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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 경기도 안성에서 무슨 풍물축제 비슷하게 해서 와이프와 9개월된 아이와 갔었습니다.
남사당 패거리의 농악 놀이가 시작된다기에 주공연장으로 갔는데요
자리는 프라스틱 의자로 되어있었구요 저희가 들아갈때 해도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유모차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많은분들이 아이와 같이 오셔서 유모차가져오신 분들도 꽤많았구요 진행요원도 유모차에 대해 제재를 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자리도 많이 부족했는데요. 특히 농악 놀이이다 보니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공연 중간에 아이가 너무 보채서 나올려고 일어났는데요 프라스틱 의자가 이동식이다 보니 들어올때와는 달리 유모차가 빠져 나가기엔 너무 공간이 협소했습니다. 아이와 와이프는 일단 먼저 내보내고 저는 짐이 좀 많아서 유모차를 접지도 못하고 또 접어도 들고나오기에 좀 무리가 있어서 주변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오고 있었는데요
학생들 및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은 다들 양보해주기도 하고 짐을 좀 들어주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할아버지 한분이 앉아계셨는데요 할어버지가 의자를 이동해놔서 앞으로 지나가기에도 좁고 뒷쪽으로 지나가기에도 좁아서
"죄송합니다 좀 지나갈꼐요" 그랬더니 다리만 살짝 오므리더군요 제가 앞으로 지나가볼려고 유모차를 밀었는데요 도저히 공간이 안나와서 "할아버지 죄송하지만 의자좀 뒤로 살짝 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랬더니 들은척도 안하고 그냥 계속 공연만 보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유모차를 들고 앞으로 지나가려고 했지만 앉아있는 사람 유모차에 다치겠더라고요.
어쩔수 없이 다른 통로로 지나가는데 그쪽도 노인분들이 다들 마찬가지더군요
어떤 할머니는 이런데 왜 유모차를 가져와서 짜증나게 하냐며 저보고 혀를 차시는 분도 계셨고 이래저래 나갈 통로를 찾아 헤매다가 꽤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랜만에 나온 나들인데 기분이 너무 상해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에겐 의자 살짝 뒤로 빼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노인에 대한 공경은 Give and Take가 아닌 무조건적인 Give 이다 라고 항상 버스에서 자리 양보해드리고 지하철 노인 관련 기사 볼때마다 저런 미친X들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다같이 욕먹는거다 라고 생각하며 32년간 살아왔는데요 저런 일을 겪으니 노인에 대한 공경이 뭐고 존경심이 뭔지 멘탈붕괴가 오더군요.
젊은 사람들의 무조건 적인 공경과 양보가 오히려 노인분들을 자신 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수도 있는것 같구요
무조건 적인 공경은 공경을 받는 사람의 행동에서 시작되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