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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가장 위험한 부대 방문은 무장해제 시키는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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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강원도 한 최전방부대를 방문했습니다. <중앙일보>가 대통령의 그 부대 방문배경을 소개합니다. 그 이유가 황당합니다.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북한 위협으로부터 가장 위험한 부대를 가겠다”고 했답니다. 몇 군데 후보지를 보고하자 대통령은 “더 위험한 곳을 찾아보라”고 했다는군요. 그래서 그 부대를 가게 됐다는…. 이런 궤변을 미담처럼 버젓이 소개하다니 놀랍습니다. 저는 청와대 5년 근무 기간 중 4년 가까이를 대통령 행사기획과 홍보기획을 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는 (청와대를 빼면) 군부대입니다. 통제와 경호가 가장 용이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세종문화회관이나 코엑스가 경호하기 힘들면 힘들지, 전방이든 후방이든 군부대가 위험한 법은 없습니다. 대통령 경호관 1년차도 아는 사실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 국가원수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방문 부대를 선택하면서 ‘북한 위협으로부터 가장 위험한 부대’를 거론했습니다. 그냥 다녀오실 일이지. 그 논리대로라면, 국민의 안전을 위해 가장 위험한 전선을 지키는 군인의 일부가 불가피하게 대통령의 신변안전을 위해 잠시 무장이 해제돼 북한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모순된 논리에 스스로 갇히게 됩니다. 대통령의 전방부대 방문을 뭐라 하는 게 아닙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대통령 신변안전을 위한 조치도 뭐라 할 일이 결코 아닙니다.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제가 지적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 낯부끄러운 자찬을 곁들이는 오버입니다. 지금 시기에 그냥 전방 격려방문 했으면 한 것이지, 그 배경에 장황하게 의미를 부여해 특정 언론에 흘려주고, 그걸 받아서 미화하는 협업시스템 보기가 민망하네요. <중앙일보>가 이리 오버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만, 종편채널 발표를 앞둔 시점이어서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또 다른 오버는, 요새 공정성이라곤 상실한 <연합뉴스>입니다. 대통령의 건강관리 비법을 소개한 기사인데요. 대통령의 사소한 동정이나 생활도 관심이니, 기사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중간 중간 들어가 있는 문구가 너무 속보이는 노골적 칭송이기 때문입니다. “국가 원수이니 산삼 뿌리나 웅담 등을 복용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놀랄 만큼 서민적이고 평범한 방법으로 건강을 지킨다고 한다.” 대통령이 산삼 뿌리나 웅담을 복용하는지 안 하는지, 청와대가 제대로 가르쳐 줄 것 같습니까? 미안하지만 대통령의 복용 약이나 복용 건강식품 등은 청와대에서 1급 보안사항입니다.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초특급 보안이기 때문입니다. “…한다고 한다”로 소개할 내용이 아닙니다. 못 믿는 게 아니라 기자가 확인도 못하는 청와대 관계자의 귓속말을 대단한 귀동냥이라도 한 듯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극도로 피곤할 때 이를 푸는 방법은 ‘70년대 서민’의 생활을 떠올리게 한다. 이 대통령은 피로가 누적됐다는 적신호가 오거나 감기 기운을 느끼면 식사 때 금방 지은 뜨거운 쌀밥에 날계란과 간장을 넣어 비벼 먹는다. ‘날계란 간장 비빔밥’을 먹고 잠을 푹 자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피곤이 풀린다고 한다.” 그냥 그렇다고 소개나 할 일이지, 70년대 서민은 왜 내세우는지…. 저도 70년대를 서민의 자식으로 살았지만 달걀은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쌀밥도 마찬가지였구요. 이 기사는 정상적인 보도기사체가 아니라 거의 독서 감상문체입니다. 읽는 독자 생각은 조금도 안 한 주관의 극치입니다. 대통령의 친서민 이미지를 띄워주려는 과욕이 빚은 참사입니다. <중앙일보>든 <연합뉴스>든 ‘MB칭송’ 에 나선 절박한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정도껏 해야 효과를 본다는 충고를 하고 싶습니다. 칭송이 과도하면 조롱꺼리가 되는 법입니다. |
그부대에서 쭉있는것도 아니고 방문하는게 대수라고..
아진짜 욕만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