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본인은 헝그리 극렬 근본주의 보더로
(쉽게 말해서 돈 쥐뿔도 없으면서 보드타러 다닌다는 말이다. --;;)

돈없는게 뭔 자랑이겠냐만. ^^;;
그래도 보드에 대한 열정은 남과 다르지 않았고,
타다보니 수시로 왁싱 해줘야 샤샥 잘나가는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본인에겐 헝그리 원리주의 교리에 비추어 볼때  
왁싱할때 마다 귀찮게 샵까지 찾아가야 하고, 왁스좀 발라주는데
1만냥씩 헌납해야 한다는건 용납 불가 사항이었다.
그리고 마누라 같은 데크인데 스스로 손질해주고 싶기도 했고...

그리하여 집안에 돌아 댕기는 물품들을 모으고,
최소한의 비용을 투자한 결과 나만의 왁싱 툴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본인의 '헝그리 왁싱 패키지'를
공개할 수 있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전체 패키지]

이것이 바로 궁극의 울트라 헝그리 왁싱 패키지의 면모이다! 경건한 포스가 뿜어나온다.


모델이 본 왁싱패키지를 사뿐히 파지한 모습이다. 휴대가 편리한듯 보인다.


뚜껑 열렸다. 그 태고의 신비로운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내용물을 펼쳐보았다. 뭔가 구리구리한게 초 극단의 빈곤이 느껴진다. --;;;


내용물을 펼쳐보았다.


이제부터 내용물을 하나씩 점검해보도록 하겠다.

1. 케이스
깔끔한 케이스로, 손잡이 등이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제작사의 고뇌를 보여준다.
앞에 뭔가 붙어있다. 그렇다! 맥심 봉지커피 사면 끼워주는 사은품이다.
'밀폐용기 증정~!!' 감동적인 문구다. 평소 김정은 안티지만 왁싱 도구 통 유혹이 더 강했다.
사무실 커피 사러갈때 따라가서 짐 들어주고, 이거 받았다. --;;;


2. 파라핀
동네 화방에서 구입. 아저씨가 3천원 달라는거 2찬5백원에 샀다.
지난 시즌 왁싱 10번도 넘게 했는데.. 아직 95% 이상 건재하다. --;;
(잘하면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부푼다.)


3. 왁싱의 주무기 다리미다.
헝겁 케이스 부터 내용물이 범상치 않을것 같은 예측을 가능케 한다.
다리미 본체를 보자. 울엄마가 약 30여년전 시집올때 혼수로 가져온거다.
대략 15여년 전에 은퇴해서 다용도실에 쳐박혀있던걸 찾았다.
1,2,3단 조절 및 울과 코튼 설정까지 가능한 당시 초절정 하이테크니컬한 제품이다.
실제 왁싱할때는 울(Wool)에 맞춰서 하면 된다.


4. 왁싱을 마무리하는 도구인 스크래퍼
이 자를 알고 있는 분이 있으려나?
프로야구 원년 (1982년도) 삼성라이온즈 어린이 회원 선물이다. --;;;
(당시 5천원만 내면 어린이 회원 가입과 동시에 모자, 야구점퍼, 학용품등을 줬었다.)
최근엔 조카들이랑 칼싸움할때만 사용되다가.. 왁싱도구로 새 생명을 찾았다.
일반 30센티 자는 왁싱도구로 적당하지 않다. (두께가 약한 편)
그러나 이 라이온즈 자는 기존 30센티 자 보다 폭도 넓고
두께도 1밀리 정도 더 두꺼워 스크래핑 시 안정감이 있다.


5. 베이스 클리너용 라이터 기름
간만에 돈주고 산거 나온다. --;;
정가 1000냥이다. (사진을 보라. '제로마트 1000원')
이거 사고 나서 집에 있던 지포 라이터에 기름 넣어봤다가 끊었던 담배 다시 피우게 됐다. --;;


6. 바인더 분리/합체 용 도라이바
90년대 초반까진 정부에선 인구조사하면 선물도 주고 그랬다.
그 때 받은 졸라 구린 공구 세트가 있었는데
그중 지금 남은건 이 도라이바 뿐이다.
시즌중엔 손잡이에 꺼꾸로 끼워서 보드복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바인딩 나사 조일때 또는 패싸움시 호신흉기로.. --;)


7. 베이스 클리너(라이터 기름)으로 데크 닦을때 사용하는 헝겁이다.
버릴 옷을 재활용한다. 흰색은 면티, 붉은쪽은 빤스이다. --;;;;
본인은 매년 시즌 중 과도한 업다운으로 사각 빤스를 몇장씩 해먹는다.
(와이프는 과도한 가스배출 쪽에 심증을 두고 있지만 절대 아니다. 업다운이 원인이다!)
아직 남아있는 보디가드 상표가 한때 당시의 처참했던 현장을 가늠케 한다.


8. 기타 : 에폭싱 도구
왁싱이랑은 상관없다. 왁싱통 공간이 남아서 같이 보관하고 있다. 참고로 잠깐 설명..
- 줄
분당 모 당구장에서 스폰받았다...... 그래~ ! 뽀려온거다. --;;
사실 왁싱에 필요없다. 엣징은 못해서 어차피 샵에 가야한다.
왜 가져왔는지 모르겠다. 에폭싱 할때 마무리에 가끔 쓴다.

- 사포
에폭싱 하고 뒤처리를 위해서구입한거다. 1000원 주고 샀는데..
2년쓰고도 남았다. 줄로 먼저 다듬고 세세한 부분은 사포로....

- 에폭시
마트에서 6500원 주고 샀다. 3명 정도 친구들꺼 에폭싱 해줬는데
아직 많이 남았다.


9. 왁싱 시 데크 받침대  
지금까지 이 글을 읽은 분들은 대략 눈치챘겠지만, 본인 교양과는 거리가 멀다.
본인은 책을 냄비 받침이나 물 부운 컵라면 덮어놓을때나 쓴다.
그리고 왁싱용 데크 받침으로도 쓴다.
책으로 적당히 쌓은다음 데크를 올려놓는다. (찬조출연: 와이프 데크)
그리고... 졸라 왁싱.


왁싱도구 장만 관련 총 비용은 3500원(파라핀 + 라이터 기름)이 들었다.
(에폭싱용 도구 구입 금액은 왁싱과 관련 없으니 제외하였음)

여러분도 하시기에 따라서 본인과 비슷하거나 또는 더 저렴하게 스스로의
왁싱 장비를 마련할수 있을것이다.

왁싱이야 말로 보드 관리의 기본이라고 할수 있다.
샾에서 해주는 것도 좋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집에서 직접 할수 있다면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더욱 내 장비를 사랑할 수 있을것이다.
(물론 왁싱 후 뒤처리 대충하면 왁스가루가 방바닥에 코팅되어 가끔
집안에서 누군가 미끌어져 백드롭하는 광경을 목격할수 있다.)


다가오는 시즌 내 손으로 관리한 데크를 타고 실력들 쑌 화이트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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