싄나게 보딩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셔틀에 올랐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다
주차장을 가득 메운 차들과
나 랜드인이요 하고 써붙인듯
초췌하고 허름한 몰골의 몇몇
사람들이 셔틀을 타러 나오더군뇨
문득 옛생각이 떠올라 몇자적어봅니다

필자의 집은 부산입니다
강원랜드 줄여서 강랜이라하겠습니다
강랜까지 왕복 700키로 정도 되겠네요
네....
쉬는날이면 단하루도 안쉬고 달렸습니다
심지어는 일도 재끼고 달렸습니다

강랜 입장은 순번제이며
하루전날 매일 ars로 추첨을합니다
2000번까지 랜덤이죠
평일에 장난삼아 한번씩 신청해봅니다
오후 6시 8분쯤에 당첨 미당첨 문자가 옵니다
근데 1000번 안쪽 번호로 당첨이 되버렸다
다음날 무단결근입니다
어디가 아프니 누가 죽었느니
심지어는 오다가 교통사고나서 병원이니
진짜 댈수있는 핑계는 다대고 재껴버립니다
이 순번이 왜 중요하나...
바카라 블랙잭 테이블은 선착순입니다
먼저가서 앉으면 곧 자리주인이되며
쉬는시간 두시간을 넘겨버리면
아웃이 되버립니다
그러면 대기신청 해놓으신분들
순번대로 앉는겁니다
자리 안뺏길려면 이 두시간도
잘 쪼개서 활용해야됩니다
심지어는 담배피는 시간도 아까워서
흡연실 근처 다이는 인기만점입니다
만약 자리에 못앉게되면
하루종일 서서 남들 베팅할때
끼워서 가야됩니다
돈만걸어놓고
앞사람에게 운명을 맏기는거죠...
이렇게 앉을수 있는 확률이
1000번 초반대까지 입니다

만약 당첨이 안되었다
그러면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강랜 입장권 판매시작은
아침 6시입니다
6시되자마자 땡보딩처럼 일빠로가면
2001번 번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밤에 일을해서 새벽에 일이 끝납니다
새벽3시
고속도로에 차가 제일 없는 시간입니다
앞뒤 안보고 밟아버립니다
트립컴퓨터에 평균시속 170이 찍힙니다
부산에서 강원도까지 2시간45분 걸렸습니다
네.... 및친놈 맞습니다
아니 및친놈이었죠 도박에....
그러나 이미 5시부터 입장권 판매소에는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더 일찍 출발하여
한시간반동안 줄서서 2002번은 받아봤습니다
어차피 당첨이 안됐으니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가서 대기신청을 해놔야
나중에 앉을수 있습니다
그것도 오후 5시 기점으로
몇몇테이블이 추가 오픈해야
그때서야 앉습니다
이제부터 편하게 앉아서
내 의지대로 힛 스테이 더블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편하게 앉아서 돈꼴 준비가 된거죠

딜러는 의지가 없는 딜링기계입니다
정해진 법칙대로 하는거죠
그리고 테이블마다 3명의 딜러가
돌아가며서 딜링을합니다
근데 어느 딜러가 쎄니 저 딜러는 약하니....
어차피 카드셔플은 기계가 합니다
위대하신 우리의 원투식스 란 기계입니다
딜러가 약해지거나 쎄지고 싶어도
자기는 카드를 나눠주기만 할뿐인데.....

대충 강랜은 이런곳이고
다이사이 홀덤 캐리비언 기타등등
이런것들은 생략하겠습니다
강랜의 주종목은 블랙잭과 바카라입니다
바다이야기나 야마토처럼 전자기계도
엄청 많습니다
100 억 정도 처먹으면 몇천짜리
대박하나 뱉는 시스템입니다
그냥 돈버리는거지요

자 이제 이기는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이기는법이 아니라
피해를 최소한으로 가져가는 방법입니다
이기는법은 절대 없습니다
얼마나 적게 꼬르냐 이게 핵심입니다
강랜 좀 다녀보신분들은 알겁니다
일이백 꼬는건 30분입니다
근데 그만큼 딸려면 3시간해도 안됩니다
오히려 3시간동안 육칠백 안꼴면 다행입니다

1. 항상 한계선을 정하라
오늘 30출발이다 이거 다꼴면 무조건 일어난다
아니면 이겨서 45가되면 무조건 일어난다
따는날이 있고 꼬는날이 있습니다
딸때 더 딸려다 오링납니다
꼴았다고 더하다가 집문서 날라갑니다

2. 안되는날은 무슨짓을해도 안되고
되는날은 병싄짓해도 이깁니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패가 더럽다
오링났다 돈 더찾아와서 하다가 그지됩니다
되는날은 20에 받아도 에이스가 들어옵니다
이 되는날에 짧고굵게 때려박고 일어나야합니다
이 안되는날엔 미련없이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2013년 7월 다이어리군뇨

" 이러다 겜블러로 전직하겠다
나의 메모장을 보여주지

7.21 +1000000
7.22 +300000
7.23 +900000 "

그후 몇백을 더 딴뒤로
몆천이 더 나갔습니다

이겼을때 미련없이 집으로 왔어야 했습니다
이 일어서는 타이밍을 아는자는
도박중독이 아니라 진정한 겜블러입니다

결국 남은건 차밖에 없었습니다
나름 3천씨씨 세단이라
전당포 앞까지 갔다가
진짜 마지막 힘을 짜내어 차를 돌렸습니다
이쯤하면 차를 맡긴 그뒤가 보이십니까?

차를 맡기고 그돈까지 오링나서
친구 가족들에게 전화돌린다

차를 맡겨 빌린돈으로 승승장구해서
본전까지 찾았지만 조금만더 조금만더 하다가
결국 오링난다

둘중하나가 90프로입니다
나머지 10프로를 볼까요

차를 맡겨 빌린돈까지 오링 위기에 처했다
이젠 정말 ㅈ됐다 이제라도 정신차리자
남은돈으로 차비해서 집에간다

차를 맡겨 빌린돈으로 어느정도 찾았다
다시 전당포로가서 비싼 이자를 지불하고
차를 찾고 남은돈으로 또 하다가 오링난다

대부분이런 케이스입니다

3. 생활비는 절대 쓰지말자
지금 오링나더라도 다음 월급때까지
버틸 수 있는 돈은 남겨놔야합니다
그돈까지 다써버리면 한달 내도록 굶어야합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쓴다면
더 큰사태가 벌어집니다
월급날이 되서 돈갚을 생각은 안하고
그 월급을 강랜에 고스란히 갇다바칩니다
또 한달 내도록 굶어야합니다
게다가 이젠 빚까지 생겼습니다

두서없이 쓰다보니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강랜가서 돈 마니 따세요
이런류의 내용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도박은 주위에서 아무리 말려봐야 소용없습니다
자신이 깨닫고 느끼지 못하면
언제든지 유혹의 손길을 내밉니다
도박을 완전히 끊을 수 없습니다
어차피 그 유혹에 못이겨 발을 들여놔야 한다면
이기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몰락하지는 말자는 의미에서
몇자 적어봤습니다

저는 지난 여름에
출입정지 자필 사인을 했습니다
분명히 겨울에 보드타러오면
그놈이 나를 찾아올거란걸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