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년차 독학보더 JimmyKOO 입니다.

여러분은 '인생 데크' 를 찾으셨나요? 헝글에서는 보통 '다른거 다 팔아도 이것만은 팔지 않을, 나에게 꼭 맞는 데크' 정도의 의미로 쓰이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인생 데크를 찾아서' 라는 주제로 글을 써봅니다.

저는 1011 스페셜2 159, 1314 앤썸 164, 1415 데페우드 163, 1516 F2 엘리카본 166.. 을 순서대로 타왔고, 매 데크를 고를 때 마다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옥세스 같은 커스텀 데크는 주문을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걸까?' 라는 물음으로 이어졌고, 결국  '나만을 위한 데크를 설계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고민이지만, 혹시나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까 싶어 공유해봅니다.

참고로 저는.. 트릭이나 스위치 라이딩은 전혀 못하고, 급사에서 자유자재로 카빙을 할 수 있는 레벨도 아니므로..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경험이 부족합니다.
저의 주된 라이딩은 전향각을 이용한 중급 경사에서의 카빙이니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0. 서론

스노우보드 라이딩(카빙)은 눈으로 덮힌 된 경사면을 얼마나 아름답고, 안전하게 원호를 그리면서 내려오냐에 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고려 되어야 합니다.

(1) 외부환경 요소 - 슬로프의 기울기 및 설질
(2) 장비의 스펙 - 데크, 바인딩, 부츠
(3) 신체의 스펙 및 세팅 - 신장, 몸무게, 다리길이, 발 크기, 유연성, 신체구조, 바인딩 세팅
(4) 라이딩 스타일

이번 칼럼에서는 데크의 스펙이 다른 요소들과 어떻게 긴밀하게 연관되어 작용하는지를 논해보고자 합니다.


1. 데크의 스펙

인생 데크를 찾기위한 경험 데이터 베이스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스펙 시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래는 1617 F2 엘리미네이터 카본의 스펙 시트입니다.

spec.JPG


* 상세한 설명은 헝글에 '스노보드장비 - 데크' 부분에도 있으므로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0) CARBON
데크의 특성을 나타내는 요소로써 우드 코어에 더하여 보강된 재질을 말합니다.
카본 시트나, 티타날 등의 금속 시트등이 삽입 됩니다.

(1) Length (전체 길이)
데크의 가장 기본적인 스펙으로 전체 길이를 말합니다.  
데크의 스펙을 구분하는 기본적인 단위로 사용 됩니다.

(2) Effective Edge (유효 엣지의 길이)
라이딩 시에 실제로 눈과 접촉하게 되는 부분의 직선 길이 입니다.
유효 엣지가 길수록 접설면의 길이가 증가하므로 그립력 확보에 유리 합니다.
전체 길이에서 이 유효 엣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높여서 디자인 하면 '해머헤드' 형상이 되게 됩니다.

(3) Nose Width (노즈의 폭)
디렉셔널 데크에서 유효엣지가 시작되는 부분의 폭입니다.

(4) Waist Width (허리의 폭)
데크에서 가장 얇은 부위로 권장 스탠스 중심부의 폭입니다.
데크의 스펙을 나누는 두번째 단위로 사용 됩니다. (ex) F2 카본 166 or 166W)

(5) Tail Width (테일의 폭)
디렉셔널 데크에서 유효엣지가 끝나는 부분의 폭입니다.

(6) Sidecut Radious (사이드컷의 반경)
유효엣지가 접하는 원의 반지름 크기 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원래 사각형 이었던 데크를 사이드컷만큼의 반지름을 가지는 원통으로 유효엣지의 길이만큼 물려서 쾅! 찍어서 잘라낸 형태 입니다.

(7) Weight (무게)
데크의 무게 입니다.

(8) Offset (오프셋)
디렉셔널 데크에서, 전체 길이의 중심에서 유효엣지의 중심이 테일 쪽으로 벗어난 정도를 말합니다.
위의 사이드컷 반경 설명에서, 사각형 데크를 원통으로 찍어서 잘라낼 때, 오프셋 만큼 뒤쪽으로 이동시켜서 잘라낸 것이죠.

