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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제주도 한라산 스노우보딩은 제주도 해당 관공서에 허가를 맡고 촬영하였슴을 알려드립니다.
블루독 프로덕션은 이덕문, 김정원과 함께 제주도 한라산 스노우보딩 계획을 2010년부터 준비하였습니다.
이런말이 있더군요.
"스노우보딩의 끝은 결국 산으로 간다."
어릴적 이말을 들었을 때 시덥지 않게 들으며 무시했습니다.
당시 한참 하프파이프와 파크에 빠져 지내며 그것만이 진정한 스노우보딩인줄 알았던 때였습니다.
스노우보딩 필르머로써 10여년을 지내다보니 점점 인공눈으로 만들어진 인공 구조물에 앵글과 스케일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스노우보딩 필름을 손에서 놓은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난후 이덕문의 제안으로 제주도 한라산에서의 스노우보딩을 계획하였습니다.
지난겨울 이런저런 사정으로 촬영계획이 취소되고 올겨울에서야 한라산으로 출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주도 한라산 촬영을 염두에 두어서일까요?
어느겨울보다 올해는 눈이 적게 온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뉴스에서 한라산에 눈이 50센티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2월 13일 월요일 아침 7시 30분 비행기를 편도로 끊게 되었습니다.
멤버는 이덕문, 김정원, 민병호, 허영재(Mc터보), 이종혁(포토그래퍼), 김성진(블루독프로덕션)으로 정해졌습니다.
당일날 설레는 마음에 아침 4시에 저절로 눈이 떠지더군요.
[삼성동 코엑스 공항터미널]
한라산 스노우보딩 팀 멤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제주행 비행기안]
모두 맨뒷자리에 가운데 통로를 두고 앉아 웃고 앉았습니다.
어떤일들이 한라산에서 펼쳐질지 상상도 하지 못한채 말이죠.
[제주행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하늘]
김포에서 출발할 당시에는 구름이 많았지만 바다로 들어서자 조금씩 하늘이 걷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비행기가 제주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가 바람이 너무 거세어서 착륙직전 다시 이륙을 하기도 하는 일을 겪기도 하였지만
모두들 안전하게 제주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제주도는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더군요.
안개인지 구름때문인지 한라산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제주도에 스노우보딩을 하러 들어온 우리 멤버들의 보드백들입니다.
저는 이것을 역사적인 일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성판악에서 숙소가 있는 중문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바다]
숙소에 들어가 짐을 풀고 우리는 한라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눈상태와 다음날 올라갈 길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우리가 올라갈 성판악 등반로는 낮 12시가 되면 닫기 때문에 올라기질 못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숙소앞 편의점에 들러 간단히 점심과 맥주를 하며 다음날 촬영일정을 얘기하였습니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성판악 등산로를 따라 백록담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비가 내리는 등산길… 비가 내린다는 표현보다는 폭우보다 조금 덜한 비가 내리는 중이였습니다.
하지만 올겨울 한라산 총 적설량이 2미터가 넘는다고 했으니 쉽게 눈이 녹아 없어지지는 안았더군요.
이때까지만 해도 경사도 완만하여 웃기도 하고 얘기도 나누며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길에 휴식]
한라산 백록담은 해발 1950미터가량이 됩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죠.
올라가면서 마치 계절이 바뀌듯 나무들의 모양도 산의 모양도 모두 달라집니다.
올라가는길에 여러번 휴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반 등반객들은 작은 가방에 간단한 음료와 음식을 넣겠지만 우리는 거기에 보드를 매고 부츠를 신었기 때문에 몇배는 더 힘들었습니다.
포토그래퍼와 필르머는 거기에 카메라들과 렌즈들, 배터리들이 더 실리겠죠. 진달래밭 대피소에 들렀을 때는 발 뒷꿈치에 물집이 잡히고 온몸은 땀에 젖고 보드복이 이렇게 무거워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갑과 부츠속은 이미 질퍽질퍽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2킬로미터를 더 올라가야 합니다. [우측부터 이덕문, 김정원]
컵라면 한그릇으로 허기를 채우고 다시 힘내서 등산할 준비를 합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는 과정까지 중도포기의 유혹에 노출된 멤버가 몇명 있었습니다. [백록담]
처음 시작할 당시의 기온과 백록담 정상의 기온은 약 10도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듯 했습니다.
젖었던 보드복과 장갑은 다시 차가워져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유명하다고 했던가요?
백록담 바람은 정말 사람이 날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개속인지 구름속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고요한 풍경속에서도 바람이 이렇게 세게 불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너무 거세어 귓가에는 고막을 찢는 바람소리만 들리고 서있기도 힘들어 옆구리에 보드를 껴안고 기어서 등반을 해야만 했습니다.
온도차이도 심해 거의 다 올라와서는 바로 옆으로 낭떠러지를 두고 거친 경사에 얼음길을 올라와야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험난한 겨울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스노우보드 부츠용 아이젠도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백록담에서의 단체사진]
원래의 목표는 분화구내부에서의 스노우보딩이였지만 5미터앞의 시야도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어디까지가 끝인지 바위는 어디에 있는지 경사가 어떠한지 아무것도 알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백록담 꼭대기부근에서 등산로를 벗어나 낭떠러지부근으로 이동하여 스노우보딩을 감행하였습니다.
다행이 눈이 많기는 했지만 곳곳에 바위들과 숨어 있는 돌들이 많아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설질은 습설이였기에 눈발을 날리기는 힘든 상황이였습니다. 그렇게 모두들 촬영을 성공리에 마치고 다시 눈속을 헤치고 등산로로 돌아와 성판악 등산로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걸어 내려오는 길에 등산객이 없는 곳에서는 스노우보딩을 혹은 데크로 눈썰매를 타며 하산하였습니다.
