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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연을 만드는 프리랜서 입니다.
연출도 하고, 배우도 하고, 교육도 하고..
주로 다양한 단체의 지원금을 받아 프로젝트성으로 팀을 꾸려 일을 진행하지요.

이번에도 역시 지원금을 받아 마음 맞는 사람끼리 프로젝트를 꾸리고 공연 연습을 하고 있었지요.

그 팀원 중 한 명은 저의 대학원 선배였습니다. 학번은 저와 6년 차이가 나고, 같은 성별이고 저보다 12살이 많습니다.

1년 정도 일주일에 하루씩 꾸준히 만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깍듯하게 선배(대학원, 경험치, 인생사 등) 대우를 해드렸지만 점점 갈수록 저를 무시하고 낮게 보는 태도가 느껴져서 저도 정확하게 공적으로만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나이와 학교 선배라는 이유로 사근사근하게 비위 맞춰가며 대하지 않았을 뿐, 공적으로는 다른 팀원들과 마찬가지로 공평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일이 터졌네요.
연습이 끝난 후 전화가 왔습니다.
자기는 나이가 많고, 선배고, 경험이 많다고 해서 대접받는걸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다른 팀원들과 똑같이 대하는걸 계속 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 하십니다.
(다른 팀원들은 저와 동갑, 5살 많습니다)
다른 이유들을 쭉 말씀하시며 팀에서 빠지겠다고 결론 지으셨더라구요.

너의 잘못은 아니다, 내가 그릇이 크지 못해서 그런다 라고 말씀하시네요.
지난 1년간 제가 대하기 어려웠다고 하십니다. "포스"가 있어서 무섭다고 하시네요.
계속 그런 감정이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연습하다가 그런 태도를 계속해서 마주치게 되니 같이 하는게 어렵다고 하십니다.
정중하게 말씀하셨지만 속뜻은 "니가 나에게 윗사람 대접을 안해서 기분 나쁘다" 입니다.

당장 공연은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배우가 펑크입니다. 저는 말 그대로 혼돈의 상태이지만 공연을 놓칠 수 없어 그런 전화통화를 하고도 밤새도록 작업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오늘부터 팀에서 빠지겠다며 나가셨습니다. 다른 어떠한 일처리도 없이.


제가 궁금한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아무리 프리랜서라도 (프로젝트에 맞게 모이는 개인들) 나이와 선배 대접을 꼭 그런 방식으로(비위 맞추기, 사근사근 대하기, 내 의견보다는 그 사람의 의견에 찬성하고 밀어주기 같은..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하지만 어쩔 수 없는 그런..) 해야 하나요? 제가 사회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말 모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분이 프로젝트에 있어서 지대한 공헌을 하시거나, 특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신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계속해서 약속 어기기, 자기 스케쥴에 맞춰 다 조정하기, 말 없이 변경하기 등의 행동을 꾸준히 보여주셨습니다.
즉, 경험이 많고 나이가 많고 학교 선배여도 팀 공헌도로 봤을 때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이건 저와 다른 팀원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 모바일로 쓰다보니 뒤죽박죽.
어디가서 할 이야기도 아니고..
눈을 뜨나 감으나 자꾸 그분의 말들이 생각나서 혼란스럽습니다..

그냥 넋두리일 수도 있네요.
흠.. ㅠㅠ..
엮인글 :

조폭양이

2013.01.25 17:43:35
*.109.38.34

정말 무책임하시네요..

공연이 열흘앞으로 다가왔는데 대안도 없이 무작정 빠지겠다?

남은 사람들 어디 한번 죽어봐 이런 심보신데..

글만 읽으면서도 답답하네요.

히어앤나우

2013.01.25 19:38:48
*.70.27.200

아무리 감정적으로 힘들고 사람들 사이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프로로서 자신의 일에 책임을 다하는걸 바라는건 저의 욕심이었을까요... 사람의 성향이 서로 다르다는건 알지만 최소한의 책임을 바랐던건데. 참 어렵습니다. 답변 감사드려요.

sKILLz

2013.01.25 18:06:20
*.205.146.2

님께서는 크게 잘못 없습니다.

공과사를 구분 못하고 대접받기를 원하면서 자존심만 센 그분이 문제인거죠.

리더를 따르지 못하면 팀은 붕괴 됩니다.

차라리 지금에서야 나가신게 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공연 준비 잘되실 거라 생각합니다.

히어앤나우

2013.01.25 19:32:53
*.70.27.200

제 입장에서 쓴 글이기에 분명 저의 의견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좋은 답변 감사드려요.
리더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인간적으로도, 공적으로도 정말 잘하고 싶은데 이게 그리 안되네요.. 시간이 약이려나. ..

