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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차고 싶어졌음

조회 수 222 추천 수 0 2013.01.10 23:16:10
나는 축구를 졷나구 좋아한다
 
게서 축구를 학생 때는 일주일에 한번씩 했다
 
축구는 적절한 몸싸움과 세밀한 기교가 동시에 요구되는 매우 세련된 스포츠다
 
미식축구 꺼져 무작배기들이나 하는거고
 
야구 꺼져 꾀돌인 가서 남 등이나 처먹으라구
 
상대편 선수와 어깨를 부비며 과격한 힘의 대결을 펼치는 와중에도 발끝은 봄바람 맞는 새싹마냥 예민하게 공을 느껴야 한다는
이말씀
 
야구가 장기라면 축구는 바둑이지
 
야구엔 단절과 정해진 길과 명령체계가 있지만 축구엔 그런 것이 있을 수가 없어
 
모든 것이 모든 것과 변화무쌍한 연속적 흐름 속에서 관계맺고 있으며,
 
따라서 아주 작은 것이 가장 큰 것을 좌우하는 과정이 매우 극적이지
 
게서 야구엔 계급이 있지만 축구엔 그런 것이 없다구
 
투수와 스트라이커가 팀에 미치는 공헌도를 한번 비교해 봐라
 
야구는 개인주의요, 축구는 공동체주의라 이말이야
 
야구는 한세끼가 삼진 계속 잡으면 이기지만 스트라이커는 동료가 안 받쳐주면 븅신이 됨
 
모냐믄 이 개병진은 졷나구 개인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할 때만큼은 공동체주의를 신봉한다는 거임
 
왜냐
 
사실 난 개인주의자가 아니라 공동체주의자기 때문이지
 
됐고 알 거 없고,
 
여튼 중요한 건 내가 오늘 지하철은 타고 출근을 하는데 갑자기 축구를 차고 싶어졌다는 바로 그 사실이다
 
축구를 찬다는 표현은 섹스를 박는다는 표현과 이퀼리브리엄을 이룬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그만큼 격렬한 충동이었던 것이었다
 
너무나 축구를 차고 싶어진 나머지 혼자 열차를 기다리며 프리킥을 찰 때처럼 리드미컬한 도움닫기 스텝을 밟아보기도 하였다
 
가상의 공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하나아 두울 세에엣, 휘익!
 
강력한 허리에서 폭발된 힘이 육중한 허벅지를 비틀어 휘두르면,
 
정교한 각도로 공을 겨눈 내 발등은 바람을 가르며 탄탄한 축구공의 연한 뱃살을 탐욕스레 감아올리게 되었을 터...
 
그곳에 마침 공이 굴러왔더라면!
 
하지만 인간들은 지하철 역에 축구공을 갖고 들어올 정도로 재미있는 동물이 아니므로 따라서 축구를 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래서 난 졷나구 우울해졌다
 
뿐만 아니라 프리킥은 커녕 제각기 븅신같은 스마트폰이나 하나씩 꿰어차고 시간 낭비에 몰두해 있는 강아지들의 한심한 꼬라
지를 보니 점점 더 배알이 뒤틀리고 말았다
 
이런 세끼들이 축구의 참맛을 만분지 일이나마 알고 월드컵때 그 난리를 피웠을까!
 
드넓지만 비좁고, 호쾌한 동시에 섬세하고, 강력하지만 둘도 없이 유연한가 하면,
 
환희에 들떴더니 이내 침울의 극단을 맛보고, 머리로 떠받는가 하면 발로 밟아 튀기질 않나,
 
펄쩍 뛰어오르다가 바닥에 온몸으로 미끄러지는 이 생명력 넘치는 체육의 세곌 말야
 
하지만 이런 말을 늘어놓아 보았자 전혀 소용이 없다
 
왜냐면 난 이제 더 이상 축구를 할 수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난 세상에 둘도 없는 외톨이다
 
병신들을 참아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난 이제 축구를 차려면 무개념 초딩들이 뛰노는 운동장을 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아니면 강아지를 한마리 키워서 휑한 운동장에 풀어놓고 둘이서만 축구를 뛰는 수밖에 없다
 
허나 내 유일의 친구인 이 개새키도 버려진 뼈다귀 하나에 나와의 축구따위 헐값에 팔아넘길 것은 뻔한 일,....
 
그렇다 비록 여자친구가 다섯명일지라도 난 정신병 3종세트 환자인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상념의 출발을 삼든, 결론은 항상 이와같은 우울증과 비창과 허무와 발작적 고뇌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축구라... 동료애.... 희생.... 협동.... 나눔.... 팀워크.... 공동의 기쁨.... 따뜻한 위로.... 드라마....
 
흥 !
 
그딴건 개나 주라구!
 
하하하. 그래 이것이 내 운명.
 
난 선수로 만족하지 못한다. 난 검은 옷을 입겠어, 젇지가 되겠다, 휘파람을 불겠다구!
 
삐이이이이이이이익!! 거기 너!! 당장 이리 오지 못할까!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이노옴!
 
네놈의 인생을 저울에 달고 네놈의 양심을 감시하고 네놈의 일거수 일투족을 평가하고 네놈들의 얽히고 설킴을 중재하고 포상
하고 네놈들의 성격을 창조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종국엔 모든 것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 최종 선언을 하겠어, 패배와 승리를,
빛과 어둠을 손 안에서 선고해 주마! 하늘을, 땅을, 인간을 주재하겠다구!
 
하하하하하!
 
내게 축구라니 당치도 않다!
 
축구 따위 개나 줘...
 
그딴건 개나 주라구 흐흑... 어엌.. 컼..!
 
솔직히 나같은 세낀 지금 당장 뒤지는게 더 좋은 일임
 
그러나 나에게는 이 현실은 현실같지가 않다
 
현실에서 공을 차는 진짜 축구 대신 여자를 대상으로 골을 넣는 비유로서의 축구를 즐겨야만 하겠다
 
이것을 나는 오늘부터 '메타축구' 라고 명명하겠다
 
메타 축구에서 골을 넣는 것은 여친과 모텔에 가는 것일 테구
 
메타 축구에서 태클을 하는 것은 남의 여잘 뺏는 것일 테구
 
메타 축구에서 현란한 드리블을 하며 수비수들을 농락하는 것은 내 문어발 여친경영의 유연성을 상징하는 것일 것이다
 
흐음 좋다
 
네명으론 축구가 되질 않지
 
다이나믹한 플레이를 위해 열한명이 될때까지 나만의 메타 축구부원들을 열심히 모집하여야겠다
 
 
으흐흫
엮인글 :

숑나간다

2013.01.11 02:15:31
*.98.237.117

왜 리플이 안달렸나 했네요;;

funkyhsc

2013.01.11 02:43:16
*.241.154.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와 진짜 글이 ㅋㅋ

S.h2

2013.01.11 08:11:53
*.165.171.98

한 1년전에 본 글이네...

아이디 계속 바꿔오시는데,

관심받고싶으셔서 다시 올리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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