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정자의 일기

조회 수 186 추천 수 0 2013.03.12 13:35:49

나는 오늘 세상을 등지고 방에만 처박혀 지낸지 아좌주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을 느낀다

세상 밖에 있을땐 비밀처럼 지나가던 시간들이 나의 작은 방에서는

천근만근의 가공할 무게로 날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음을 고백한다

벌레 한 마리 조차 괴물처럼 느껴졌던 나날들...

때때로 거울 속 거대한 짐승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라 몇날 몇일을 구석에서 시름하기도 했었지


그러나 스쳐지나가는 모든 말들이 가슴을 후비던 바깥세상의 고통에 비하랴

매일 똑같이 움직이는 기계처럼 동어 반복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 문득 깨달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창틈으로 흘러들어온 꽃잎들에 서서히 제정신이 돌아왔다


굳어 있던 두 다리로 힘겹게 땅을 딛고 일어서자 창문 밖으로 사쿠라 꽃들이 춤추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세상은 다시 내게 다가왔고 어두운 방에서 보낸 시간들은 무색해지며


예나 지금이나 아름다웠던 봄날의 아침노을이 내 작은 방의 어둠을 물리치는 것이 아닌가

꽤 긴 시간을 어두운 방에서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바깥 세상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길게만 느껴졌던 공포의 시간들이 아주 잠깐의 악몽처럼 빠르게 잊혀졌다

냄새나는 옷들을 벗어던지고 옷걸이에 걸려 있는 가벼운 옷들로 단장을 하자 짐승처럼만 느껴졌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막 온천에서 나온 생기 넘치는 소년이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갈아입은 옷에서도 아직 갓 마른 빨래의 향기가 가시지 않은 채였다

천천히 바깥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떨리는 손으로 방 문을 열자 눈부시게 하얀 빛이 방으로 쏟아져들어왔다

나는 어디론가 떠났구

아무도 없는 작은 방 안으로

녹슨 자전거 한 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음편에계속

엮인글 :

백만송이장미를

2013.03.12 13:55:15
*.184.130.178

" 스쳐지나가는 모든 말들이 가슴을 후비던 바깥세상의 고통에 "

음,,,

곽진호

2013.03.12 14:22:15
*.7.49.185

보드는 탑니까????

안타면 딴곳으로 가심이....

쿨럭~

2013.03.12 14:48:23
*.6.1.21

작년의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오는 것 처럼
또 오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조회 수sort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57] Rider 2017-03-14 42 179887
25170 낼 출근길 걱정(도로통제ㅠㅠ) [14] Optimus Prime 2014-06-17   186
25169 주말! [3] 레브가스  2014-04-12   186
25168 울산과 칠곡에서 있었던 이번 판결을 보며... [8] (━.━━ㆀ)rig... 2014-04-12 5 186
25167 허허.. 이거참.. 무슨일이지;;; [13] 세르게이♡ 2014-04-02   186
25166 헝글 여러분들 속이기 쉽지 않네요 [14] 정우성 2014-04-01   186
25165 요즘은 출석부 없나요? 제가 열겠습니다. ㅋㅋㅋ [17] *맹군* 2014-03-21   186
25164 17일 월요일 하이원 후기 네버스탑2 2014-03-17   186
25163 하고싶은 턴, 할수있는 턴, 하고 있는 턴~ file [14] TrustMe 2014-03-12   186
25162 작년쯤 썼다가 욕 졸라 먹었는데 [24] 부자가될꺼야 2014-02-21 1 186
25161 트릭어렵네 [6] 01030431438 2014-02-18   186
25160 ㅎㅎㅎㅎ발렌타인데이라니 ㅎㅎ [7] 한치두치세... 2014-02-14   186
25159 쏠보딩을 하며.. [2] 안산못난이 2014-02-10   186
25158 오늘 개봉하는 영화 [3] 뚜벅뚜벅 2014-02-06   186
25157 ------------------- [8] 세르게이♡ 2014-02-03   186
25156 눈이........눈이......,.. [2] 고향이보인다 2014-02-01   186
25155 새해복 마니받으시구요^^ [7] RockQ 2014-01-31   186
25154 에덴밸리 더워요 ㅠㅠ [9] 박철영 2014-01-29   186
25153 30일 목요일~ [5] wkqduddj2 2014-01-27   186
25152 곤지암은 역시 훈훈하네여. [4] 보드주의보 2014-01-22   186
25151 아놔~ 대출발생됐다는 문자오고 난리네요 [10] 파우더조아 2014-01-20   186