모두들 우리가 백록담에서 스노우보딩을 했다는 생각에 서로 서로 격려해주며 화이팅을 외칠 수 있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어디가 그렇게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냐는 듯 한가한 석양과 열대나무들이 늘어져 있더군요.
모두들 차안에서 기절한 듯 쓰러지거나 멍하니 석양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생각지 안게 너무도 힘들게 무엇인가를 이루고난후 밀려오는 안도감이랄까요..
모두 피곤했지만 눈빛만큼은 초롱초롱했습니다.(물론 그렇지 안은 사람도 있었습니다만..) [숙소 복도]
숙소에 들어와 모두들 흠뻑 젖은 장갑을 비틀어 짜고 질퍽이는 부츠를 벗고 양말을 버리기도 말리기도 하며 방에 누웠습니다.
백록담에서의 스노우보딩을 마친 데크들이 숙소 복도에 나란히 서 서로 무용담을 나누고 있는 듯 합니다.
다음날 일행중 세명이 서울로 올라가고 이덕문, 김정원, 김성진(블루독 프로덕션)이 남아 다시 한라산으로 올랐습니다.
마을에는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기에 우리는 어제와 같이 안개속에 비를 맞고 올라갈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한라산으로 올라가는 도로입구에서 경찰이 차량을 통제하더군요.
"지금 눈이 많이 와서 스노우 체인 없이는 차가 올라갈 수 없습니다."
성판악 주차장까지만 올라간다는 약속을 받고 우리는 쾌재를 부르며 차를 몰고 주차장까지 올라갔습니다. 전날 봐두었던 스팟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트리런을 촬영하였습니다.
습설이라 발이 깊이 빠지지는 안았지만 열댓번이나 산속의 경사면을 바쁘고 힘들게 걸어 올라다니며 촬영에 임했습니다. 촬영도중 헤드캠의 일부가 부서지기도 하고
김정원의 스노우보드 부츠가 입을 완전히 벌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던 촬영을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부츠의 입이 벌어져서 걷기도 힘든 상황에서 집중력이 떨어져서였는지 김정원은 가벼운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덕문의 촬영을 마무리 하고난후 무사히 산을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성판악 출발지 주차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전날의 등반에 이어 바로 등반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들 표정이 어둡지만은 안습니다.
설질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백록담과 한라산에서의 스노우보딩을 마쳤고 그것을 필름에 담는 것에 성공하였기 때문이였을 것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멀리 보이는 한라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진에서는 표현이 되지 못했지만 실제로 저모습은 마치 거대한 괴물을 보는 듯 하더군요.
편하게 등산을 다녀왔더라면 괴물로 보이지는 안았을지 모르겠군요.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모험을 하듯이 우리도 저곳에서 모험을 하고 돌아왔기 때문에 괴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주공항 이륙직전]
[돌아오는 비행기안 우측부터 이덕문 김정원]
[김포공항]
누구나 올라가서 스노우보딩을 할 수 있는 곳이였다면 우리는 백록담에 올라 스노우보딩을 하지 안았을지 모릅니다.
누구나 올라가서 스노우보딩을 할 수 있는 곳이였다면 스노우보딩을 했다고 하여 이렇게까지 의미를 부여하지 안았겠죠.
대한민국의 스노우보더로써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 한라산에서 스노우보딩을 하고 싶었습니다.
블루독 프로덕션에서는 그것을 기록에 남기고 싶었습니다.
이번 촬영 영상은 블루독 프로덕션에서 오랫동안 준비했던 다큐멘터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에서야 리조트에서는 스노우보더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5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리조트들은 스노우보더들을 슬로프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던 적이 있습니다.
10여년전 최초의 서울시내에서의 빅에어 시합, 백두산에서 최초의 스노우보딩, 뉴질랜드 빅에어 시합에서의 한국 스노우보더.. 등등..
대한민국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이 개최되기까지 대한민국의 스노우보딩에 대한 기록을 모아 제작되어질 작품입니다.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자료 제공:
BLUEDOG Productions
https://www.facebook.com/
오랫만에 뵙는 덕문이형 얼굴을 뵈니 기분이 좋네요.. 한 못뵌지 5년..된듯..ㅠㅜ
이 글을 읽으니 옛기억이 생각나서 몇글자 적어봅니다..
20살때였습니다. 따뜻한 줄만 알았던 제주도에도 눈이 엄청 온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죠..
저는 뭐 그당시 학생이고 아는 곳도 없으니.. 한라산에서 보드탔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만 하다가
한라산 중턱에 있는 제주대학교에서 혼로 작은 키커를 만들어서 탔던 기억이..납니다..ㅎㅎ
그 당시 저의 헝글 아이디도 한라산보더 였는데..ㅎㅎㅎ
아무튼 고생 정말 많으신 것같고 덕문이형 사진도 오랫만에 보고
옛기억을 떠올려보니 입가에 미소가 가득해 집니다..^^
말이 필요 없군요.!! 지존!!
멋지네요^-^
수고하셨어요~
영상 기대됩니다용 ~
보드부츠 배낭에 넣고 등산화 신고 가시지...
1900 고지에 아이젠 없이 등산화 없이 말도않되요 ;;;
존경스럽구요 다큐 얼릉 보고싶습니다...
와 드디어 올라왔네요 !! 페북서 보고 오나전 기대했었는데 ^ ^
다큐가 나오기 까지 시간이 오래걸리려나요 ??
너무 보고싶네요!
멋집니다 수고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