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이야... 내가 헝글에 하루에 두개씩이나 글을 남기다니.

1년만에 찾아와놓고 염치없이 게시판에 슬쩍 꼽사리 끼고 있네요.

아 나 신비주의 유지해야 하는데...

나 사랑한다는 사람도 헝글에 있는데...

 

하여간

싸움은 원치 않지 않기에 누구누구라 딱 집어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글들이 몇개 보여서 몇줄 남기고 갑니다.

 

 

먼저 정당보다 사람을 지지하는 투표가 되어야 한다는 거.. 맞는 말씀입니다.

어차피 정당도 사람이 만드는거고 사람이 모여 구성되는거니까요.

근데 정당에 대한 투표... 매우 중요한 겁니다.

 

예를 들어 볼께요.

FTA반대 많이들 하셨죠.

처음엔 새누리당에서도 재협상해야한다는 목소리도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결국 당론에 따라 화천군 후보 한명을 제외하곤 모두 찬성해버렸습니다.

그외에도 당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쇠고기협상이든, 미디어법이든, 사학법이든

당론에 따라 지역구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줬습니다.

그렇다면 그 당이 지금껏 취해온 정책기조 = 당후보의 정책이 됩니다.

정당 = 인물 = 정책이에요.

그러니까 정당에 대한 심판은 그게 새누리당이든 통합민주당이든

색깔 구분이 아니라 인물구분, 정책구분이라 봐도 무방해요.

정당정치체제에서는 이게 현실입니다.

 

현정부에 반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지지하지도 않는 야당후보에게 투표하는게 존심 상할수도 있겠죠.

쟤가 덜 나쁜놈이긴 하지만 어쨌든 나쁜놈 축인거 같은데...

내가 왜 나쁜놈한테 힘을  실어줘서 나도 똑같은 나쁜놈이 되어야 하나?

이런 생각... 당연히 들 수 있습니다.

 

그럴땐 정치에 관심이 있었고 후보와 정당에 대한 파악도 어느정도 된 상황이라면

2가지 길이 있어요.

1. 제일 나쁜 놈에게 콩밥 먹여줄수 있는 놈에게 힘을 실어주거나

2. 개중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 놈한테 투표하시면 됩니다.

 

둘다 나쁜짓을 했다면 누가 그냥 커피이고 누가 티오피인지 따져보면 되요.

용민이가 막말한게 더 나쁜지, 대성이가 박사논문을 복사한게 더 나쁜지,

태형이가 제수씨를 성추행한게 더 나쁜지

 

완벽히 내 입맛에 맞는 정당, 후보란 어쩌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테니까요.

저희집만 해도 강남 집값 잡겠다던 노무현이 당선되면 직격탄을 맞을 상황이었지만

다른 점들은 마음에 드니 그 부분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지지했었습니다.

물론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당시 한나라당에게 제가 투표했다 하더라도

비난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걸고 넘어가실까봐)

 

하지만 나는 생업이 바빠 정치에 관심을 가질 틈이 없었다!

저놈들이 뭐하는 놈들인지 도통 모르겠다!

내가 표를 준 놈한테 나중에 뒤통수 맞는건 죽어도 싫다!

그럴땐 백지를 투표함에 넣으시면 됩니다.

 

백지투표도 무의미한 표는 아니에요.

그만큼 행동할줄 안다는 거고 감시하는 눈이 많아진다는 얘기니까요.

무효표가 앞으로 어디로 이동할지 아무도 모르는만큼

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까딱하면 몰살될 판인데

절대 함부로 해쳐먹을수 없게 되잖아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사회에 불만을 표출하는거, 분명 투표한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 권리에요.

왜냐구요?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 = 투자니까요.

그러니까 투표하지도 않고 사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거나

정치인을 욕하거나 정책의 개선을 요구하는건,

투자하지도 않아놓고 배당금을 요구하는거나 마찬가집니다.

 

와 이거보다 몰염치한짓이 어딨어요.

난 헝글에 하루 글 2개 올린걸로도 염치없어 죽겠는데.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명박이 잘못했으니 명박이 찍은넘들 찌그러져있어라~ 하는 건데

이건 정말 잘못된거죠.

이명박을 뽑은 사람들이야말로 이명박을 욕할 자격이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대표 찍은 사람들도 욕쟁이 자격 있삼)

 

명박이가 뭐 서민들 등골 휘겠다고 공약 내세웠나요?

그게 아니라 서민 잘살게 해주겠다고, 등록금 반값 만들어주겠다고 뻥카쳐서 당선됐자나요.

노무현도 분양원가 공개하겠다고 뻥카쳤었고.

근데 그렇게 안해줬잖아요?

그럼 간단히 말해 '채무불이행'인거에요.

그러니 욕하고 '너 이새끼 내려와'해도 쟤네는 할말 없는거에요.

투자할때 약속과 다르니까.

 

아... 길게 쓰다보니 집중력이 흐려지네

 

하여간 삼성을 가진 이건희나

달동네 판자촌에 사는 날백수나

완전히 똑같은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건 투표할 때 뿐입니다.

1인1표잖아요.

이건희든 백수건달이든 노숙자든.

심지어 명박이랑도 투표함 앞에서는 다이다이 맞짱떠도 꿀릴게 없어염.

 

두환이 바바여.

어쨌든 민주화 이뤄놓으니까 옛날엔 탱크만 잘 몰아도 대통령까지 해먹었는데

총선한다고 기어나와서 지가 깔보던 국민이랑 똑같이 투표하자나요.

