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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군대 말년 휴가였을겁니다....
오랫만에 만난 단풍국 유학에서 돌아온 친구....매년 여름마다 그 친구놈이랑 여행가면 매미에 루사에
온갖 대형급 태풍의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서로의 옷깃을 붙잡은 채 서로 먼저 살겠다고 친구를 태풍의 눈 가운데로
밀어넣는 깊은 우정을 나눈 소중한 나의 친구....
그 친구였습니다. 단풍국에서 돌아온 제 친구는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헤이 프렌드~ 두유노우 스노우보드를 외치며
렛츠 고 휘닉스파크!! 라는 한마디와 함께 말년 휴가를 나온 저를 군복입은 채로 차에 태우고는 강원도 평창 어느 산골로
데려갔더랬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평창의 극성수기 1월!!! 스키장에는 세상세상 처음 보는 휘황찬란한 거저줘도 입고 다니지는 못할 화려한
형형색색의 보드복이 내가 마치 파리 패션위크를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었고, 2002년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고
대한민국을 외쳐대던 붉은 악마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인파는 마치 이 곳에서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을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는 열기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기롭게 올라간 펭귄에서의 첫 런은 너 따위는 주인공은 커녕 영화의 등장과 함께 칼맞아 죽는 존재감 1도 발휘못하는
이름모를 초라한 조연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었죠....
그리고 시작된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양의 폭설......단풍국에서 휘XX에서 화려한 보드를 배워온 그 놈은 저를 디지로
데려갔고.....눈앞이 보이지 않는 폭설과 안개 속에 저를 내팽겨쳐놓고 태풍의 눈으로 밀어넣은 제 친구의 우정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첫 보딩의 추억과 함께 온몸이 부셔지는 듯한 근육통으로 남은 말년휴가를 통째로 날려먹는 짜릿한 추억이 생각납니다.
회상에 잠기니 얘기가 너무 길었네요...
네...결론은 억울해서 탑니다 말년휴가 날려먹은 것이 너무 억울해서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