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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을 하러 갔다

 

도박을 했는데 자꾸만 옆에서 개쓰레긔 인간들이 천박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돈을 잃고 '씌발 좃같네' 이렇게 딜러한테 으르렁거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뒤에서 누가 좀만 신경에 거슬리게 하면 웅얼웅얼거리면서 '씌발놈' 막 이러는 것이었다

 

또한 돈을 꼴면 테이블을 쾅쾅 내려치며 포악한 행동을 하였다

 

그래서 나도 좋나 천박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열받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그냥 한번 그래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내 모든 인생이 한번 그래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질러 본 행동의 결과이다

 

돈을 꼴면

 

'하~ 놔~ 씌발~ '  이라든지

 

'듸지겠네 하! 씌발~ '

 

이렇게 험악한 표정을 짓고 모두에게 들리도록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또한 테이블을 마구 내리치며 백만원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한 삼천만원쯤 잃은 사람처럼 리얼한 연기를 펼쳤다

 

그러자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재미가 났다

 

천박한 행동을 즐기고 나서 밥을 먹으러 올라갔다

 

강원랜드 카지노에는 부페 식당이 있다

 

접시를 들고 저질스러운 시골 양아치같은 몸짓으로 이 음식 저 음식 기웃거리며

 

'하~ 씌발 음식도 좋같네 이따구 먹을라고 내가 여기 왔나 씌발~'

 

이렇게 마구 삼천만원 잃은 막장 흉내를 내며 어슬렁거렸다

 

그러다가 갑자기 내가 좋아하는 새우튀김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와 이건 맛있겠네' 하고 나도 모르게 욕을 하지 않고 청아하고 소박한 내 본연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옆에서 접시를 나르던 여급 하나가

 

'네 고객님 새우튀김이 따뜻해서 맛있을 겁니다'

 

이렇게 방긋 웃으며 참견을 하는 것이었다

 

그 지어낸 듯한 못난이의 해맑은 웃음이 또다시 내 막장 센서를 자극했다

 

그래서 눈을 가늘게 뜨고 가소롭다는 듯이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그 여급을 바라보며

 

'아니 새우 말고 아가씨'

 

이랬다 물론 약간의 썩소를 첨가하며 징그러운 짐승처럼 추파를 날리면서 그랬다

 

그리고 아가씨가 당황하자 이렇게 덧붙였다

 

'모 씌발 나 삼천 꼴았는데 모 불만있어?'

 

이러케 쏘아붙이고 새우튀김을 접시에 한 삼십마리쯤 왕창 담아서 모두 침을 바르고 두개만 먹었다

 

여급은 수치감과 분노 때문에 얼굴이 새파래져서.

 

갑자기 업장 밖으로 뛰쳐나가더니,

 

카지노를 감시하고 있는 양복 차림의 떡대들에게 흥분된 어조로 무엇인가를 설명했다

 

이야기 중간중간 내쪽을 가리키는 손짓을 하는 것이 보였다

 

나는 태연하게 새우튀김에 연신 침을 바르며 놈들이 다가오는 것을 곁눈질로 흘끔거렸다

 

키가 약 190은 될 듯한 보안요원이 내 식탁 옆에 서서 내게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저희 업장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손님이 너무 맘에 든다며 전화번호를 알고 싶답니다'

 

그래서 나는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끝까지 막장 연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 씌발 새우튀김 맛이 왜 이래? 야 차라리 새우깡을 갖다 줘라 새우깡 없냐?'

 

이랬더니 그새퀴가 갑자기 내 멱살을 잡고 나를 의자에서 벌떡 일으켜 세우는 것이었다

 

그리곤 내 얼굴에 침을 튀겨가며 고함을 지르는 것이었다

 

'지금 새우깡 무시하나요?'

 

그래서 나는 아무래도 한대 맞을 것만 같아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포크로 놈의 정수리를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피가 분수처럼 솟으며 다윗이 쓰러지듯 그 거한이 땅바닥으로 무너졌다

 

나는 박애정신을 발휘하여 잽싸게 냅킨으로 놈의 머리를 싸매주며,

 

신기에 가까운 처치술로 놈을 살려냈다

 

그러자 갑자기 업장 내의 모든 손님과 고객들이 나의 의술에 감동하여,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짝짝 치며 존경의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서 나는 약간 뻘쭘해서,

 

'뭐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인데요'

 

이렇게 자연스러운 겸양의 미덕을 드러내었다

 

이때 나의 본래의 고매한 성품이 나도 모르게 준수한 내 얼굴에 드러나게 되었다

 

그러자 갑자기 업장의 분위기가 술렁거렸다

 

나에게 박수를 치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이놈 알고보니 막장이 아니었어!'

 

'우리를 조롱한 거야! 고결한 영혼의 냄새가 풍긴다!'

 

'용서할 수 없어! 처단하라!'

 

그것은 좀비들의 습격이었다

 

나는 정신없이 달려드는 좀비들을 포크와 나이프로 물리치며 퇴로를 뚫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중과부적이었다

 

놈들은 사방에서 나를 에워싸고 나를 향해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방심한 순간,

 

아까 내가 희롱했던 못난이 여급이 내 팔을 깨물고 말았다

 

그래서 나도 똑같은 좀비가 되었다

 

좀비가 되고 나니 갑자기 좀비들이 품위가 넘치는 신사 숙녀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놈들도 더 이상 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아 아까 침을 발라 놓았던 새우 튀김을 다시 냠냠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확실히 새우깡보다는 맛있었다

 

떡대놈이 화를 낸 것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자 내 마음도 진정이 되어 밥을 다 먹고 다시 게임을 하고 오백만원을 꼴구 집으로 왔다

 

 

 

엮인글 :

정이지

2012.07.31 14:44:28
*.94.44.1

이글을 끝까지 읽은 난 뭐~~지~~

물러서지마

2012.07.31 14:55:33
*.84.242.121

나름 이말년 스타일이네요 ㅋ

reddawg

2012.07.31 16:11:20
*.52.8.14

불암갑이 나타난거 같다

바람켄타

2012.07.31 16:24:17
*.187.74.132

기승병병...

쀵쀵뿡

2012.07.31 18:00:04
*.236.192.37

재밌닼ㅋ

프레디오버

2012.07.31 19:07:10
*.226.209.97

무협판타지 매니아의 비극적결말

곽진호

2012.07.31 19:44:44
*.41.28.184

줄을 서시오....

이거 허준 스페셜판이네 ㅋㅋㅋ

토드

2012.08.01 08:58:12
*.209.145.129

.... 뭐야이건... ㅡ.ㅡ;;

미X토끼

2012.08.01 09:06:14
*.124.106.147

뭐지?ㅋㅋㅋ

YapsBoy

2012.08.01 09:57:18
*.135.199.49

새우튀김이 먹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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