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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포 만땅임을 알려드리며...
내일 입원하고 모레 수술합니다 T.T
그래서 입원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극장가서 본 영화가 [프로메테우스]인데요...
다 좋은데, 여주인공 제왕절개하는 수술 장면이 너무 리얼해서.
'아 나도 곧 수술하는데.. 미리 날 비주얼 트레이닝 시켜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했습니다.
피식은 했지만, 그 뒤로 영화 끝날때까지 급우울했습니다. T.T
그래서 제목을 아이러니라고 달았습니다.
닥치고 이 영화도 떡밥이 상당해서, 여기저기 평이 많네요..
에일리언 프리퀄이기도 하지만, 아니기도 하고..
일단 보고나서 제딴의 해석을 해 보자면...
1. 분명 에이리언과 연관성이 있는 프리퀄의 영화인데 감독(리들리 스콧)이 극구 아니라고 부인하는 이유?
이건 뭐 감독과 제작사의 일종의 타협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리들리 스콧에 30년전에 에이리언 1을 만들
때부터, 단순 크리처물이 아닌 자신만의 철학으로 만들었는데, 그 뒤로 시리즈가 자체가 결국 크리쳐물로
되버렸죠.
에이리언4,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완전히 짬뽕이 되서, 감독이 에이리언과 더 이상 엮이기 싫어겠죠
그러자 제작사 입장에선 요즘 유행하는 프리퀄로 가는게 흥행해도 도움이 되니, 뭐 프리퀄이면서도 아닌
새로운 시리즈를 만든게 아닌가 싶습니다.(프로메테우스는 총 3부작로 제작되고 2편 제작에 제임스 카메론도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2. 그렇다면 에이리언과 프로메테우스와 어떤 연관이 있느냐?
- 에이리언1편의 탐사선과과 프로메테우스 탐사선을 을 보낸 회사가 모두 '웨이랜드' 라는 같은 회사입니다.
- 프로메테우스 막판에 에이리언의 최초 진화된 모습이 숙주에서 태어납니다. 그러나 얼핏보면 약간의 에이리언과
다르고, 색상도 에이리언 고유의 거무튀튀한 검은색이 아니고, 사람과 같은 살색입니다.
즉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에이리언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비화를 보여줍니다.
- 프로메테우스에서 외계인(인간의 조상)이 비행선을 타고 지구로 향하려다가 결국 불시착해서 "반 토막난 도넛츠"
비행선 잔해가 남는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에이리언 2편에서 바로 이 잔해가 나옵니다.
에이리언 2편에서 이민노동자가 SVC를 타고 가다, 우연히 이 '반토막난 도넛츠' 잔해를 발견하고 그 잔해를 탐사하다
에이리언 숙주에 감염되죠.
- 일단 크게 위의 3가지가 에이리언과 바로 연결되는 내용이고, 그 외 내용은 프로메테우스 자체의 이야기입니다.
3. 프로메테우스의 떡밥
영화에서 모든 떡밥을 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주인공들의 대화로 짐작만 하게 합니다. 여러 평을 보고 가장 많이
화자되는 떡밥을 정리해 보면..
- 외계인(엔진지어)과 인간의 DNS가 일치하니, 그들이 인간의 조상이라고 과학자들이 확신합니다
또, 영화초반에 외계인이 최초 지구가 태생하던 시점에 자신의 DNA를 바다에 뿌려, 바다로부터 지구 생명체가 최초
시작되었다고 암시를 해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히고, 영화 막판에, 이 외계인들이 지구인들을 다시 몰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들이 지구인의 조상
이 아닐거라고 다시 반박을 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 외계인이 지구상에 인간들을 만들어 놓고, 왜 다시 지구를 몰살하려 비행선을 보내려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지구로 가는 것을 일단 막고보자' 에만 1편에선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평들을 읽어보니, 이 이슈가 가장 크네요.
