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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2살쯤 군대를 전역하고 1년여가 지날 무렵..

군대에서 함께 보낸 전우 형님(공군 출신이라 나이들이 좀...)들과

모임 막내 후임의 전역 축하를 위해 모였는데....

각 소주 1.5병 정도에 취기가 바빡 오르고 흥이 최고점을 찍을 때어쩌다 보니 스키장이야기가 나왔었죠

다음에 한번 가자 라고 말이 흐르던 도중 약간의 취기가 오른 형들이 호기를 부리며 당장가자를 외쳤습니다.

당시 30살의 3기수 선임이 차가 있었는데 스타렉스여서 6명이 모두 갈수 있다라며 부추기고.. 다들 반장난식으로 한두마디씩하는데 일이 점점 커지더군요

속으로는 이 형들이 미쳤나...하면서도 분위기에 취해 스키장 스키장 스키장 하고 외쳤고 갓 전역을 한 후임은 우는 주사를 못고쳤는지 울먹이는 목소리로 태어나서 한번도 못가봤다 꼭가고 싶다며 신이나서 외치고 다들 불쌍한데 한번가자 하면서 난리도 아니었죠

그 때 최고령(32)을 자랑하는 한 형님이 연륜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야 다들 취해서 운전 할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가냐 또 지금 8신데 출발해서 가도 못타 그러니 이번주에 날잡아서 같이들 가자' 며 전우들을 설득했죠

그때 분위기에 취해 다들 주말엔 다모이기 힘들다 다 모인김에 가자 라며 다시 여론몰이가 되며 가자파와 현실파가 격돌하기 시작했죠

현실파에 속해 있던 저는 '운전 할 사람이 없는데 무슨수로 갈거냐 대리라도 부를거냐'고 말실수를 해버렸고

다들 '그러면 되겠네~' 하며 취객인증을 하고 무슨 해결사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저를 보더군요

당황한 저는 '어 음.. 아마 바로 스키장이름을 안갈테니까... 대충 둘러대고.. 일단 고속도로를 타고....어쩌고 저쩌고'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을 했고 한두 사람이 거들며 술주정은 작전회의가 되어 갔고

막내후임 (기수가 막내일 뿐이고... 나이는 25으로 저보다 3살 위인)의 울먹임에 마음이 흔들린 최고령선임의 재가로 작전을 개시하게 되었죠...

작전 내용을 알려드리기 앞서 저희는 단순 취객이었을 뿐 결코 나쁜사람들이 아니었음을 공지드립니다.

대략적인 작전 내용은 어린 대리기사를 불러서 출발할때 영동선이 가까운 동네를 대고 중간에 목적지를 바꿔 지름길이라며 영동고속도로를 태우고 진짜 목적지를 말하고 돈을 더 주겠다는 등의 말로 꼬드기는 거 였습니다. 좀더 치밀한 세부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

말빨과 임기응변이 좋은 이병장이 전화를 걸어 나이 많은 사람은 부담되는데 어린사람은 없냐고 무려 3군데에 전화를 걸었고

마침 24살 대리기사가 있는데 운전이 서툴수 있다는 말에 브라보를 외치며 대리를 불렀습니다.

상당히 어리버리해보이는 대리기사님이 오셨고 우린 ㅇㅇ동이요 하였는데 기사님이 처음 가보는데 어떻게 가야하나요 하는 겁니다.
우린 친절히 길을 가르쳐주겠다며 안심시키고 작전에 돌입

대리기사정신교란 임무를 받은 막내후임은 임무 실패시 첫 스키장의 꿈이 무산될거란 위기감에 끊임없는 질문공세와 수다 스킬울 시전하여 대리기사의 혼을 빼고 최고령 선임은 길을 햇갈리는 척 영동선에 태웠으며

기사분이 갑작스레 멘탈을 회복하고 영동선을 탈출하려할때엔
'어어어어어'를 창밖을 보고 위험하다는 듯 외쳐 차선변경을 막고

최고령 선임은 운전 경력이 짧은 운전기사의 상태를 빠르게 확인하곤 고속도로도 좌측에 빠지는 곳이 있다며 차선변경이 어렵다면 1차선으로 가자는 상냥한어투의 사기를 치며

결국 문막까지 입성.... 작전의 막바지단계에 돌입하여 당근과 채찍작전에 돌입하여 왜이리 길을해메냐 우리가 지금 어디있는거냐 며 타박을 시작하자 기사님은 매우 당황하여 촉촉한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를 연발했고 미안한 마음에 대리비도 받지 않겠다고 할정도가 되자

아 이 근처에 스키장 있는데 좋다. 우와 가고싶다 의 짜여진 각본으로 마치 돌발적인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기사님은 스키장 가보셨느냐로 시작하여 흥미를 유발한뒤

쐐기로 최고령선임이 여기까지 왔는데 스키장이나 갑시다. 보아하니 운전도 힘들어 보이는데 술깨고 제가 운전할께요. 그리고 대리비도 더드릴께요 하며 승부수를 띄워

결국 스키장에 도착하여 대리기사님과 신나게 심야와 백야를 즐긴뒤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스키를 타는동안 많이 친해지기도했고 술깨고 제정신 돌아오니 죄책감도 들고 해서 솔직히 털어 놓고 용서를 구했더니

기사님은 쿨하게 자신도 재미있었고 꽁짜로 스키타서 좋았다며 추가로 준다고 했던 대리비도 마다라고 집으로 가셨습니다.

마무리는 훈훈하지만 결국 사기 친 썰...


어떻게 성공했는지 신기한 작전이었지만 덕분에 신나게 보드 스키를 즐기고 왔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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