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에 평가가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박근혜 이전 최저 지지율 디펜딩 챔피언이었죠. IMF는 그가 제 역할을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태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모든 공을 덮죠. 제왕적 대통령으로서의 권세도 이명박근혜를 능가하면 했지 모자라진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벌어진 일이기에 그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영삼 때 imf 오고, 선거 할 때 3당 야합해서 지금의 정치 구도가 경상도vs 전라도 된 것도 사실 김영삼의 책임이 어느정도 있다고 보는데요... 그래도 금율실명제나, 군대내 하나회 척결은 업적이라 생각 합니다. 저도 김영삼이 이병박, 박근혜 같은 급이라고 보는 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금융실명제의 경우 실행 이후 5년만에 그 효과가 사라졌다고 봅니다. 그 5년은 금융실명제를 무력화 시키기 위한 꼼수를 창안해 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었을 뿐이죠. 하나회 척결은 인정할만한 업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능하고 부패한 - 진정한 황군의 후예인 지금의 한국 군대를 보면 군내 사조직 하나 없앤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점은 간과한 거죠. 하나회를 없앨 때도 군 자체에 대한 개혁과 제도 개선에 관심 있었다기 보다는 개인 감정 문제가 더 컸습니다. 물론 동기가 그렇다고 해서 하나회를 뿌리 뽑은 업적이 훼손되진 않습니다. 다만 하나회를 없앤 자리를 다시 여러 군내 사조직(각종 출신 동기회 등의 이름으로)이 채울 것이라는 것 쯤은 예상하고 제도적으로 이를 금지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명박처럼 탐욕스럽지 않았고 박근혜보다는 똑똑하고 의지도 있었지만 IMF 사태 하나만으로도 그의 다른 업적을 인정해 주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의 공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해도 "그럼 뭘해? IMF 사태 터질 때까지 한 게 없는데?" - 이 반문 하나로 무너지는 거죠.
아, 미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는 없습니다만, 클린턴이 영변 폭격을 계획하고 있을 때 자신이 나서서 이를 저지했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정황상으로도 그의 말이 옳을 것입니다. 저는 김영삼 대통령 최대의 업적은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
IMF 때에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대기업들이 휙휙 넘어가는 바람에 눈에 잘 띄었고, 국민들이 호주머니 털어서 금붙이라도 내놓을 수 있는 기개와 여유(?)가 있었죠.
지금은 자앙~~기간에 걸쳐 서민들의 삶만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소득은 안 오르는데 물가는 올라가고 빚은 늘어나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동네에서 슬리퍼나 끌구 다니는 백수 신세죠. 대기업들은 고혈을 빨아 챙긴 돈으로 호의호식하며 경기가 어렵다며 끙끙대는 시늉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