고, 렌즈 안쪽을 안 만지고 교체하는게 불가능합니다.
고무로 되어있는 타파통 뚜껑 덮는 방식과 유사한데요. 첨에는 고글 망가질까봐 벌벌 떨었어요.
물론 제 손이 고자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서도.. 게다가 첨에는 엄청 빡빡하게 끼고 점점 헐렁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마누라한테는 비밀입니다.
여튼 별로에요. 에어브레이크가 낫습니다.
6, OGK(윙) V-STORM
이름은 거창하죠. 스톰이래요. WTD라는 브랜드로 다시 돌아왔던가요? 윙이라는 브랜드로는 잘 안 팔렸나보죠?
근데 솔직히 제일 최악은 이 놈입니다.
장점이 몇 가지 있기는 있습니다.
(1)상대적으로 싸다(10만원 초반) (2) 미친 시야각 (3) 만듦새
일단 만듦새가 좋습니다. 전혀 싼티가 안 나요. 신경 쓴 티가 납니다. 가격을 알고 보면 깜짝 놀랄 마감이에요.
마감이 좋다보니 쓰고나면 간지도 납니다.
시야각은 장난 아닙니다. 얼마나 장난 아닌가하면.. 180도를 볼 수 있다는 붕어가 써도 본인 시야를 다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관자노리까지 렌즈가 이어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사람이 붕어는 아니잖아요.
그럼 문제점을 볼까요.
(1) 기본 렌즈 꼬라지가..
저 프레임에 쓸 수 있는 렌즈라고는 원래 달려있는 투과율 15%짜리 렌즈 하나 뿐입니다.
근데 저 렌즈는 투과율뿐만 아니라, 색 왜곡이 장난 아닙니다.
저 고글만 쓰면, 하이디가 뛰놀 것 같은 화창한 날씨가, 핵폭탄 터진 3차대전 직후의 세계같이 됩니다.
저 렌즈가 이름조차 없던데.. 관계자 분이 보실 지 모르겠지만 제가 건의 하나 할게요. 황사 렌즈 어때요?
진짜 쓰레기 같은 렌즈입니다.
(2) 교체할 렌즈가 없다.
클리어 하나만 내 주면, 제 안에서 이 녀석 랭킹은 팍팍 올라갈겁니다. 근데 안내줘요.
클리어렌즈 언제 내 주냐고 작년부터 계속 OGK에 전화하고 있는데.. 뭐 계획 없다네요.
이벤트 거창하게 자꾸 하시는 거 같던데.. 그런거 하지말고 고글의 생명인 렌즈 라인업부터 좀 갖추시는게 어떤가 싶네요.
정리하자면,
1) 브랜드 네임이 자리잡은 양산형 고글의 경우, 프레임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다. 40불짜리 지로 고글이라고 얼굴에 안 달라붙는것도 아니고.. 200불짜리 오클리라고 자택 소파에 앉아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주는 것도 아니다.
2) 가격 고려시 클리어는 IXNINE이 최강. IX3는 모르겠어요. IX2가 너무 좋아서 사재기를 해놔서 쓸 일이 있을지 없을지..
3) 오클리는 가격에 걸맞는 메리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뭐 이뻐서 사신다면야...
4) 렌즈 김서림 방지 등은 비싼 고글이라고 더 좋고 그런거 같지는 않다. 그리고 렌즈 내구도도 뭐.. 왠만한 브랜드는 다 비슷하지 않나 시프요..
5) OGK, WING, WTD.. 이름만 바꾸지말고 렌즈 라인업좀.. 그래야 저 황사렌즈를 갖다버리지..
이상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사용기이므로, 일독에 주의를 요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뻬뻬뽀 드림.
그 오묘한 핑크빛 돌면서 투명한 그느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