(9) Recommended stand (권장 스탠스)
제조사에서 데크를 설계할 때 기준으로 잡은 스탠스 입니다.

(10) Target Group (권장 몸무게)
제조사에서 데크를 설계할 때 기준으로 잡은 몸무게 그룹 입니다.



2. 신체 스펙과 데크 스펙의 연관 관계

신체 스펙과 데크 스펙의 연관 관계에 대한 이해는 '내 몸에 맞는 데크'를 찾기 위해서 꼭 필요합니다.


(1) 몸무게
라이더의 몸무게는 라이딩 속도와 결합하여 유효엣지 길이 선택에 영향을 줍니다.
몸무게에 비해 데크의 유효엣지 길이가 충분하지 못하면, 슬로프의 경사 및 라이딩 속도가 증가 할 수록 엣지 터짐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몸무게와 비례하여 충분한 유효엣지 길이를 확보하여야 합니다.

(2) 발 크기
붓 아웃없이 깊은 카빙을 즐기기 위해서는, 바인딩을 통해 고정된 부츠가 데크 밖으로 튀어 나오는 것을 최소화 해야 합니다.
발에 맞는 부츠 + 원하는 바인딩 각도 세팅 + 정확한 센터링을 한 채로 라이딩시에 붓 아웃이 없을 만큼의 충분한 허리 폭이 필요합니다.
보더가 데크를 더 많이 세울 수록 더 넓은 허리 폭이 필요하나, 허리 폭이 필요 이상으로 넓으면 엣지 체인지 시에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3) 키 그리고 다리 길이
키, 그리고 그와 깊이 연관된 다리 길이는 바인딩 세팅각 및 부츠의 플렉스와 합해져 스탠스에 영향을 줍니다.

저는 제조사의 '권장 스탠스'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그 이유는..
권장 스탠스는 제조사가 데크를 설계 할 때 기준으로 잡은 스탠스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데크의 노즈, 몸통, 테일 부위를 구성하기 때문에
해당 부위별로 플렉스를 다르게 구성할 경우, 제조사가 추구한 데크의 느낌을 다르게 전달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권장스탠스는, 몸무게가 무거울 수록 키도 크고 다리도 길 것이다.... 라는 제조사의 가혹한 추측에 따라, 데크의 길이에 따라 넓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몸무게가 평균보다 무거우면 권장 스탠스를 사용하기가 힘듭니다.. 다리 찢어짐...ㅠㅜ



3. 라이딩 스타일과 데크 스펙의 연관 관계

많은 보더들이 정형화된 턴을 배우고 연습하지만, 실제로는 신체 스펙과 주 이용 슬로프, 그리고 추구하는 이상향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데크를 선택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더들이 라이딩에서 추구하는 요소들을 나열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속도
카빙의 속도는 데크의 사이드컷 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일정한 기울기를 주었을 때, 한 슬로프를 몇 턴에 내려오느냐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사이드컷 반경이 클수록 기본적으로 더 빠른 속도를 내게 됩니다.
단, 보더의 실제 회전 반경은 보더의 몸무게와 데크의 플렉스 등에 영향을 받아 결정됩니다.

* 사이드컷 반경이 클수록 '직진성이 강하다', 또는 '펜스가 금방 눈앞에 있다' 등으로 표현 됩니다.


(2) 안정성
턴 중에 안정성은 데크의 플렉스에 영향을 받습니다.
하드한 데크일 수록, 불규칙한 노면의 영향 또는 라이더의 실수로 인해 무게 중심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턴 궤적이 영향을 적게 받습니다.
데크의 플렉스에 영향을 주는 기본 요소는 데크의 길이, 너비, 두께이며, 코어를 구성하는 방법 및 보강재의 재질 등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 '엣지를 물고 놓아주질 않는다', '라이더와 상관 없이 지갈길 간다' 등으로 표현 됩니다.


