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일입니다만

요즘 택시 정책 뉴스가 나올 때마다

택시기사와 관련되어 생각나는 경험이 있어서 적습니다

저는 거의 택시를 안탑니다 (일년에 한 번?)

버스 지하철이 잘 되어 있고 시간 나면 오토바이 타고 다니고 해서....

문화의 날 밤에 영화관에 오토바이 타고 영화를 보고 오는 길이었는데

택시가 상당히 위협운전을 했습니다

가다보니 마침 승객을 내렸길레

왜 그렇게 위협운전을 하냐고 이야기 하니까 안에서 꺼져.xx야.이런 말만하면서 회피합니다

창문 내리라고 두드리니까

욕을 하면서 내리더니

"이 ㅅㄲ 창문을 두드려? 두고보자" 면서 전화로 경찰을 부릅니다

저야 뭐....법을 좀 아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어찌되나 봤죠

경찰 금방 오더군요

한 명은 택시운전자와 저 쪽에서 이야기하고

한 명은 저와 이야기하고...

그런데 이야기하는 폼이 이상합니다

운전자와 이야기하던 나이 먹은 경찰이 오더니

재물 손괴죄로 긴급체포 하겠다고 합니다

으잉? 이게 뭔 소리?

아시는 분은 어찌된 일인지 아시겠죠? ㅋ

알고보니

이미 어디선가 구겨진 차 문짝을 제가 발로 찼
다고 진술했더라구요

더구나

긴급체포 하겠다는 나이 많은 경찰도

아무리 몰라도...

그래도 몇십년은 경찰하신거 같던데

체포 요건도 모르고...절차도 모르고...

에구구....정말 이 때 든 생각은 놀람, 당황이 아니라

총체적 실망이었습니다

서울 택시기사나

서울 경찰이나....이 정도일 줄이야 -_-;

그래서 어찌되나

한 번 지구대 경찰차 타고 갔죠

제 동네이기도 했구요

동네 경찰관 어떤 분들이 어떻게 일하나 보기도 하려구요

같은 동네 사는 변호사 대학동기에게 전화해보니

마침 퇴근하고 바로 지구대 근처 지나고 있다고 해서

그럼 잠깐 들리라고 했습니다 (변호사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딱 그 친구가 생각 났는데 근처 지나고 있다고 해서 웃겨서 들리라고 한 겁니다 ㅋ)

이 때 정말 놀란건

일선 경찰서에서 얼마나 형사피의자의 절차법적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지 체험했습니다

변호사 동기와 지구대 사무실을 나가서 복도에서 사건 이야기하고 있는데

경찰 2명이 바로 옆에 따라나와서 대화하는걸 듣고 있는겁니다

정말 일선 경찰들의 헌법지식이 이 정도 일줄은...-_-;

"뭐하는거냐? 형사피의자 변호사 접견교통권 모르냐?"

눈치보니 정말 모르더라구요

에구구.....ㅠ.ㅠ (이 정도 수준에 무슨 수사권을 달라고..)

암튼

이 택시기사 나이도 어리던데

지구대에서 진술서 거짓으로 술술 쓰는거보니

구치소쯤은 학교 드나들듯 이미 이전에 수도 없이 한거 같았고

자기들끼리 이런것도 승객 엿 먹이는 스킬이라고 서로서로 전수해서 누군가로부터 배운거 같더군요

이 사람이 아직도 택시기사로 서울을 돌아다니며

승객들을 태우고 있는걸 생각하면

택시 탈 마음이 뚝 떨어집니다

혹시 대타 기사 아닌가 봤더니 법인 소속 택시기사였습니다

택시 이용할 때 주의들 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