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전 중고장터를 통해서 한분과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가지고 싶었던 좋은 물건 싸게 산다는 기대를 하며
은행에 들러 30만원 인출해서 약속장소로 나갔죠.
제가 사려는 물건은 이곳 장터가 아닌
다른곳을 통한 인라인스케이트 였습니다.
판매가격이 38만원이었는데 판매자분께서
상태는 A급이라고 하셨고 28만원에 판다고 하셨거든요.
약간의 에눌을 기대하면서 직거래를 하러가는 설레는 마음...
경험자들은 이해하실겁니다.^^
하지만 직접 물건을 보니...정말 너무한다 싶더라구요.
부츠는 온통 기스투성이, 여기저기 헤진부분도
보이고...휠은 상당히 닳아있고...
과연 이게 말씀하신 A급이라는 물건인가...
정말 갖고싶던 물건이었지만, 구입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에눌을 해준다고 할지라고요.
하지만 상태에 불만을 표시하는 저에게 그래서 싸게파는게 아니냐...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A급의 기준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합리적으로 생각할수 있는
표현방법이 ABCD 여서 장터에서 많은분들이 이용하시죠.
결국 시간과 차비만 낭비하고 그냥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며칠전 여기 장터 통해서 제 보드세트 팔던 기억이 나더군요.
제 보드는 딱 5번 탄거였고요...부츠, 바인딩은 정말 샵에서
다시 새거라고 속이고 팔아도 될만큼의 상태였습니다.
다만 데크 상판에 약간의 기스가 있었죠.
제 성격이 소심해서인지 몰라도 전 제 보드 내놓으면서 데크에 기스가 너무 신경쓰였습니다.
사시려는분이 이 기스들때문에 맘에 안들어 하시면 어쩔까..
사실 기스라고 해봐야 살짝 긁힌정도...
보드 한번타면 생기는 그런 기스들이었습니다.
구매자분, 제 보드 보더니 너무 깨끗하다면서
정말정말 좋아하시는거였습니다.
저도 물론 기분이 좋았죠.
그래서 멀리서 오신분께 에눌도 해드렸습니다.
원래 싸게 내놓은 물건이었는데도요..
요즘 중고장터에 딴지글이 많아졌습니다.
또 자유게시판에는 딴지에 반대하시는 분들의 글도 많고요.
하지만 전 어느정도의 딴지에 찬성합니다.
무턱대고 판매자를 욕하거나 어이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정당한 사유로 적정가를 제시하는 글은 정말 찬성합니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자기 물건 중고로 파시려는분들...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이 정말 큽니다. 그리고 구입할때 가격을
잊지 못하죠.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고로 팔때는 자기입장이 아닌 구매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가격을 정해야합니다.
공구하는 샵 재고물건 가격좀 알아보고,
중고장터에서 지난글들 검색해보면
자기 장비는 어느정도가 적정가인가 쉽게 알수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물건이 아까워서...구입가격이 그리워서...
실제의 자신의 물건 상태는 등한시하고
자기 주관의 가격만 내세우는 분들에게는
딴지가 필수적입니다.
전 중고장터 자주 이용합니다.
제가 팔려고 내놓을때면 정말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가격으로 올리고,
만나면 당연히 에눌도 해드리고요.
하지만 제가 구입을 위해 판매자를 만나보면 과연 이정도 상태가 이가격이
맞는것인가 정말 의문이 들때가 많았습니다.
물론 저도 에눌을 요청하지요. 하지만 대부분 거절하더군요.
며칠전 A프레임 구입할때도 그랬습니다.
상태를 보고, 에눌을 거절하는 판매자를 보며 그냥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멀리까지 찾아간 것이었고 사용하는데 크게 지장없을테니 그냥 사자...
그리고 판매자에게 돈을 건냈죠. 지금은 후회합니다.
중고장터 물건구입하시려는분들...
사고나서 후회해봐야 중고장터 환불도 안됩니다.
맘에 안들면 그냥 냉정하게 돌아설수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약속장소는 일방적인 피해를 보지 않도록 꼭 가운데 쯤으로 잡으시고요.
판매하시려는분들...
자기 물건에 애착이 가는것은 누구나 이해합니다.
하지만, 시장가격이라는것이 있답니다.
자기가 100만원에 구입한 보드세트가 한시즌이 지나보니
공구가격에 60만원도 안될경우가 있죠.
그럴땐 물론 중고이니 상태에 따라서
최고 40만원 정도에 내놓아야 마땅한 가격입니다.
또 적정가 책정 못하시는 판매자분들 보면 어느샵인지 모르겠지만,
눈탱이 맞고 구입하신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적정가격도 모르고 자기 구입가에서
조금 손해보는 가격에 판매하시려고 하니까,
이런분들 바로 딴지 걸리는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중고 물건파시려면
구매자의 입장에서 입맛에 맞는 물건을 내놓고 적정가를 매겨야합니다.
자기에겐 보이지않던 물건의 흠집들이 중고물품 구입하려는 구매자들에게는 잘 보입니다.
구매자가 눈썰미가 까다로워서 일까요?
아닙니다. 판매하시는분이 자기 물건 애착이 강하고,
손해보고 팔기아깝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자기물건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글을 써놓고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헝글게시판에 이렇게 긴글 올려보긴 처음입니다.
오늘 아침에 너무 기분이 안좋고,
생각이 많아져서 넋두리를 풀어놓게되었답니다.
이해해 주시고요,
끝까지 읽어주신분이 계시다면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그럼...
* 정덕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10-29 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