관객들 평가글을 보니 '그러니까 인간을 창조해놓고 왜 또 인간을 몰살하러 가냐고, 그 이유가 뭐냐고?'
뭐 이런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실제 영화 엔딩에서도 최후의 생존자가 지구를 가지 않고, 외계인들에게 그 이유를 따지로 외계인들 고향별로 갑니다.
- 프로메테우스가 찾아낸 행성(외계인이 거주하는 곳)이 외계인의 고향별인줄 알았는데, 함장은 이 행성은 그저 '실험장'
일 뿐이라고 단정하는 대사를 날립니다.
4. 프로메테우스 2편과 감독판 DVD가 기다려지는 이유
- 프로메테우스 1편에서 결국 엔딩이 창조자(외계인)들에게 왜 지구인들을 다시 몰살할려 하는지 따지로 가는걸로 끝났으니
2편에서 진짜 이유가 나오겠죠.
그런데 여자 주인공은 2편에서 그냥 죽어서 미라가 된걸로 시작할듯...막판에 너무 심하게 다쳐서..
뭐 2편에서 시체가 된 여자주인공을 '웨이랜드'사가 우주에서 발견하거 뭐 그런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듯 합니다.
- 프로메테우스가 거의 2시간이 넘어가는 런닝타임인데, 비주얼과 스토리를 푸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 보니
인물들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없습니다.
인물간의 관계를 좀더 자세히 설정했으면 더 재미있고,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이무래도 긴 런닝타임상 이 부분을
많이 편집했지 싶습니다. 감독판 DVD에서 삭제된 부분이 많이 들아갔으면 합니다.
특히 프로메테우스 함장과 웨이랜드사 장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빈약합니다. 이 두 사람이 극중 뭔가 중요한 역활과
단서들을 많이 제시하는데 이 인물들에 대한 배경 묘사가 거의 없다 시피합니다.
예를 들어, 함장은 '착륙한 이 별이 외계인의 실험장일거다' 라는 가정을 제시하는데 영화 내용상 매우 중요한 대화입니다.
함장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함장에 대한 배경묘사없이(뭐 과거에 전투를 많이 해봐서 안다는 둥의 대화) 갑자기
툭 단서를 던지니 개연성이 약간 떨어집니다.
또한 웨이랜드사 화장 장녀가 지구에 남아 그냥 속편하게 웨이랜드사 CEO로 남지않고, 탐사선에 참여한 구체적인 배경이
없습니다. 대화상으론 그냥 경영권 싸움이 지겨워 그냥 동참했다고 나오는데, 그건 표면상 이유이고, 아버지에 대한 어떤
갈등이라던지 그런것들에 의해서 탐사참여를 결정했다는 그런 세부적인 묘사가 빠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인물들이 너무 들러리 식으로 나온것도 좀 그렇습니다.
함장이 프로메테우스를 외계인 우주선에 충돌하여 혼자 자폭할려고 했는데, 옆의 부하 2명도 뜬금없이 함장이랑
무지 친한척하며 같이 최후를 맞이합니다. 영화내내 함장과 2명의 부하직원은 이렇다할 대화도 없고 그렇다고 깊은
유대감도 없습니다. 하다 못해 몇신에서 함장과 친하게 진한 농담 따먹기를 한다던지, 과거 전투에서 같이 동고동락
했다는 회상을 넣었줬다면, 관객들이 자연스럽에 이해를 해줬겠지만, 뜬근없이 같이 죽겠다고 하니 관객들이 뻥졌다고
하네요.
이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관객들도 공통적으로 어이없는 장면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간만에 잘만드 SF 영화입니다.
- 어벤저스 같은 코믹 SF가 아닌 순수 과학 SF물로는 근래 가장 잘만든,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뭐랄까,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SF가 아닌, 테마와 철학이 있는 SF 영화라면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인류의 기원과 같은 캐캐먹은 주제와 더불어, 블레이드 러너에서 던진 '인간만도 못한 인간', '인간보다 나은 피조물'
같은 인간성에 대한 질문과 같은 공통적인 주제를 이번 프로메테우스에도 똑같이 던집니다.
