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름 보드를 잘 탄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탈 수 있을까요?

 

스노보드에 대한 자격증은 2001년 캐나다의 CASI(Canadian Association of Snowboard Instructors)로부터 Level1을 취득하고, 2006년 Level2를 취득, 2007년 Park Instructor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보드 강습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 보드 동영상인데요, 작년에 찍은 것입니다. 제가 완전 초보의 막 보더는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이렇게 동영상을 넣었습니다.

 

 

 

 

 

  

 

 

 

 

 

제가 버튼의 vapor 데크를 구매해보고 싶었던 건, 순전히 늘어나는 체중과 파이프에서 그렇게 발군의 기량을 발휘한다는 여러 글들을 보고 혹해서 넘어간 것이지요. (아....정말 마케팅의 힘은 무섭습니다.)

 

그래서 버튼 코리아에 전화를 해서 길이 166cm의 vapor 데크를 원했으나 당시에는 내가 찾는 사이즈를 한국에서 구할 수 없다는 burton korea로부터의 이야기를 듣고, 미국 e-bay를 통해 vapor를 구매했습니다.

 

 

2009년 11월 중순부터 한국의 스노보드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12월에는 한 번도 타질 못하고, 2010년 1월에 6번, 2월에 8번을 타게 됩니다.

 

그런데 3월의 마지막 라이딩 중 small 킥커에서 눈이 꺼지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살짝 넘어지게 되었는데, 어이없게도 제 vapor는 아주 작은 충격에도 데크의 앞 부분이 파손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충격에도 말이죠!!!!

 

 

 

<iframe height="220" src="http://player.vimeo.com/video/6618413" frameborder="0" width="400"></iframe>

[nor] tcf bonus, bails. from PETTER FOSHAUG / FACTOR FILMS on Vimeo.

 

 

 

 

위 동영상을 보시면 저렇게 심하게 넘어져도 데크는 부서지지 않습니다. 그래야 정상인거죠...

 

 

저는 지금까지 2-4년에 한번 씩 데크를 바꿔왔고 아래처럼 팔았거나 선물한 데크를 제외하고도 7장의 데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17년 동안 8장의 데크....지금까지 저렇게 넘어져도 부서진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많은 브랜드의 데크를 써 왔지만 오랜 경험에 비추어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쯤에서 궁금해지지 않으세요...

 

 

 

 

어떻게 넘어졌길래 데크가 부서지나?

 

 

정말 정말 다행히도 데크의 파손은 동영상을 찍는 중에 일어났고, 다행히 저는 제 데크가 부서지는 장면을 그대로 뷰파인더 안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제일 첫 번째 동영상을 찍는 날과 같은 날 일어난 일입니다.

 

 

 

 

 

 

 

저는 즉시 버튼 코리아에 문의를 했지만 한국에서 구한 제품이 아니라 a/s를 해줄 수 없다는 결과를 전화로 듣게 됩니다.

 

그 이후 오랜 시간동안 검색을 통해 버튼의 매니저 e-mail(을 알게 되었고 같은 내용의 문의 편지를 보내게 되었으나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메일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받았을 당시를 증명할 수 있는 모든 거래 서류를 버린 상태였고, ebay의 거래 내역을 검색했으나 ebay의 특성상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모든 거래 기록은 지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 거래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이베이에 요청했지만 응답이 없었습니다.

 

 

 

저는 ebay에 접속해서 판매자를 찾았으나 그 판매자는 서버에서 지워진 상태였고 제가 구매를 했다는 것을 증명할 서류는 없어지고야 말았습니다.

 

 

그 후 2010년 10월 미국의 판매자로부터 서버 홍보를 위한 메일이 도착했고, 그 판매자에게 다시 문의 메일을 보냈으나 응답이 없는 상태입니다.(:"Na****" <)irie***@gmail.com>)

또한 버튼의 a/s팀에게서 이런 답장을 받았습니다.

Hey,

I’m really sorry to hear about your broken board, but unfortunately there is nothing we can do if you:

  1. bought it on e-bay
  2. have no receipt what so ever.
  3. The warranty is only valid if you have a receipt with a date.

    Thank you!

    x Lisa

    Burton Rider Service | toll free: 00800 287 86613| f: +43 512 230-5521 | info.europe@burton.at

    이베이에서 물건을 사거나, 영수증이 없으면 a/s는 못 받는 거다....라고 말이죠.

    총, 14일 동안의 라이딩, 단 한 번의 킥커에서 넘어지는 실수로 데크가 부서진다?

    개인적으로 저렇게 작은 킥커에서 살짝 넘어지는 것데크가 부서진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 데크에 불량이 있지는 않은가 의심을 하게 되었고, 데크가 부러진 부분을 조사해 봤습니다.

    윗 부분은 부러졌지만 베이스 아래쪽은 무사하다? 또한 엣지(edge)도 구부러진 곳이 없다...

     

     

    “정황상, 작은 충격에도 데크의 위쪽 부분만 부서진다는 것은 내부적 결함이 있지 않은가“‘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었고 결국 데크를 분해하게 되었습니다.

    뭐 a/s가 안된다니 분해를 해도 되는거죠.

     

     

    Vapor의 특징은 카본 피복과 유리섬유, 알루미늄의 벌집구조로 인해 가벼움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느니 166cm의 긴 데크를 사자....라고 결정했습죠.

     

     

    그러다보니 무거운 데크가 싫었고 “가벼움”이라는 것 때문에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주고 vapor를 샀던 것입니다.

    "만약 엄청 약하다. 아주 조그만 충격에도 부서지니 알고 있어라"

    란 경고문이 있었다면 사지도 않았습니다.

