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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반쯤에 여성주의 관련 모임에서 자원봉사를 했었습니다.
페미니즘이나 한국사, 인문학 책들도 많이 읽었고 결국 그때 내린 결론이 나중에 결혼을 하면 와이프를 명절날 차례 뒤치닥거리 하는데 데려가지 않겠다...라는 것이었죠.
작년 8월에 결혼을 했고, 첫 추석...은 예의 상 인사를 해야 하니 큰집에 갔었구요, 예상대로 후유증이 좀 있더군요.
허리도 안좋은 친군데 쪼그리고 앉아서 전도 부치고 하다보니...
암튼 다녀와서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다가오는 설을 비롯해서 명절 차례를 지내러 큰집에 가는 것에는 앞으로 참석하지 않겠습니다다." 라고...ㅋ
부모님은 뭔 헛소리냐...설마, 설마 하셨는데 결국...진짜 불참.
이번 추석도 똑같이 불참.
그냥 명절 전날 저희 부모님께만 가서 인사드리고 밥한끼 먹고, 명절 당일은 처가에 가서 인사드리고 밥한끼 먹고 왔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명절날 큰집에 가셔야 하고, 처가는 차례를 지내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 순서로...
결국 둘이 연휴기간 내내 집에서 TV보고, 책 보고, 한남동에 빵사러 드라이브 다녀오고, 음악듣고...그러면서 캔맥주 한박스 24캔을 3일만에 다 마셔버렸네요.
두사람이 밥먹을 때마다 한캔씩 마시고, 심심하면 한캔씩 마시니까 금방....ㅋㅋㅋ
ps. 친척들 눈에 좋게는 보이지 않겠지만, 요즘 들어 생각하는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1. 나의 행복, 2. 우리 부부의 행복, 3. 내 부모님의 행복...뭐 이런 순서라고 생각이 들어서요.
저 순서에도 없는 친척들 눈치 보느라 1번과 2번을 포기하긴 싫었고, 3번 정도는 찾아뵙고 인사드리면 해결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의외로 쉽게 결론이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