예를 들어, 로봇인 데이비드가 인간은 원래 '부모가 죽기를 바라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반문하기도 하고, 인간은
로봇인 데이비드에게 '인간이 만든 피조물이 인간인척 하면 역겹지 않겠냐'고 면박을 줍니다
대화는 로봇과 인간의 대화였지만, 이 영화가 인간의 창조주를 만나러 가는 영화인걸 놓고 봤을때, 창조주
(외계인) 입장에선 인간이 역겹게 느껴지고, 그래서 다시 몰살하러 가는거다라는 일종의 '암시'를 주기도 합니다.
즉, 집에서 잘 기르고 개가 어느날 갑자기 주인님과 같이 밥먹겠다고 식탁에 앉아서 인간 흉내를 내면, 집주인은
과연 이 개를 과연 가만두겠냐는 거죠.
즉 외계인은 자신들을 본따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은 다시 자신들은 본따 로봇을 만들었다 이런 식의 컨셉이
이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의 모티브이자 갈등의 요소입니다.
나아가 인간이 스스로 창조주가 되어 제 2의 피조물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화두를
감독이 던지고 싶었는지도 모릅나다
6. 근래 가장 화면빨이 좋은 영화
- 이 영화는 집에서 대형화면으로 보면 100% 손해입니다. 3D/IMAX 떄문이 아니라 , 감독이 의도적으로
극장 화면 비율에 맞춰 최적하해서 촬영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탐사선에서 탐사자동차들이 나와 황무지를 달리는 촬영신을 보면, 극장 스크린 좌측 끝에서
스크린 우측끝으로 달려서 화면에사 사라지도록 촬영했습니다.
이런 화면들은 극장 스크린에서 봐야지 제대로 그 스페타클한 화면을 체감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덤으로 마지막에 에이리언 탄생 화면이 나오는 화면이나 여주인공이 배째서 수술하는 장면은 정말 리얼합니다.
너무 리얼하니 뒤에 여자 관객들은 정말 쌍욕을 하더군요. 괴물이 너무 리얼하게 탄생합니다.
남자들은 이런 너무 상세한 혐오장면을 '오우 리얼한데'하고 감탄하지만 여자들은 그 수위가 너무 넘어가면
욕을 하더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결론은 재밌게 봤습니다.
내일은 수술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집안청소좀 하고, 쓰레기도 버리고, 입원할 동안 갖고갈 옷이며, 세면도구며
책이나 MP3도 복사해 놓고 할일이 많네요
당분간 집에 없을테니 화분에 물도 듬뿍 줘야 되고... 아 참고로 혼자 서식합니다.
모레 수술입니다. 빨리 완치하고, 수술예후가 좋아서 빨리 집으로 복귀했으면 합니다.
자갈밭이어도 이승이 좋다나 뭐 그런거겠죠
퇴원하고도 회복기간동안 혼자 샤워하고, 밥먹고, 청소하고.
아 혼자살면 아플때 가장 서럽다고 하던데. 서럽지 않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크게 아파본적도 없었는데, 이번엔 수술하고도 최소 한달은 요양을 해야 해서
이래저래 신경이 쓰입니다.
당분간 인터넷도 못할것 같아, 오늘 그냥 혼자 주절주절 영화 핑계삼아 적어봤습니다.
꼭 완치하고, 다시 예전과 같은 건강한 모습으로 올 겨울에도 슬로프에서도 보드 타보고 싶습니다.
몸 상태만 좋았으면 올해 최상급 코스 도전해볼수 있었는데, 못 했어요.
수술하고 완치해서 올 겨울에 꼭 최상급 진입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럼 전 이만 총총총...
진짜 보고싶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