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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aumburnaby.blogspot.ca/2013/07/maummeditationinterview1.html
근데 언제부터인가 괴로웠어요. 항상 공부할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과제가 끝났다 마음을 놓는 순간, 다음 과제가 있고, 늘 숙제해야 하는데, 공부해야 하는데…. 하지만 정작 내가 왜 이 공부를 계속 힘들게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거예요.
하지만 저도 그랬듯이 정작 학생들은 자기가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해요.
습관처럼 하는 거죠, 지금까지 그래왔으니까. 사람들은 대개 카이스트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도 없고, 다 보장되는 줄 알지만, 실제론 열등감이 엄청 많아요. 공부 이외의 것은 서투르니까 공부로 채워왔는데, 이 학교에 와서는 공부마저 밀리니까 고통스러운 거죠.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진실한 친구 관계가 어렵고,
늘 외로웠어요. 서로 경쟁자라고만 생각하니까요.
특히 밥 먹는 친구가 제일 중요한데, 혼자 외롭게 먹는 건 자존심이 허락 안 하니까 식사 시간만 되면 급해졌어요. 서로 밥 먹는 사람 찾는다고 ‘밥 같이 먹을래, 시간 되냐?’ 문자 보내고. 혼자 밥 먹게 될까 봐 초조했던 거죠.
마음수련은 대학교 4학년 겨울 방학 때 우연히 마음수련 관련 책자를 보고 하게 됐어요. 그 책에 나오는 사람들 얼굴이 너무 밝은 거예요. 나도 여기서 뭔가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제가 평소 차갑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마음수련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제 모습을 제대로 봤죠.
남들 하기 싫은 일을 도맡아 한 줄 알았는데, 다 잘 보이려고 했었고.
오직 나만 위해 살았구나! ‘이 수련 끝까지 안 하면 평생 그렇겠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앞이 깜깜했어요.
밥 한 끼를 사줘도 다음번에 쟤가 사주겠지 하고, 친구가 뭔가 제안을 할 때 항상 수긍했지만 나를 안 좋게 볼까 봐 마지못해 한 거고, 평소엔 연락 안 하다가 필요할 때만 찾고…, 그렇게 살고 있더라고요. 상대를 위하는 건 하나도 없고, 다 계산적으로, 오직 나를 위해서. 왜 인간관계가 어려운지도 알게 됐죠. 내세울 게 공부나 카이스트밖에 없으니까 누구를 만나도 인간적으로 다가가기보다, 난 이런 사람이다 우쭐해하며 관계를 맺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말을 툭툭 내뱉고, 질책하고,따듯한 말은 못 해줬던 거 같아요.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없앴어요.
그런 내가 너무 싫었으니까요. 마음의 뿌리를 찾아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공부 잘한다, 예의 바르고 똑똑하다 칭찬받으니까,
자존심만 높아 있던 거예요. 나는 바르게 하는데 너는 왜 그렇게 하느냐,
내 틀로만 봤던 거죠.
그런 마음을 버려보니 이제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실제로 그 사람의 마음이 돼서 이야기하면 그게 바로 하나인 건데 그걸 몰랐던 거죠. 이제 상대 입장에서 귀담아들으니까 상대가 지나치듯 한 말도 새겨듣게 되고, 챙겨주게 돼요. 덕분에 요즘은 친구들도 편하다 하고 동생과의 관계도 좋아졌어요.
옛날에는 항상 내가 벽을 쳐놓고 외롭다 하고, 같이해도 그 기쁨을 몰랐는데
내 마음 다 허물고 나니까 원래부터 모든 사람들이 항상 같이 있었더라고요.
저는 마음수련하면서 비로소 삶의 목적이 생겼어요.
나보다는 남을 위해, 주위 사람들이 먼저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살고 싶어요.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만 살아오면서 그것이 얼마나 불행한 건지 충분히 알았으니까요.친구들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가령 내가 노벨상을 받으면 만족할 수 있을까? 빌 게이츠처럼 돈을 많이 벌면 과연 행복할까? 인간의 만족은 끝이 없는 거 같아요. 나란 존재는 채워도 채워도 만족이 없으니까요. 행복했던 순간 바로 허무해졌던 것도 그 이유였어요. 중학교 때 과학고 합격 통지서를 받고 기뻤지만 다음 날이면 허무했고, 이 시험만 끝나면 자유다 했는데 막상 시험이 끝나면 또 허무하고…. 항상 그걸 반복했던 거 같아요.
월간 마음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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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마음수련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