앵글러JA

2013.01.25 18:06:21
*.38.68.238

단순히 글쓴님 글만보면 그 선배가 쫌 많이 그렇네요~

 

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 너무하셨네

 

하지만 분명 님께서 님의도와는 다르게 그분이 삐딱선을 타실만한 일은 없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윗분말씀처럼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땐 어찌됐던 그릇된 파트너고

 

아무리 여차저차 일이 있어도 저런식으로 나왔다면 무슨일이었든 분명 잘못된겁니다.

 

힘드시겠지만 화이팅입니다~!! 실이면 실이지 득될만한 파트너는 절대아니라 사료됩니다.

히어앤나우

2013.01.25 19:24:51
*.70.27.200

네. 분명 저의 행동과 태도가 기분 나빴다고 하셨으니 저의 잘못이 시작점이 되었을 겁니다.
그게 이 상황에서 맞는 태도라고 생각했던건 저의 입장이었지 그분의 생각은 아니였으니..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깊은 마음을 수련해야겠습니다.

ㅁ.ㅁ

2013.01.25 18:50:39
*.111.195.128

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썰을 풀자면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대한민국은 보수적인 사회입니다. 보수라는것이 기존의 가치관을 지키는 그런 면도 있지만 이중적인 면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해 관계가 우선시 되는 부분이라는것입니다. 따라서 선후배 관계나 어떠한것이던지 공/사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대부분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 놓고 보죠. 여기에 인간에 대한 예의나 이러한 부분은 존재 하지도 않죠. 선후배 관계라는것도 서로간의 이해 관계가 얽히는 경우에 유의미 하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 후배도 선배 대접을 하지 않죠. 아닌 말로 후배가 더 돈이 많거나 어떤 부분에 앞서 있으면 그 사람이 선배 되는 세상이죠. 


사실 제 인생이 비루하고 안타깝지만 그런 제 개인적인 경험에 바탕해서 저의 경우는 제가 아쉬워 할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제 2-30대를 보냈습니다. 하다 못해 회사에서 인사권자도 아니고 1-2년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로 선배 대접을 받을려고 하고 자신이 일을 지시할려고 하는게 대한민국이잖아요. 대부분의 경영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니들끼리 알아서 정리해라'라는 마인드를 갖게 되고요.  서로간에 비즈니스 파트너나 이런 경우는 정말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성립되기 힘들고 어느정도 상과가 있게 되면 다들 마음이 변하게 되죠. 


어느정도 그 분야에서 성공을 하고 싶으시면 그러한 사람들까지(우리나라에서는 그런것을 포용이라고 하죠) 끌어 안을수 있는 마음(저는 절대로 못함)이나 그 사람 앞에서만(!!!) 간이라도 내줄거라는 시늉을 하시거나 그것도 아니면 이를 악물고 자신의 능력을 기르는 수밖에 없죠. 개인의 능력만 길러서 무엇으로 인정받기에는 참 힘든 사회인거 같습니다.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함. 이것이 대한민국을 규정하는 단어들이 아닐런지 생각되어 봅니다. 힘들지만 생각을 어느 방향으로든지 정리해서 받아 들이시는게 어떨까 생각듭니다. 부디 마음의 상처는 받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혹시 지난시즌에 에그에서 동우&으녕양과 같이 술한잔 하셨던분 아니신가요? 저는 그때 늙은 보더. 


히어앤나우

2013.01.25 19:18:18
*.70.27.200

네 맞습니다. 그 때 잠깐 함께했던 사람 맞아요!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이 상황들이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이 충분히 따라가질 못한 것 같아요. 이 악물고 더 열심히 똑똑하게 하는게 최선이겠죠!? 감사합니다^^

chocojun

2013.01.25 19:04:57
*.144.44.242

그 분은 잘못했지만.....

 

현실적으로 사람들 잘 다룰 수 있어야 하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사람에 따라 그에 맞는 대접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대접하고 안 하고는 그저 작은 부분에 불과하고요... 결국 결론은 잘 했느냐 못 했느냐가 남으니까요..

히어앤나우

2013.01.25 19:21:40
*.70.27.200

그렇네요.
사람은 모두 다르다라는 걸 인정하고 그에 맞게 저도 변화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너무 제 자신의 방식만을 고집했던 것 같아요.
틀렸다, 맞다의 문제 이전에 아주 작은 부분일지언정..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람들과 아주 밀접하게 작업할 수 밖에 없는 직업이니. 저도 성장하고 싶네요. 진심어린 조언 감사드립니다.

스팬서

2013.01.25 19:35:23
*.143.23.191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회를 전근대적인 사회라고 하죠.