 

와 이렇게 신나는 이벤트를 포기하는 사람이 절반이나 된다니

전 그게 정말 이상한거에요.

 

그리고 그 맛있는 안주거릴 왜 포기하려 하세요.

명박이든 용민이든 정동영이든 김종훈이든

꼴보기 싫은놈 한둘쯤은 있을거 아니에요?

투표 하시고 오징어 노가리 한치 육포 씹듯이 잘근잘근 씹어드시면 됩니다.

 

ㅇㅋ?

 

 

추가로

1. 투표해봐야 무의미하단 말은 정말 무식한 소립니다.

이번에 심상정 200표도 안되는 차이로 당선된거 보셨잖아요.

그리고 공약 안지키면 나가리 된다는걸 표로 보여주면

점점 잘지키는 애들이 나오게 됩니다.

모든 변화는 그런 한 걸음의 투자부터 시작하는 거에요.

 

2. 여당이 이겼으므로 여당의 지지자들이 옳았던 것이다.

그게 아니라 여당의 지지자가 다수의견인 겁니다.

옳고 그름을 다수결로 판단할수는 없죠.

 

3. 새누리당 지지하시면 진짜로 그 당 지지하세요.

저는 그런 사람 밉지 않습니다.

진짜루.

그분들이 설마 이 나라 망하는꼴 보고 싶어서 지지하는거겠어요?

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심에 투표했겠죠.

존중합니다.

 

4. 지금까지 투표 안하고 씹어오셨다면

진짜 눈 딱감고 한번만 투표하고 씹어보세요.

씹는맛이 다르다니까!!!

 

5. 와 1년만에 와놓고 염치없게 이런 장문의 글을 남기다니.

패킷 낭비 죄송합니다.

 

 

엮인글 :

Gatsby

2012.04.12 19:51:25
*.45.1.73

맞는 말씀입니다.
젊은층 유권자들에게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2008년부터 그들이 보여줬던 열정을
선거에서 보여주길 원했죠.
새누리를 찍건, 기독교를 찍건, 허경영을 찍건,
한 젊은 개인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서, 큰 화음을 내줄줄 알았죠.
결과는 참담합니다.
그리고 남겨진건 배신감뿐입니다.
그들의 열망은 목마른 자에게 오아시스인줄 알았는데,
당장 목전에 약수터 바가지 뿐이었습니다.

JohnBird

2012.04.12 22:36:47
*.9.220.103

정치에서 한탕주의 좋지 않아요~
어차피 정권이 바뀐다고 모든게 확 바뀌는 일도 없을 거구요.
실은 저도 어제까지 정말 화가 많이 났었는데...
하지만 어쨌건 쟤네들 의석 줄였잖아요?
그럼 더 집요하게 끈기있게 조금씩 더 몰아붙이면 되는거죠.
대선때는 이보다 나을거란 희망마저 버리면 그냥 여기서 끝인거에요.
약수터 바가지로 목을 축였으니 다시 오아시스를 찾아가면 되염~

리베르

2012.04.12 21:43:26
*.160.37.83

제겐 처녀선거가 예전 DJ당선 선거 이후 100% 투표를 하였습니다.
존버드님의 글을 읽고나니 왠지 뿌듯하네요.
100% 투표라는 것이요. 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홍반

2012.04.13 14:49:20
*.70.26.247

SNS에 보내기 기능 없나요..
이런 개념글은 널리 공유해야하는건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61] Rider 2017-03-14 43 221331
51360 중고 거래 환불관련 [7] 이순규 2012-04-12   426
51359 며칠전 봤던 지하철 훈남놈 [12] 여고생을안... 2012-04-12   1130
51358 이번 선거 2대 미스터리... [8] 안경사 2012-04-12   608
51357 얼굴 팩의 효능.. [3] 떼굴매니아 2012-04-12   398
51356 이것들이 누굴 거지로 아나.... [13] clous 2012-04-12   577
51355 보수는 기득권층 진보는 저소득층 [12] 오나미 2012-04-12   512
51354 신의 한수~~~~~ (이제 내일을 걱정해야하지 않을까요?) [11] 겨울나그네 2012-04-12   509
51353 올여름... 비키니 망했;;;.. T^T [37] 고소한두유 2012-04-12   1371
51352 우리나라 30대들에게 [17] 가쓰비 2012-04-12   654
51351 볼컴 샘플세일~~~~ [4] 에리카박 2012-04-12   616
51350 투표율.. 너무 실망.. [2] 꿈을꾸는 2012-04-12   260
51349 진짜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하고 갈게요 [5] ㅃㅃ2 2012-04-12   417
» 총선얘기 더 안하려고 했는데 글들보다 보니 하도 답답해서... [54] JohnBird 2012-04-12 2 1373
51347 무료엣지튜닝의 감사함^^ [11] 훵그리 2012-04-12   417
51346 반값등록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궁금증... [4] FuriOus 2012-04-12   281
51345 결국... [9] sangcomsnow 2012-04-12   324
51344 정치이야기하시는 모든 사람 보셔요. [11] 마른개구리 2012-04-12   501
51343 저는 최소한의 인권과 기본권이 보장되는 나라에서 살길 원합니다. [4] sangcomsnow 2012-04-12   259
51342 난 정치적 중립인데 헝글에 한마디만 [10] 내꿈은 조각가 2012-04-12   527
51341 20대 여성 투표율.. [4] 은지니 2012-04-12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