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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다들 이런 기분 한 번씩 경험하시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2001년인가 2002년인가 보드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첫 시작은 어디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시즌이라고 할만한 보딩은 베어스에서 였지요.
바이크를 타는 후배들과 겨울에 할 것 없을까 하다가 장비 지르고 그냥 시작했습니다.
첫날부터 경쟁적으로 턴을 하고, 턴이 되기 시작하면서 속도경쟁을 하기 시작했지요.
오후 정설 후 땡보딩 때 알파인보드를 따라잡는 것이 목표였더랬습니다.
어느 순간 일 때문에, 상황 때문에 다 같이 모여타기가 힘들어졌고,
솔로보딩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루 날잡아 보딩을 가면 다리가 타들어갈 때까지 탔습니다.
그러다가 카빙인지 뭔지를 동영상과 어깨 너머로 배우면서 제법 카빙을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턴할 때 무릎이 설면에 닿기도 하고, 살짝 팔을 뻗으면 장갑의 손가락 부분이 닳아 없어지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2003-4시즌을 보낼 무렵 스키장 왕복하느라 엄청난 기름값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복귀 중 졸음운전을 하며 무리수를 둔다 싶었지요. 겨울 스포츠, 취미 다 좋지만 이러다 죽겠더라구요.
그해 여름 무렵 아끼던 나이트로 내추럴과 장비들을 헐값에 넘기고, 보드에 대한 마음을 접었습니다. 독한 놈이지요?
그러다가 2011년 말쯤에 "버!스!시!즌!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식하게 차를 끌고 다닐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바로 재출격을 준비했습니다.
마음이 정해지자 다시 장비를 구입했지요. 161cm 데크를 탔었지만, 나이를 몇 년을 더 먹고,
오랜 기간 안 탔기에 157cm 수프라팀(Lucas Huffmann 버전?)을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휘팍 시즌권을 구입하고 잘 놀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거 있잖아요, 타면서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느낌.
뭔가 아니다 싶은 거. 혼자 타다보니 이게 잘 하는 것인지, 이렇게 계속 타면 되는 건지 고민했습니다.
그 해 말에 휘팍에서 고수분을 한 분 만났습니다.
정말 챔피언 슬로프에서 단연 눈에 띄게 잘 타셨지요. 거기서 완전 감동 먹었습니다.
라이딩이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구나!
나는 그저 슬로프를 내려가는 나이트로라는 썰매를 타는 한 마리 말라뮤트였구나.
그분의 원포인트는 가히 훌륭하고 날카로왔습니다.
1. 상체로테이션이 없이 다리로만 탄다.
2. 힐턴시 고개가 땅을 본다.
3. 속도를 너무 낸다.
4. 업다운이 전혀 없다.
등. 등. 등.
안타깝게도 그 분을 만난 날이 저의 시즌 끝날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2012-13시즌! 이번엔 용평에서 시즌권을 끊었습니다. 그냥 저냥 또 탔습니다.
그런데, 역시 또 그 기분이 듭니다.
'잘하고 있는건가?'
어렵게 시간내고, 먼거리를 달려 스키장을 가고, 비싼 장비와 이용료를 내고 오랜 기간(횟수로는) 탔는데,
남들 볼 때 욕은 안 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타다가는 정말 답이 없을 듯합니다.
최근에 만난 분도 위의 분과 같이 똑같은 지적을 하더군요. 제법 탄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중급자'라고 판단했었는데,
이건 뭐 초보자나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팔을 뻗고 상체로테이션을 하며 카빙을 해보면 라인이 터지기 일수고,
엉덩방아도 찧더군요. 앞으로 내민 발에 온 체중을 싣고 탄다고 지적을 받고, 눈은 땅을 보고, 엉덩이는 뒤로 빠진답니다.
"총체적 난국"이라더군요.
헝글님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름, 재밌게 보드 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헝글님들은 이런 경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저는 직업특성상 금요일 이외에는 스키장을 갈 수 없고, 그 마저도 매주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같이 타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가끔 지인들과 가지만, 지인들은 그냥 너비스턴하는 정도.....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