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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제가 버스를 타고 가다 고가도로를 지나면서 개업준비를 하는 그곳을 항상 봤습니다. 오아저씨 수제 고로케.
저는 "아니 저기는 옆에 자전거집 있고 사람들이 거의 안다니는데 무슨 똥배짱으로 분식집을 냈지"
라고 생각했죠. 인테리어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개업을 하고 몇달만에 줄서서 기다려야 겨우 1인당 고로케 4개를 살 수 있는 용인 분당 최고의 고로케집이 되었죠.
저도 지난주 소문을 듣고 일부러 죽전까지 가서 줄서서 기다리다가 고로케 떨어져서 못먹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테이크아웃부터 카페 그리고 그런곳들에 납품을 해오는 분들을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작은 한국에서 먹는장사를 하고 싶은데 그곳은 어찌 돌아가나 알아보는거죠.
제가 하는일중 음반일은 내년 5월까지 미술책은 내후년까지 하고 접을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먹는장사인데 고상하게 장사하고 싶어서 카페.
그런데 음식에 있어서 납품 받은 상품을 되파는건 믿을수가 없더라고요.
그건 인쇄도 마찬가지죠 .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서 자기 통제하에서 책을 만들어 낼때 제대로 된 책이 나올수 있죠.
우리나라 업자들은 저단가에만 혹한지라 전 공장제작 납품을 믿지 않습니다.
재작년부터 큰형의 곤경을 도와주다 돈이 부족해져서 작년에 개업못하고 올해로 넘겼는데 결과적으로
옳은방향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을 얻은지라 잘 된것 같습니다.
죽전 오아저씨 고로케의 오아저씨는 오후 3시반에 문을 엽니다.
그분은 서현 AK 플라자에서 돈가스를 튀기는 분이며 돈가스만 10년 정도 튀겼다고 하네요.
고로케 가게에 알바생을 두면 훨씬 많이 만들고 자신은 쉴 수도 있을텐데 그리하지 않는 이유는 자기손으로 만든 고로케만이
그 맛이 유지된다고 하는군요. 제가 원했던 직업정신을 가진 분이죠. 돈과 효율을 떠난 가장 본질인 직업정신 말입니다.
그분은 고로케 튀김옷인 식빵부터 스스로 만듭니다. 주방을 보니 데스크오븐이 3개나 있네요.
원래 제가 직접 만든 당일 디저트와 커피를 팔고 미술책들을 가져다 놓고 벽에 아트 포스터를 걸고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그런 카페를 작게 하나 할려고 디저트 공부를 했는데 고로케 처럼 실용노선으로 바꿨습니다.
분위기 잡는건 암만봐도 저같이 생긴 사람에겐 패착 같아서요. ㅎㅎ
본질의 중요성 보다는 겉과 허영이 판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본질이 중요하죠.
분위기 좋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값싼 베트남 원두로 뽑은 커피와
보름간 냉동된 수원공장에서 만들어진 조각 케익을 먹으며 사진을 찍어 페북에 올리도록 만드는
조장질은 저로선 무리입니다. -0- 오아저씨는 그런면에선 존경스러운 분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