(3) 조작성
데크의 조작성은 데크의 플렉스에 영향을 받습니다.
소프트한 데크일 수록, 턴의 크기를 적은 노력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 '슬라이딩 턴이 잘 된다', '조작성이 좋다', '잘 말린다' 등으로 표현 됩니다.


(4) 다이나믹
턴의 다이나믹 함은 데크의 오프셋과 사이드컷 반경 변화, 그리고 노즈와 테일의 플렉스 변화에 영향을 받습니다.
같은 허리 폭과 사이드컷 반경을 가지더라도 오프셋이 큰 데크는 노즈폭이 두꺼워 더 파워풀하게 턴을 진입 할 수 있고 테일 폭은 상대적으로 얇아서 탈출 시 가속이 됩니다.
노즈와 테일의 사이드컷 반경이 더 크게 디자인 된 경우에는 위의 오프셋 효과를 더욱 크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노즈와 테일의 플렉스가 소프트 한 경우에는 느린 속도에서도 안정적으로 턴을 말아서 진입 할 수 있고, 마무리도 쉽게 말아 올리면서 엣지체인지를 할 수 있습니다.

* 설계에 따라 '직진성이 강하다' 또는 '잘 말린다'로 다양하게 표현 됩니다.


(5) 리바운딩
리바운딩은 기본적으로 플렉스가 하드한 데크일 수록 강하나, 재질 또는 코어의 구성 방법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 댐핑 역할을 하는 소재가 들어간 데크는 하드하더라도 리바운딩이 덜 강하게 나타납니다.

* '라이더를 내던진다', '통통 튀어오른다', '방방 날아다닌다' 등으로 표현 됩니다.



4. JimmyKOO의 인생 데크?

키 176cm, 몸무게 84kg, 부츠 사이즈 265cm에.. 몸에 비해 상체가 긴편이고, 유연하지 못한...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30대 직장인 보더가 현재까지 그려오고 있는 인생 데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유효엣지 : 1405mm 이상
데페우드 163 을 탔을때, 유효엣지가 부족한점이 없었음, 급사로 가면 부족할지도.... (아직 실력이..;)

(2) 허리 너비 : 250 ~ 255mm
가장 편한 각도인 33/18로 세팅했을때, 250 이상은 되어야 붓아웃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 듯

(3) 스탠스 : 54cm
지금 타고 있는 F2 카본 166의 권장 스탠스 56은 약간 버거움... 52는 좀 좁은 느낌..

(4) 사이드컷 반경 : 12m이하
지금 타고 있는 F2 카본 166의 12미터보다 더 넓으면 감당불가...

(5) 사이드컷 반경 변화 : x
데페의 11.6/10.8/12.2.. 같이 변화하는 사이드컷은 턴을 만들기는 쉬우나 무게 중심 이동에 따른 이질감이 있어서 별로..

(6) 오프셋 : 3~5cm
턴 초입에 과감히 던지기에는 큰 오프셋이 좋은 듯...

(7) 플렉스 : F2 카본 166 보다는 하드할 것
84kg 몸무게에는 생각보다 잘 말림...

(8) 리바운딩 : F2 카본 166 보다 더 큰 리바운딩
84kg의 몸무게를 제대로 날리기엔 F2 카본 166도 부족함..



5. 결론

스노보드는 데크, 바인딩, 그리고 부츠라는 비교적으로 간략하게 구성된 장비로 즐기는 스포츠이지만, 실제로 몸이 받게 되는 가속력은 상당히 큰 스포츠 이기에 하나하나의 장비에 대한 올바른 선택이 매우 중요하고 이것이 전체적인 즐거움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의 장비 구성이나 세팅, 그리고 사용기 등을 참고 하는 것도 많은 공부가 되지만, 결국에는 해당 장비가 내 몸과 스타일에 맞아야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면 스노우보드를 보다 폭넓게 이해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인생 데크'도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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