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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유로운 자유게시판에 혼자 인간극장을 찍고 있는 의족보더 친구 Here&Now 입니다~
도전 후기 외에는 처음으로 글을 써 보네요.
너무 감사한 마음에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있던차에 이렇게 인증샷과 함께 감사의 글을 올려 봅니다.
제가 몇 번 올린 의족보더의 도전글을 보시고 헝그리보더의 한 분께서 선물을 보내주셨어요.
그 분께서 부담스러워 하실 것 같아서 닉네임과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글을 보시고 쪽지가 왔었어요.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아서 작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은데 부담 가지시 마시고 받아주시라고..
사실 고민이 됐습니다.. 직접 뵙지도 못하고 온라인상으로 소통을 한 상태에서
덥썩 선물을 받는 것이 예의도 아닌 것 같고, 그렇게 선물을 받을 만큼 무언가를 해드린게 아니였기에..
계속해서 약소한 선물이니 받으셔도 되다고 하셔서 얼굴에 철판을 깔고 주소를 알려 드렸습니다.
주소를 알려 드리면서도 참 내가 정말 철면피구나.. 라는 생각을 했지요..
발사이즈를 여쭤보시길래 저는 당연히(?) 양말을 보내주시는구나!! 하고 눈치없게 사이즈를 알려드렸습니다..ㅜ..
그랬더니 며칠 뒤인 오늘..
집에 앉아 나른하고도 정신없게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택배 배달원님께서 초인종을 누르셨습니다.
문을 열고 전 정말 그 자리에서 10초간 얼음이 되었죠..
배달원님께 "택배예요?"라는 바보같은 질문을 드렸고.. 그 분께서는 썩소를 날리시고 돌아가셨습니다.
한 손으로 렌탈끈부츠를 신고 벗기 힘들다고 글에 썼었는데 한 손으로도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T-track 방식의 부츠를 보내주셨습니다....
더불어 제가 올렸던 사진에서 제가 겁도 없이 헬멧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을 보셨다고..
저에게 맞는 헬멧까지....
가장 감동적이었던 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신 3장의 손편지까지..
선물을 뜯어 보고 10분간 그대로 몸과 마음이 정지 상태가 되었습니다.
다시 정신이 돌아온 후에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오고 갔습니다.
'뭐지? 이걸 받아도 되나? 이걸 왜 보내주셨지? 내가 쓴 글이 이상했나? 이걸 받는건 염치없는 짓인데?!! 등등등...'
정신을 차리고 보내주신분께 전화를 드리려고 여쭤봤으나 통화가 어렵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텍스트로 폭풍눈물을 흘리며 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그런 반응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부담된다고 그냥 즐겁고 안전하게 보딩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된다고
쿨하게 한말씀 하셨습니다..
제가 그 분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뵌다고 해도 도망간다고 하시고................ㅠㅠ....
마음을 겨우겨우 추스리고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즐겁고 안전한 보딩 계속 도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저희 둘의 모습을 보시고 마음이 따뜻해지시고 행복해지셨다고 합니다.
그 행복해진 마음에 대한 작은 보답이나마 해드리고 싶었다고, 이렇게 선물을 보내셨다고 하네요.
전 정말 신기했습니다.
전 지금 장애아동을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사실 삶에서 장애과 비장애의 구분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이 친구를 만나고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면서도 장애가 보이기보다는 사람 자체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구요.
그런데 일반분들께서 보시기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고, 의족과 한 팔로 보드에 도전한다는 것에 더욱
충격을 받으실 수도 있겠구나라고 처음 생각해보았네요.
이 친구를 만나 이 세상의 신기한 일들을 하나 둘씩 더 알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도 되고 약간의 두려움도 생기네요.
그리고 계속해서 응원해주시는 헝글의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직 세상은 따뜻하군요 ㅠㅠ !!!
보딩 포기하면 부츠를 다시 뺏어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포기하면 부츠와 헬멧을 새상품 가격으로 물어내야 한다고도 하셨습니다..ㅎㅎ
부담스럽고, 감사하고, 죄송하고, 어찌할바를 모르는 마음이 한가득이지만
즐겁게 보딩하는 모습으로 답하면 되겠죠?! 염치없이!!!!
세상 따뜻합니다.. ㅜㅜ..
저도 베푸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보드 안전하게 잘 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