보수 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고요.

보수는 누대에 걸쳐 만들어진 쓸만한 것들을 보존 발전해가는 것이지 과거의 인습을 붙잡고 있는게 아니죠.


일단 글쓴분도 발주처와 계약하고 책임져서 해주기로 한 일은 완결 지어야겠죠.

그 일을 제대로 끝마치기 위해서 무엇들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시고

그 사람이 꼭 필요하다면 선배대접을 제대로 해줘서라도 데려와야겠죠.

히어앤나우

2013.01.25 19:45:58
*.70.27.200

네. 맞습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여기까지.
다시 현실로 돌아와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답변 감사드려요.

저승사자™

2013.01.25 20:04:40
*.161.42.39

팩트만 보자면 그분이 잘한건 없어 보이지만

 

조금 감성적으로 접근을 하자면

 

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싹싹하던 아이(요건 추측)가

 

어느날인가부터 갑자기(는 아니겠지만요) 차가워 지고 사무적이 됐다.

 

라고 입장 바꿔 잠깐 생각해보니

 

배신감이 좀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못했다고 할건 없지만 일단은 어떤식으로든 빠른 시일 안에

 

표면적으로라도 오해는 푸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그바닥도 좁을텐데.....

히어앤나우

2013.01.25 20:26:02
*.70.27.200

맞아요.
공적인 관계로 변화하는 과정이 꼭 갑작스럽게 변한건 아니지만 분명 저의 태도에는 변화가 있었으니까요.
제 마음으로는.. 저의 태도가 그렇게 변하게 된 이유(물론 완전히 공적으로 대하며 싹싹하지 않게 했다는건 아닙니다 ㅠㅠ 변명같지만.. 사자님 저 몇 번 보셔서 아시겠지만.. 정색하거나 상황에 맞게 못하는 사람은 아닌데 ㅠㅠ.. 이것도 다 자기변명이 되네요. 저 왜 이러고 있을까요?)가 자신의 행동에서 시작되었다는건 스스로 모르시는걸까요?
하지만 맞아요. 분명 좁은 세상이니 제가 감정적으로 풀고 가야 앞으로 편하겠죠. 으악!!!! 어찌됐든 제가 아래이니.. 허허..

저승사자™

2013.01.25 20:45:55
*.161.42.39

그렇게 행동 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그런줄 잘 모르는경우가 많더라구요.

 

보통은 관계가 틀어지면 자기합리화나 변명이라고 보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도

 

히나님 처럼 스스로 자기합리화나 변명이라고 생각도 해보기도 하는데

 

그런것도 느끼지 못하는경우가 대부분인거 같아요.

 

오히려 본인은 친근하게 대해줬다고 생각할수도 있구요.

 

도움이 될만한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이거 원.....

노출광

2013.01.25 20:07:58
*.156.92.49

결국, 대우 안해주면   ... 대우 못받아요. 

 

좁은 바닥에서 어떻게든 말은 돕니다.       

 

 

선을 그으면 당장은 편한거 같고  같은편도 많아지는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결국은...  고립되죠. 

 

 

선을 안긋고 해결하는 요령을 터득하시면 좋겠는데...     

 

이거 터득하시면 제게도 좀...  

sojuice

2013.01.26 01:01:21
*.149.186.168

이렇게 안좋아진 마당에 차라리 처음부터 술이라도 한잔하면서 확실하게 했으면 좋았을뻔했네요...

사실 대우를 해주는 것도 맞고 안해주는 것도 맞는 것 같아서 어느편을 들 수가 없네요 ㅠㅠ

하지만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죄다 내팽개쳐놓고 도피하는건 책임감이 너무 없네요.

프리랜서라면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할텐데요.

덜렁이

2013.01.26 01:12:23
*.199.32.145

대한민국 굉장히 보수적인 사회입니다.

다음부터는 팀을 꾸릴 때, 상하관계가 명확한 팀이라면,  반드시  후배로 꾸리세요.

 (나이는 많지만 마음을 열린 선배...  이런거 믿지 마세요. )

님의 실수는 자기 선배를 팀원으로 받아 들였다 (팀의 고문이 아닌) 는 사실 밖에 없습니다.  

 

이제 문제는 펑크난 배역을 어떻게 메꾸는가 입니다.

감정 추스리시고 문제에 집중하세요.

원래 계획대로 안된 일을 훌륭히 마무리 짓는게 진짜 능력입니다.

 

- 아무리 대우 잘 해줬어도, 님이 팀장으로 있는 한 언젠가는 생길 문제 였습니다.

- 정말 대역을 구할 수 없다면, 선배에게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팀장의 명예와 보수를 다 넘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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