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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군가가 집 안마당까지 들어와서 총을 쏴댄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수렵 철을 맞아서 요즘 시골 민가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입니다.
위험천만한 불법 수렵 실태, 김종원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눈밭에 난 발자국들.
발자국을 따라가니 육중한 철문이 나옵니다.
철문 넘어까지 발자국은 이어집니다.
[몽땅 이게 다 동물 발자국이야.]
여기저기 나무가 부러져 있고, 눈엔 피까지 묻어 있습니다.
발자국은 현관 앞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옆에 커다란 탄피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 이 눈밭에 정신없이 찍혀있는 둥그런 구멍들이 야생 고라니와 노루의 발자국입니다.
겨울철 먹을 것이 없다보니까 집 뒤 야산에서 사람들이 쌓아놓은 음식물을 먹으러 민가까지 내려온 겁니다.
그런데 이 야생동물보다 더 위험한 게 바로 이 사람 발자국입니다.
겨울철 이 동물들을 잡으러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마구 총을 쏴댄 겁니다.
때마침 집주인이 없었기에 다행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집주인 : 여기 사람이 다니는 길이고, 사람이 사는데. 저기서 무심히 사람이 내려오는데 총을 쏘면 맞을 수도 있잖아요.]
앞마당에 떨어져 있던 탄피들은 발사되면 쇠구슬 수백 개가 퍼져 나가는 산탄총 탄피였습니다.
[총기 전문가 : 가까운 데서는 엄청난 위력으로 이만한 (쇠구슬) 뭉치가 나가면서 계속 퍼지니까 위력이 셀 수가 있죠.]
밤이 되자, 산골 마을 곳곳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저기, 저기!]
차를 타고 이동해보니 고라니가 겅중겅중 취재진 앞을 뛰어다닙니다.
모두 불법 수렵의 표적입니다.
밀렵 감시단과 함께 근처 마을을 둘러봤습니다.
코앞이 가정집인데, 오솔길에선 몇 미터 사이에 올무가 2개나 발견됐습니다.
올무엔 뼈만 남은 고라니 시체가 걸려 있습니다.
[조재영/한국 야생동물 보호협회 충북지회 : 여기 보시면 민가근처에 길목을 잡고서 만들어 놨잖아요. 잘못하면 사람 발목까지 나갈 수가 있어요.]
수렵 철이라도 수렵 구역은 야산지역에만 제한돼 있습니다.
정해진 곳에서 벗어나 수렵하면 모두 불법입니다.
[김석용/수렵관리협의회 팀장 : 경찰이나 시청에서는 조금 인원이 부족해요. 그래서 수렵 구역 안에는 저희(민간 감시단)가 감시를 하고 있지만, (사냥꾼들과) 다툼이 많아요. 저희는 사법권이 없어서, (단속에 한계가 있어요.)]
충북의 한 산골 마을.
낮, 밤 할 것 없이 수렵꾼들의 총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새 잡겠다고 전선 줄에 총을 쏴대서 마을 전체 인터넷과 전화, TV까지 사흘 동안 끊긴 적도 있었습니다.
[마을주민 : 사냥개가 아주 크고 위협적으로 느껴져서 무서웠죠. 총소리도 가끔 들리고. 못 나가죠. 집에서 아예 나갈 생각을 못하죠.]
아직 두 달 가까이 남은 수렵기간.
인간의 탐욕이 야생동물은 물론 사람 목숨까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정상보, 영상편집 : 박정삼)
총기류 소지가 불법인 나라에서 사냥총만은 소지가 가능하다는 거 자체가 참 아이러니한 거 같습니다.
간혹 명절때만 되면 짐승 사냥이 아닌 친척 사냥하는 사태가 벌어짐에도 말이죠.
그렇다고 총기소지 허가전 정신감정하는 것도 아니고.. 전과여부만 조회할텐데...
지난 번 한 부대에서 산악훈련 중 동물로 오인되 사냥꾼의 사냥총에 어떤 병사가 맞은 사건이 생각나네요..
일단 총에 맞아서 목숨을 건진다해도 산탄총이라 제거하기도 힘들거 같은데.. 평생 몸에 납덩이를 지니고 살아야될지도...
이 비좁아 터진 나라에서 낚시도 못마땅하거늘.. 사냥총까지 허용을 해야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