     

     

     

     

     

     

     

    분해하기에 앞서, 전 버튼의 데크에 들어간 구조를 알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뭔가 엄청난 기술이 들어가 있음을 광고합니다.

    카본 I 빔에 알루미늄 벌집 구조까지 말이죠...

     

     

    음...저런 구조로군..대충 이해를 하고....

     

     

     

    가장 갈라진 부분으로부터 약 1인치 옆에 표시를 하고, 목공용 끌로 분해를 합니다.

     

     

    부서진 부분 중 일부 표면의 도색파트와 유리섬유,카본섬유, 벌집구조를 차례로 분리하였습니다.

     

     

     

     

     

    유리섬유 아래로 카본 아이(I) 빔이 보입니다.

     

     

     

     

     

    응? 그냥 카본 테이프(0.5m)를 새로로 길게 잘라서 에폭시 바른 거 뿐이자나...-_-;;

     

     

    카본층을 걷어내자 버튼이 자랑하는 벌집구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뭔가 이상한 부분을 찾았지요.

     

    갈라진 곳 주위의 벌집구조 위에는 작은 기포들이 일부 있고, 벌집구조를 분해하자 각 조각들에서 조금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벌집구조의 위쪽은 에폭시로 깨끗하게 메워져 있었지만 떨어진 아래쪽은 에폭시 마감이 제대로 되지 않아 비어있는 곳이 많았습니다.

     

     

     

    결국 벌집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아래쪽의 접합부에 에폭시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에 그 부분만 알루미늄으로 된 벌집모양의 구조와 에폭시의 강도가 약해진 띠를 만들게 되었고 아주 약한 충격에도 반으로 갈라지는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사진을 보시면 벌집구조의 바닥면에 해당하는 아래쪽에 비어있는 공간 많이 보이지요?

     

    버튼이 자랑하는 알루마코어 구조의 알루미늄 벌집 구조는 우리가 요리할 때 쓰는 은박지보다 약간 더 굵은 은박지일 뿐이었습니다. 실제 손으로 만지면 흐물 흐물합니다. ㅡ0ㅡ;;

     

     

    이 약한 알루미늄을 보강하는 것이 에폭시 정도의 충진재일 것인데, 갈라진 주위를 살펴보니 접착 불량으로 제대로 충진재가 알미늄 벌집 구조 사이에 제대로 들어간 곳이 없습니다.

     

     

     

    제가 넘어진 당시 체감하는 스피드나 충격은 극히 적었으며 동영상을 분석해 봐도 특별히 파손이 될 만한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보드를 해체하는 과정 중 유리섬유 적층과 카본 빔에서는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 했습니다.

     

     

    파손 부위 주위에 있는 벌집구조 일부가 많이 비어 있었고, 알루미늄 재질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아래쪽에 제대로 접착재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충격을 받자 그 부분의 갈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본인은 버튼 본사에 부서진 데크를 새제품으로 교환을 요구 했지만, 이베이에서 산 제품은 워런티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글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베이퍼나 버튼의 벌집구조가 들어간 제품에는 하자가 충분히 있을 수 있고 작은 충격에도 부서질 가능성이 크다.

    2. 이베이에서 구매한 제품은 a/s가 불가능하다. (설령 제품을 받고 첫 번째 라이딩에서 부서져도 말이다.)

    3. 제품 자체의 문제가 있더라도 워런티 기간이 지나면 a/s는 안해준다. (가벼움을 추구하기 위해 그런 것이니 소비자가 알아서 판단하라.) 그래도 사야 겠다면 사세요. a/s는 불가능합니다.

    4. 버튼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하프를 뛰거나 킥커를 뛸 때는 절대 넘어지지 않을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다. (설령 그 제품이 킥커나 파크를 위한 제품이라고 선전을 해도 말이다.)

    5. 해외 이베이에서 살 경우 a/s는 절대 안됩니다. 참고하세요.

     

     

    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이 제품 이후로 저는 중고 08년식 옵션 데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작년 시즌에 사고로 다 부서진 데크를 에폭시로 접착해 놓은 것으로 엣지가 구불 구불하고 점점 벌어질 우려가 있는 그런 데크입죠.

     

    161cm 길이라는 이유로 녀석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1만원에 내 놓자 제가 덥석 사버린 겁니다. ㅋㅋㅋ

     

    다이아몬드 줄로 박박 갈아서 잘못 붙여서 구불 구불한, 녹이 잔뜩 쓴 허름한 중고 데크의 엣지를 정말 녹만 긁어내고 엣지 각을 89도로 셋팅해서 들고 나갔습니다.

     

     

    만원짜리 중고데크로 타며 찍은 동영상이 바로 아래 링크의 동영상입니다.

    헝그리보더 링크: http://www.hungryboarder.com/?mid=Movie_data&page=2&document_srl=3576071

     

     

    옵션 데크를 타본 결과....

    결론은 탄성도 더 좋고, 카빙도 더 잘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무게 차이를 못 느끼겠습니다...-_-;;

     

     

    버튼사 여러분...

     

    제가 한국말로 적으면 여러분들의 버튼 제품의 세계 판매 시장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습니까?

    조금만 검색해봐도 소비자들의 버튼 a/s, 제품의 질에 불만이 있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스타 마케팅에 신경 쓰며 제품 비싸게만 팔 생각하지 말고 a/s나 제품의 내구성에도 신경을 쓰십시오.

     

    그나저나 co2 est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 글을 마구 마구 퍼 가셔도 되니 무한 스크랩으로 버튼(burton)이란 스노보드 회사가 좀 정신차려서 소비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해주면 좋겠네요.

     

     

    작성: 이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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