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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젊은 이라고 쓰려다가, 그건 어감이 너무 좋은거 같고...

그냥 '멍청한 젊음' 정도가 딱 어울리는거 같습니다.

제 얘기이기도 하고, 여러분 얘기이기도 할겁니다.

 

제가 보드를 안탈때의 입장은 그랬죠. 보드타는 사람은 한심한 사람이었습니다.

늘상 겨울마다 현금 200만원씩 보드용품에 꼴아박는 제 여동생을 보면서 한심했습니다.

그러는 저는? 그때 여자만나고, 술먹고 하면서 쓴 돈이 과연 그것보다 적었을까요?

 

지금도 저는 명품에 목을매는 여자들이나 남자(남자도 많죠)들에게

한심하다느니 뭐라고 이야기할 주제가 못됩니다.

 

누가 저한테 이런 얘기하면 전 뭐라고 해야할까요?

추리닝 같은 바지하나를 20만원씩 주고사고

나무합판 판떼기 같은 데크를 70만원씩 주고 산다? 미친거 아니냐?

 

그것이 합리적인 가격이던, 거품이 끼인 가격이던, 기능에 매겨진 값이건, 디자인에 매겨진 값이건,

이 데크는 신터드 4천이고, 탄성이 좋고 최고급코어이고 어쩌고 설명해줘봐야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결국 취향의 차이를 존중하지 못하는거죠.

 

저도 역시 말을 못할뿐, 여자들의 화장품가격과, 핸드백 가격에 (거의)분노하는 사람입니다.

 

 

누가 명품 타령을 하기전에 본인이 명품이 되자고 한말. 너무 좋은 말이지만 참 따라하기 힘든 말이군요.

데크타령하기전에 실력이나 키우자.... 뭐 비슷한 말인가요?

 

 

 

 

 

------------------------------ 글 긴거 안좋아하시면 이 아래는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

 

 

 

 

 

쓸데 없이 가만히 있던 자본주의님에게 태클좀 걸어보겠습니다.

지금 이순간, 이 지구상에서 현금가치로 환산되지 않는 가치가 뭐가 있을까요?

거의 모든 것이 현금으로 환산이 가능한 세상에서 돈의 효용성은 무한대로 커집니다.

 

그러다보니 전통적인 인문학은 경제학에 매몰되어 버렸습니다.

모든 지식이 돈으로 환산가능한데, 돈이 안되는 지식이 도대체 무슨소용이 있을까요?

 

제가 제대한 2002년에도 그랬습니다. 2000년도 이후 학번들은 워렌버핏은 알아도 플라톤이나 니코마스키는 모릅니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은 알지만, 칸트가 뭐하는사람인지는 잘 모릅니다. 니체가 왜 신이 죽었다고 한건지 아는사람이 없습니다.

동양인문학은 더 심각하죠. 이기이원론이 뭔지, 이기일원론이 뭔지? 그거 알면 에네르기파는 쏠수 있는건지? 

 

교수님이 학문을 하고자 상아탑에 온사람들이 플라톤도 한번 안읽어봤다는게 말이냐 되냐고 한탄을 해도

아무도 신경안씁니다. 요즘에 누가 학문을 하러 대학에 갑니까? 취직을 하러 가는거죠.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게 되가고, 당연한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신자유주의가 위험한지, 자본주의의 맹점이 뭔지 이해하지도 못한채,

돈의 노예가 되어서 홀린듯이 지름신만 영접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보면 내가 한심합니다.

하다 못해 90년대 꼴통들은 마르크스라도 읽었죠... 2000년대 꼴통들은 아제로스 역사관 말고는 아는게 없군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처참한 가치관의 뒤틀림이 낳은것이 바로 MB정권이고, 거대자본이고, 통큰치킨이고, SSM입니다.

 

그리고 신상 데크에 환장해서 무이자 6개월로 질러야하기 때문에

아직도 직장을 못때려치우는 자본주의의 노예 바로 저입니다.

 

 

아 참 멍청한 젊음입니다... 별로 젊지도 않지만...

엮인글 :

기윤

2010.12.20 14:13:26
*.178.237.21

자기가 좋아서 하는일로 돈을 버는것과

생존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하는일

그리고 돈이 좋기에 돈 되는게 곧 내가 좋아하는 일.

돈 된다면 작은 부정부패, 치사한일은 괜찬다는 결과주의.


여기 오시는분들 먹고 살 밥이 없는 분들은 없잔아요.

세상은 점점 후자로 넘어가고 있고 전자의 사람들은 소외를 당하고 있죠.


꽃마리 

2010.12.20 14:19:22
*.100.228.1

그래서 그런지 먹고 사느라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 이야기를 하면 욱하시는 분들도 있는것 같아요.

먹고 사는 일이 시국 현실보다 중요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런 분들 많이 봐왔습니다.

 

헝글이든 어디든 게시판들을 보면서 늘 느끼지만 '역지사지' 만큼 중요한건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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